원광대 여태명 교수, 글씨체 무단도용 업체 소송 준비
유명 서예가인 현직 대학교수가 자신이 개발한 글씨체를 간판에 무단으로 도용했다며 대규모 소송을 준비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광주와 목포, 영암, 해남, 강진, 여수 등 전남 지역 150여개 업소는 지난 10일 글씨체무단 도용 사실을 알리는 통지문을 받았다. 통지문을 받은 곳은 식당, 학원, 동물병원 등으로 업소의 간판 글씨가 ''효봉 개똥이체'', ''효봉 푸른솔 B체'', ''효봉 축제체'' 등 6개 서체로 구성된 곳이다.
통지문을 보낸 이는 원광대 서예과 여태명 교수. 여 교수는 개똥이체 등 독특한 글씨체를 개발한 유명 서예가이다. 여 교수의 대리인 장일환 변호사는 "여 교수의 글씨체와 간판의 글씨를 비교한 사진을 통지문에 첨부해 무단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여 교수측은 간판 글씨의 크기와 숫자, 업소의 규모 등을 고려해 100만~400만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간판을 사용하려면 손해배상액 절반가량의 사용료를 지급하도록 요구했다. 무단 도용 의심을 받는 업소 가운데는 전국 300여개 체인점을 갖고 있는 업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판을 사용한 업주들은 "간판 제작사에서 임의로 만들었기 때문에 무단 도용은 모르는 일"이라고 반발했지만 여 교수측 입장은 확고하다. 장 변호사는 "사용자의 인지 여부를 떠나 저작권 침해는 명백하기 때문에 업소들에 통지문을 보낸 것"이라며 "전국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소송 등 저작권을 주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 교수의 글씨체는 호남고속도로 전주나들목 현판 등에 사용됐고, 특히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와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와 로고 등에도 사용돼 저작권 침해 논란 끝에 여 교수가 손해배상 또는 사용료를 받아낸 바 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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