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에듀스토리-지금우리학교에서는

미술 특성화로 꿈 키워가는 송현초등학교

지역내일 2011-02-09

알록달록 무지개 꿈을 한국화에 실어요

하얀 눈이 수묵화처럼 내렸던 지난 1월의 마지막 월요일. 분당 삼평동에 위치한 송현초등학교(교장 최병권) 미술실에서는 먹물과 붓을 들고 화선지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표정이 자못 진지하다. 흔히 보던 서양화나 자유화 대신 아이들이 그리고 있는 작품은 묵향이 진하게 우러나오는 수묵화. 화선지에 묵이 번지는 느낌이 신기하고 재미있다는 아이들은 차분한 모습으로 열심히 붓질을 더하고 있었다.

설립단계부터 학교는 이미 미술 갤러리
계획도시답게 신설된 학교들마다 설립단계부터 특성화 전략을 펼쳐온 판교의 초등학교. 이에 따라 미술 특성화 학교로 문을 연 송현초등학교는 전교생이 미술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왔다.
전교생이 다양한 미술 수업을 받는 것은 물론 ‘무지개 미술 체험 활동’이란 교육으로 매달 1ㆍ3주 토요일마다 4시간 동안 오로지 미술 관련 전일제 수업을 펼쳐 왔다. 학교환경과 디자인도 아름답고 미적으로 꾸몄다. 현관은 마치 갤러리를 방문한 것처럼 미술 작품으로 가득하다. 여기에 학생들이 미술 활동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서양 미술실(아뜰리에)과 동양미술실(도화서)을 갖추고 일반 학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전기 가마와 물레, 이젤 등도 두루 갖추어 놓았다.
한국화를 전공한 박정미 교사를 초빙해 미술교육을 전담시킨 것도 주효했다. 박 교사의 제안으로 미술 영재들을 따로 모아 특별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 1~6학년 중 미술 영재들로 이뤄진 한국화 특성화반이 꾸려져 매주 화ㆍ목요일 방과 후에 수묵화와 사군자 등을 배워 왔던 것.
“그림을 그리는 법뿐만 아니라 한국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한국화의 기본인 사군자에서 민화, 십장생, 초충도, 한지 탈, 부채 표현까지 제대로 배우고 익히게 지도를 해왔어요” 박 교사의 설명이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성남아트센터를 찾아 한국화 관련 전시를 관람하고 계원예고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그림지도를 받는 등 미술 관련한 지역 인프라를 동원한 것도 학생들의 실력을 풍부하게 해 줬다. 

한국화 대상 수상의 열매 거둬
미술실 발코니를 활용해 상시 전시공간을 마련, 자신이 그린 그림과 다른 아이들의 작품을 비교하며 그림에 대한 심미안도 높여갔다. 이렇게 학기 중은 물론 방학에도 미술 특기 수업을 진행해 오며 차곡차곡 미술에 재미를 붙여온 학생들.
결과는 오래지 않아 좋은 열매로 되돌아 왔다. 지난해 열린 제 24회 전국 모란 학생 미술 공모전에서 초등부 한국화 대상을 비롯해 여러 명의 아이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 것. 처음 한국화를 배우고 6개월이란 시간 동안의 성과 치고는 놀라운 결과였다.
대상을 받은 신주현(6학년) 학생과 특선을 받은 박지현 (6학년) 학생은 한국화를 학교에서 처음 배운 친구라서 더욱 의미가 깊다.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미술 학원에서도 한국화는 접해보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학교에서 처음 한국화를 배운 아이들이지만 초기 힘든 과정을 이기고 특유의 재미에 빠져 열심히 노력해준 덕분이죠.”
아이들은 한국화를 그리며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집중력이 생기게 됐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학부모들도 “학교에서 제대로 미술을 배우게 되니 사교육 지출을 줄일 수 있어서 반갑다”는 반응이다.
그동안의 이런 과정이 결실을 맺자 송현초는 전학 오고 싶어 하는 선망의 학교 자리를 다투게 되었다고.
최병권 교장은 “앞으로도 송현초의 미술특성화 교육이 계기가 되어 사교육 절감과 아이들이 마음껏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꿈의 학교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미니 인터뷰- 한국화 특성화반 김영진ㆍ김다경 학생
한국화가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어요

송현초 미술실에서 만난 김영진ㆍ김다경 학생은 방학 중에도 미술 특성화 교실에 나와 한국화를 배우고 있다. 모란 미술전에서 ‘풍경’이란 작품으로 특선을 수상하기도 한 4학년 김다경 양은 “서예를 배워봐서 한국화에 관심이 있었는데 먹으로 선 그릴 때 번지는 게 재미있고 꿈이 화가라서 학교에서 배우는 미술이 너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런가 하면 6학년 김영진 군은 “먹선이 색깔을 바꿀 때 농담 조절이 조금 어렵지만 하면 할수록 재미를 느낀다”며 “중학교에 가서도 초등학교에서 배운 한국화와 미술공부를 계속하고 싶다”고 다부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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