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만나면 수(數)가 즐거워진다. 수학보따리를 펼치는 순간, 그의 눈빛이 더욱 반짝반짝 거린다. ‘수학이 원래 저렇게 재미있었던 과목이었나...’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이기에...12년이 넘는 세월동안 변함없이 뫼비우스의 살림을 꾸려올 수 있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으리라. 이미경 뫼비우스 수원지사장의 즐거운 수학이야기는 중학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학공식1. 수학은 재미있어야 한다. 생활에서 만나니 술술~
‘필기를 하지 말라니... 그럼 어떻게 수학을 풀라는 얘기지...’ 수학선생님의 얘기에 의아해하던 14살 소녀는 이내 선생님의 수업에 푹 빠져버렸다. ‘집합’을 배우는데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은 기억을 더듬으며,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들의 경험을 쏟아놓는다. 생활 속에서 만났던 ‘집합’은 소녀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말 수학이 재미있더라고요. 이렇게 배워놓으니 모든 수학 단원에 일상생활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거예요. 그러니 당연히 수학은 ‘쉽고 즐거운’ 과목이었죠.” 첫 경험이 즐거웠던 덕분에 그의 수학사랑은 학창시절, 그리고 결혼 후 자녀들을 가르칠 때도 변함없이 이어졌다. 그러다가 문득, 교육의 방법적인 문제를 더 연구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그는 뒤늦게 대학원에서 수학교육을 전공했다. 그 즈음이었다. 몸으로 기억하는 수학, 영역별로 세분화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뫼비우스를 만난 것은. “뫼비우스는 유아, 초등 단계에 맞는 교구로 수학의 본질을 제대로 알려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1,2,3을 숫자로 만나는 게 아니라 수의 양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고, 탑쌓기, 고무줄 늘이기 등의 놀이로 높이와 길이를 알려주는 거죠.” 99년 당시만 해도 보기 힘들었던 교구수학은 이제 수학의 밑바탕을 다져주는 중요한 위치에 올라서있다. 자체 개발된 교구와 라벤스부르거와 같은 세계 유명교구 등 수학과 과학에 흥미를 더해주는 뫼비우스 시스템은 그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수학공식2. 교사는 눈높이 도우미로, 아이는 즐겁게 상상하라~
‘뫼비우스 교사상-기도하는 교사, 사랑이 많은 교사, 아이의 눈높이를 이해하는 교사, 항상 연구하고 배우는 교사...’ 처음 수원지사의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문구들에 대해 이지사장은 “교사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아이의 생각을 돕는 도우미”라는 말로 운을 뗀다. 아이의 생각에서 아이를 최대한 인정해주는 것이 아이가 수학을 재미있게 만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선생님의 경험을 일방적으로 나누는 것은 온전히 아이 것이 될 수 없어요.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라는 과정을 통해 아이가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들어주고, 경험을 쌓도록 도와주는 거죠.” 교육도 때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예전과는 다른 아이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교사의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지금도 아이들과 만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주3회 교사교육과 주1회 2개월 과정의 어머니교실도 운영한다. 교사만큼이나 중요한 부모의 역할을 알려주고 싶은 이유도 있지만, 지면으로 만났던 자신의 경험을 아이들에게 이해하라고 강요하는 어른들의 오류를 바로잡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교사,부모,아이가 함께 수학이 재미있는 길을 찾아가려는 그의 노력은 뫼비우스 40개 지사 중 우수지사로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수학공식3. 수학은 철학이다. 삶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도구
논리적, 합리적인 사고를 요하는 수학은 삶의 태도와도 닮았다. 답은 하나지만, 문제를 푸는 방법은 여러 가지. 이런저런 과정을 거치며 쌓인 경험으로 인생의 결론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다. “실패해도 도전하고, 노력하면서 스스로 찾아내게 되고...긍정적인 시각이 몸에 배일 수밖에 없어요.” 그는 내성적이었던 자신이 어느 순간 도전적, 진취적으로 변해있더라고 회고한다. ‘왜 이런 답이 나왔지?’, 따져 묻는 과정은 논리적인 수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뿐인가, 자신의 풀이과정을 상대방에게 설명하는 대목에선 표현력도 필요하다. 듣고 보니, 논술을 잘하려면 국어가 아니라 수학을 잘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이해가 간다. 그리고 그에게선 항상 즐겁고 행복한 에너지가 가득차보였던 이유, 이제야 알 것 같다.
교육을 향한 그의 시각엔 요즘 ‘나눔’이라는 단어가 보태졌다. 자기중심적인 요즘 아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나누고 싶다. “엄마들은 모든 사람들이 우리 아이를 좋아해주기를 바라죠.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떤 친구를 좋아할까요. 당연히 남을 배려하고, 이해해주는 친구 아니겠어요.” 20여 년간의 교육은 자신이 배운 것을 베풀고 잘하는 것을 나누는, 남은 삶의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어떻게 살까,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한다. 그런데 ‘사는 게 거창한 게 아니라’는 그의 한마디에 삶이 참 간단명료해진다. 늦은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겠다며 부지런을 떠는 이유도 분명하다. “내 안이 풍족하게 채워질수록 활력과 열정이 넘칠 테고, 그렇게 제 자신이 즐거워야 주변사람도 즐거워지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즐거운 바이러스가 ‘수학’이라는 경로로 침투한다. 중독성을 가진 게, 한번 퍼지면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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