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성 질환의 대명사인 퇴행성관절염. 가장 흔한 관절염으로 전체 인구의 10~15%나 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관절염 환자가 늘어나고, 그 발병 나이도 낮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스키, 스노보드나 축구, 농구 등 격렬한 운동을 즐기는 젊은이가 늘면서 부상이나 비만, 운동부족 등 여러가지 이유로 환자 연령대도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퇴행성관절염은 통증이 심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해 맘껏 움직이기 어렵고, 심하면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어져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많다. 특히 겨울철에는 퇴행성관절염의 증세가 더욱 심해는데 차가운 기운이 신경을 자극하고 조직을 수축시켜 관절 주위에 기혈순환 장애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이에 부산시 한의사회 기장군 회장직을 맡고 있는 진재혁 원장(일광한의원)으로부터 퇴행성관절염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 들어본다.
관절의 기혈 순환, 진액부족 원인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사이에서 외부의 충격을 흡수하고 몸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관절을 오랫동안 반복 사용해 퇴화되면서 관절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게 되는데, 뼈의 끝 부분이 가시처럼 뾰족하게 돼 주위 힘줄과 인대, 관절낭 등을 찔러 통증과 염증을 일으킨다.
진재혁 원장은 “한방에서는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을 관절의 기혈 순환이 나빠지고 관절의 진액이 말라서 생기는 것으로 본다”고 말한다.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이게 해주는 것은 관절의 활액이다. 관절의 활액낭 내부에 있는 활액은 우리 몸의 진액의 일종으로 노화와 더불어 약간씩 줄어든다. 관절의 활액이 부족해지면 관절 가동 시에 마찰과 충격이 발생해 관절 사이의 연골이 닳게 되고 관절 주위 조직에 염증을 일으켜 관절염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비만인 경우에는 무릎 관절에 무리가 와서 관절염이 될 수 있으며, 지나치게 심한 운동이나 노동으로 무리하게 관절을 많이 사용했을 때에도 관절염에 걸리기 쉽다. 퇴행성관절염의 또 다른 원인으로 한 자리에 너무 오래 서 있다거나 컴퓨터 앞에 한 자세로 장시간 앉아있는 등 관절을 너무 쓰지 않아도 퇴행이 빨리 올 수 있다.
관절 내 환경, 근본적으로 개선시켜야
한방에서는 퇴행성관절염에 크게 한약요법과 침, 뜸, 부항요법 등을 적용한다. 한약요법은 관절을 구성하는 연골과 뼈를 보호하고 재생을 촉진시키며 연골의 구성성분인 콜라겐을 생성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또한 침요법을 적절히 활용하면 관절 내에 쌓인 노폐물과 어혈을 제거하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며 인대를 강화시킬 수 있다.
진 원장은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통증완화와 염증치료가 아닌 관절염이 생기는 관절내의 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시켜 관절을 다시 건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한번 손상된 연골은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퇴행성관절염은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하는 병이므로 조기에 올바른 치료를 적용하여 더 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다면 퇴행성관절염의 진행을 막고 그 증상도 완화시킬 수 있다.
또한 기본적인 운동관리와 생활관리가 중요하다. 운동요법은 관절과 그 주위의 조직을 강화하는 운동으로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이고, 관절과 뼈를 튼튼하게 유지 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루 30분 정도 1주일에 3회 이상 가볍게 걷거나 목욕탕과 수영장에서 부력을 이용해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등이 있다.
생활요법은 쪼그려 앉기나 양반다리 등 관절이 심하게 구부려지거나 무리가 가는 행동은 삼가해야 한다. 또한 평소 교원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 교원질은 관절연골 구성성분으로 뼈와 관절건강에 큰 도움을 준다. 교원질이 풍부한 음식으로는 곰탕, 도가니탕, 돼지껍질, 곱창이나 내장, 홍어 등이 있다.
최근에는 격렬한 운동이나 외상 후 손상된 무릎 연골을 적절히 치료하지 않아 30~40대에 퇴행성관절염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를 지나면서 급격히 관절이 약화되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하여 자신에게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 : 부산시 한의사회 진재혁 기장군 회장(現 일광한의원 원장)
김영희 리포터 lagoon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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