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용인 경기도내 1인당 기부금액 가장 높아
성남시농수산물유통센터 기부 1위 … 1인당 기부 총액은 전년 대비 크게 줄어
얼마 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일부 직원들의 각종 비위와 부정행위 소식에 가뜩이나 추운 겨울이 더욱 춥게 느껴진다. 이번 파장으로 인해 성금 모금액도 예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모금단체의 재원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특정 기관의 독주를 막는 경쟁체제를 도입해 사회복지 지원 체제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들려온다. 어찌됐든 함께 살고 있는 이웃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내어 주는 아름다운 나눔의 마음까지 움츠러드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2011년 가슴 벅찬 새해를 기다리는 지금, 우리 성남시민의 나눔 온도계 눈금은 과연 얼마나 되는지 알아본다.
성남 모금액, 경기도 31개 시군구 중 용인에 이어 2위
올해 성남 시민의 기부금액은 1인당 1925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금액은 국내 유일 법정 공동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 경기지부가 집계한 2010 성남시 모금액(23일 현재) 18억8557만7619원을 19세 이상 65세 미만 성남시 인구 수로 나눈 것이다. 이는 지난해 2009년 말 기준 성남 시민 한 사람이 기부한 3531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이는 경기 침체와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모금회 직원들의 부정행위 파문 여파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성남시는 경기지역 31개 시군구 중 용인시(20억4675만3791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성금을 모았다. 올 한해 성남시의 전체 모금액 중 현금의 비율은 31.6%, 현물은 68.4%를 차지했다.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진상호 주임은 “기부자의 절반 이상이 단체나 기관 등 법인이 차지하며, 소액의 경우 신상을 밝히지 않는 익명기부자가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개인이 고액을 기부하는 경우에도 실명을 밝히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회사나 단체의 이름을 빌어 기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누구에게 어떻게 써 달라는 등 용도를 정해 기부하는 지정기탁 비율이 높았다.
올해 모금회의 경기지역 모금 목표 총액은 지난해와 동일한 250억원.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에 따르면 23일 현재 187억7876만5121원을 모금해 목표 대비 75.1%를 달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성남지역의 모금액은 경기 전체 목표금액 중 약 10%를 차지한다.
개인보다는 기관이나 단체 등 법인 기부 많아
그렇다면 올 한해 동안 성남에서 기부를 가장 많이 한 곳은 어디일까. 모금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을 통틀어 성남시농수산물유통센터가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이어 엑스와이빌딩, 농협중앙회 성남시지부, 원적정사(야탑동 소재 사찰), 유니퀘스트 등이 상위 5위 안에 들었다.
성남시농수산물유통센터의 경우 김치 등 3억1500만원 상당의 현물을 지정 기탁했고, 농협중앙회성남시지부는 매월 직원들의 급여에서 일정금액을 모아 1년간 6516만원의 성금을 지역 복지시설 등에 기부했다. 농협중앙회성남시지부 농정경제팀 오석원 팀장은 “오는 29일에는 2000만원 상당의 쌀 500포(20kg)를 성남시 지정 긴급지원세대와 차상위계층, 저소득층, 복지시설 등에 기부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비영리 기관으로써 지역사회 환원사업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분당 서현동에 있는 비메모리 반도체유통기업 유니퀘스트는 지난해(4700만원 지정기탁)에 이어 올해도 성남시 기부자 5위에 랭크됐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는 개인도 있다. 주인공은 4개월간 7400여만원을 기부한 엑스와이빌딩의 50대 건물주. 자신이 소유한 빌딩 1개 층에서 나오는 월 임대료 1850만원을 건물에 임대해 있는 최선어학원통해 지난 9월부터 지역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내놓고 있다. 내년에도 기부활동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그의 연간 예상 기부액은 무려 2억2000여만원. 끝까지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는 전화통화에서 “개인적으로 성장기를 어렵게 보낸 경험이 있어 예전부터 돈이 없어 배우지 못하는 학생들을 꼭 돕고 싶었다”며 “가진 게 많은 사람일수록 사회에 다시 베풀며 살아야 한다는 신념만큼은 꼭 지키고 살 것”이라고 밝혔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청진기 대신 프라이팬 든 성남시의사회 회원들
가족과 함께 ‘인보의 집’ 방문 점심 대접하며 청소 봉사
일요일 점심시간, 성남 수정구 수진동에 위치한 노인요양시설 ‘인보의 집’. 아늑한 분위기의 실내에서 서 너명의 아이들이 노인들의 말벗이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켠 주방에서는 어른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노인들에게 대접할 점심 준비에 한창이다.
“어르신들 시장하시겠어요, 어서 서두릅시다.”
“준비해 온 재료 다 꺼냈는지 확인 좀 해 주세요.”
쌀을 씻고 파를 다듬으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은 성남시의사회 회원들. 지난해 7월부터 매달 첫째주 일요일이면 이곳을 방문해 식사와 청소 봉사를 하고 있다.
의사회 임원들이 돌아가며 조장을 맡고, 참여를 원하는 회원들이 자신이 원하는 날짜에 신청을 해 운영된다. 5~6명의 회원이 자녀들과 함께 참여하는 봉사 인원은 대략 10여명 정도.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참여가 많다.
자녀와 함께 인보의 집을 찾은 조상훈 회원(좋은하루외과의원)은 “의료봉사와 달리 아이와 함께 하는 노력봉사는 더욱 즐겁고 의미있는 일인 것 같다”며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삶의 기쁨을 어른이 될 때까지 우리 아이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남시의사회는 지난 2006년부터 성남시 관내 고등학교장 추천을 받아 생활이 어려운 성적우수학생들에게 학비를 지급하는 장학금지원사업도 펼치고 있다.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10년째 교육 나눔 기부 실천하는 ‘분당학원장협의회’
배우고자 하는 학생 소외되지 않게 우리가 지원합니다
분당지역 학원장들의 모임인 분당학원장협의회. 매달 임마누엘 선교원을 찾아 봉사하는 일을 5년째 지속해 오고 있고, 지역에 형편이 어려운 청소년들을 발굴해 장학금을 전달하는 기부활동 등 지역을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는 단체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것은 바로 협의회 소속 학원들 대부분이 동참해 10년 동안 지속적으로 실천해 오고 있는 교육 나눔 기부다. 학원들은 재원생 중에서 적게는 5% 많게는 10%에 해당되는 학생들에게 무료수강 또는 반액 수강을 하도록 혜택을 주고 있다. 보통 가정 경제사정이 어려운 학생들을 주변에서 추천받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성남교육지원청으로부터 의뢰를 받는 등 경로는 무척 다양하다.
“추천을 받아 처음부터 무료 수강생을 시작하지만 갑작스럽게 형편이 어려워졌을 때 교육비가 밀리거나 학생이 갑자기 학원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원장님들은 학부모님과의 상담을 통해 반액이나 무료수강을 할 수 있도록 부담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분당학원장협의회 이승호 회장의 설명. 소속 원장들은 학생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며 학생에게 필요한 과목을 들을 수 있도록 필요한 학원에 연결해 주기도 한다. 성실하고 공부의지가 강한 학생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교육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불행한 일이다. 이처럼 배우고자 하는 학생이 교육으로부터 소외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분당학원장협의회가 교육 나눔을 전개해 나가는 이유라고 이 회장은 말한다.
“이런 학생들이 오히려 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경우가 많아요. 혜택을 받았던 많은 학생들이 원하는 대학에 진학했거나 사회에 나가 성공했고 지금도 늘 찾아오고 있어요. 많은 원장님들은 이 순간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이 회장은 “교육나눔 활동은 앞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시청 등 공공 기관과도 연계해 좀 더 조직적으로 차상위 계층 등 소외된 학생들을 발굴하고 더 많은 학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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