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호 대전시교육감이 결국 무산급식을 실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대전시와 시민단체의 줄기찬 요구에도 결국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전시의 무상급식 추진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전시가 자체적으로라도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며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일선 자치구와의 재정분담 협의나 재원 마련 문제로 난항이 예상된다.
◆ “무상급식, 교육철학에 어긋나” = 김신호 교육감은 20일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무상급식의 기본 취지는 저소득층 학생들이 영양결핍으로 두뇌·신체 발달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예산도 부족하지만 서민과 저소득층에게 돌아가야 할 선택적 복지가 더 중요하다는 교육적 철학에서 학교 전면 무상급식 실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김 교육감은 또 “대전시는 열악한 재정을 이유로 저소득층 자녀 인터넷통신비 지원을 중단한 데 이어 최근 유성구는 방학 중 저소득층 아동에게 지원하는 우유도 끊겠다고 통보해 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해마다 증가하는 급식비와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비판했다.
대전교육청은 그동안에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왔다. 대전시가 교육청에 대한 분담률을 처음 제안한 50%에서 30%로 대폭 낮춰주겠다고 했지만 김신호 교육감의 뜻을 꺾지는 못했다.
◆ 6월부터 1·2학년 무상급식 실시 = 대전시는 교육청과의 협의가 더 이상 진척되기 어렵다고 판단, 오는 6월부터 학교 무상급식을 독자 시행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전시 조욱형 기획관리실장은 “전국 어느 시·도보다 교육청의 재정부담을 최소화한 시의 전향적인 제안을 거부한 교육청의 입장 발표는 유감스럽다”며 “무상급식은 의무교육과 같은 차원에서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만큼 시에서 단독으로라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5개 구청과 다음달 중 협의를 진행하고 5월쯤에는 추가경정예산을 확보, 늦어도 6월에는 초등학교 1·2학년부터 무상급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예상되는 소요예산은 65억원 정도로, 시가 50억원을 자치구가 15억원을 부담하는 방안이다. 또 2014년까지는 초등학교 전체로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중학교까지의 무상급식은 현재로서는 실시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욱형 기획관리실장은 “전국 11개 광역자치단체에서 단계적으로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하기로 했고, 이웃한 충남·북도 모두 무상급식을 실시하는데 대전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게 말이 되겠느냐”며 무상급식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조 실장은 또 “이미 자치구와 실무적인 차원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충분히 협의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예산 문제는 투자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등의 방안으로 해결할 수 있으며 추후에는 전면 무상급식에 대한 국비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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