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모임 최고 - 직장인밴드 슈퍼노바

“함께 모여 음악을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지역내일 2011-01-22
전민동에 위치한 음악동호회 ‘슈퍼노바’의 연습실. 작은 카페 지하에 자리 잡은 연습실 문을 열자 사람보다 음악이 먼저 리포터를 반겼다. 가슴 속까지 울려 퍼지는 드럼 소리, 빠르고 강렬한 사운드의 퍼스트와 세컨드 기타 소리, 나지막하고 찬찬하게 퍼지는 베이스기타 소리, 그리고 또박또박 음표를 찍듯 경쾌하게 연주되는 키보드 소리. 15평 남짓한 작은 공간이 음악 소리로 꽉 차고도 넘치는 듯 했다. 그 뒤에 비로소 사람의 목소리가 들린다. “안녕하세요 직장인 밴드 슈퍼노바입니다”

일요일 저녁엔 어김없이 연습실로
그저 음악이 좋아서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 당겨 결성되었다는 직장인 밴드 슈퍼노바. 9명의 멤버로 2006년에 결성되어 매주 일요일 저녁이면 빠지지 않고 연습을 한다. 일요일 저녁이라면 단란한 가족들과 보내야 하지만, 회원들이 모두 직장인이서 다른 날에는 연습 시간을 내기 힘들다. 가족과의 시간을 반납하고서라도 음악을 하기 위해 만나야 하는 이들에게 ‘슈퍼노바’는 어떤 의미일까?
베이스기타를 치는 단장 강신철(57)씨는 “연습실은 스트레스의 확실한 해소 장소이고, 슈퍼노바는 삶의 활력을 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세컨드기타를 연주하는 강용구(59)씨도 “실컷 두드리고 나면 모든 스트레스가 풀린다”며 “(슈퍼노바는) 두더지 게임 같은 모임”이라고 말한다. 이들에게 슈퍼노바는 확실히 스트레스 해소의 공간인 모양이다. 또한 슈퍼노바는 이들에게 가족만큼이나 소중한, 자신들의 삶에서 절대 때어놓을 수 없는 모임이기도 하다.
키보드를 치는 여문수(49)씨는 “물 없이는 못 살 듯, 우리는 슈퍼노바 없이는 살 수 없을 것 같다”며 “슈퍼노바는 샘물 같은 존재”라고 소개했다. 보컬 이정대(49)씨도 “내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모임”이라고 했다.
이들은 평상시에는 대학 교수로, 고등학교 교사로, 또는 건설회사 대표로 각자의 일을 한다. 하지만 일요일 저녁엔 어김없이 하나로 뭉쳐 연주에 빠져든다. 어느 악기 하나 뽐내려 하지 않고 옆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완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각 파트의 조화가 박칼린이 지휘했던 ‘하모니’를 보는 듯 했다.

7080의 잔잔한 추억을 더듬다
‘내일’ ‘편지’ ‘안개 속의 두 그림자’ ‘젊은 그대’ ‘빗속을 둘이서’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등등. 7080세대의 대표곡들이 슈퍼노바의 주요 연주곡들이다. 애잔하면서도 묘하게 감수성을 건드리는 잊고 살았던 옛 노래들이 선물처럼 이들의 손끝에서 쏟아져 나왔다. 얼마 전 가수 배철수씨가 ‘7080세대의 음악은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만한 문화’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슈퍼노바의 연주를 감상하며 그 말에 확실히 동감할 수밖에 없었다. 이정대씨는 “한순간에 과거의 자신을 만나게 해주는 특별한 음악을 누구나 하나쯤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며 “음악만큼 강렬하게 삶을 파고드는 예술 장르는 드물다”고 말했다.

매년 가족들과 함께 콘서트 열어
바쁜 일정들 때문에 콘서트를 열기란 만만한 일이 아닌 이들이다. 하지만 일 년에 한 번은 멤버들의 가족이 모두 참여하는 가족 콘서트를 꼭 연다. 아이들은 신나서 리듬 악기를 연주하고 아내들은 노래를 부른다. 보여주기 위한 연주가 아닌 즐기는 콘서트를 여니 자연스럽게 모두들 즐겁게 한마음이 된단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좀 더 많은 공연을 열고 싶다는 이들의 연주를 대전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어서 오길 바래본다.

슈퍼노바 식구들 퍼스트기타 장한수, 세컨드기타 강용구, 베이스기타 강신철, 드럼 박재호·노우평, 키보드 여문수, 보컬 이정대·오종교·송범섭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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