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러기 도서관은 2008년 5월 14일, 비래동 주민센터 근처에 문을 열었다. 책을 좋아하고 이웃과 친해지고 싶고, 새로운 활동도 해보고 싶지만 혼자서는 자신 없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방’ 형태로 개관했다.
특히 마을 인근에 아이들을 위한 문화적인 공간이 없어 이를 안타까워하던 마을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건물 임대를 위해 주민 후원금을 모았고, 이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는 등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초기 지원금 3000만원은 기본적인 인테리어와 서가 구입만으로도 빠듯했다. 처음엔 많은 책을 구입하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휑한 공간 하나가 만들어졌었죠. 그래도 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애쓴 결실이라 생각하니 행복한 마음이 그 공간을 채우고도 넘치더군요.”
1000만원 어치의 책이 정말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혜진(39) 관장은 그 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의 많은 꾸러기들이 책이 많건 적건 하나둘씩 이 작은 도서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사랑방 같은 도서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꾸러기 도서관의 슬로건이 되었다. 6명의 위원으로 운영위원회가 꾸려지고 12명의 사서 자원봉사자가 힘을 보태 도서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도서관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함께 했다. 지난 1년 동안 초등 글쓰기 교실, 어린이 공동체 교육, 어린이 종이접기, 이야기로 배우는 건국신화, 동화책 작가 초청강의, 어린이 경제교육 등 평균 한 달에 한 개 이상의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소모임도 만들어졌다. 엄마들의 퀼트 모임과 역사를 공부하는 엄마들, 어린이 책 읽는 어른, 엔젤 트럼펫(어린이 동아리) 등 다양한 모임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는 꾸러기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주는 공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몇 년 째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초등학생 김유빈(비래초 4년)양은 “흔히 도서관이라고 하면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는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꾸러기 도서관은 늘 왁자지껄하고 재미있어 좋다”며 “2주에 한 번씩 상영하는 영화도 친구들과 함께 보면 더 재미있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양은 꾸러기도서관이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로운 공동체의 의미
자원봉사자로만 운영인력을 구성하고, 관리·운영을 위한 후원회원을 모으고, 도서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에 도전하는 등 도서관 운영위원들이 하는 일은 참 많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 학교, 학원으로만 맴돌던 아이들이 동네 어귀의 작은 도서관에서 만나고 친구를 사귀게 되고, 서로의 재주를 뽐내면서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힘을 얻는다.
도서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육정임(33)씨는 “이곳은 이주민들이 한시적으로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아직도 ‘새터’라 부르는 지역”이라며 “이웃과 왕래 없이 문을 닫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꾸러기도서관을 통해 소통하는 자체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꾸러기도서관에는 도서가 5899권밖에 없지만 이웃끼리 정을 나누고 건강한 삶을 함께 이야기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래는 밝고 희망차 보였다.
문의 : 042)320-0400
후원계좌 : 농협 453009-56-003613 (예금주 : 꾸러기어린이도서관)
안시언 리포터 whiwon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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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을 인근에 아이들을 위한 문화적인 공간이 없어 이를 안타까워하던 마을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섰다. 건물 임대를 위해 주민 후원금을 모았고, 이도 모자라 대출까지 받는 등 주민들 스스로의 힘으로 만들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초기 지원금 3000만원은 기본적인 인테리어와 서가 구입만으로도 빠듯했다. 처음엔 많은 책을 구입하지도 못했다.
“그야말로 휑한 공간 하나가 만들어졌었죠. 그래도 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애쓴 결실이라 생각하니 행복한 마음이 그 공간을 채우고도 넘치더군요.”
1000만원 어치의 책이 정말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혜진(39) 관장은 그 때 처음 알았다고 한다. 그러나 마을의 많은 꾸러기들이 책이 많건 적건 하나둘씩 이 작은 도서관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도란도란 이야기꽃 피우는 사랑방 같은 도서관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꾸러기 도서관의 슬로건이 되었다. 6명의 위원으로 운영위원회가 꾸려지고 12명의 사서 자원봉사자가 힘을 보태 도서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도서관의 크고 작은 행사가 열릴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 함께 했다. 지난 1년 동안 초등 글쓰기 교실, 어린이 공동체 교육, 어린이 종이접기, 이야기로 배우는 건국신화, 동화책 작가 초청강의, 어린이 경제교육 등 평균 한 달에 한 개 이상의 행사와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소모임도 만들어졌다. 엄마들의 퀼트 모임과 역사를 공부하는 엄마들, 어린이 책 읽는 어른, 엔젤 트럼펫(어린이 동아리) 등 다양한 모임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이는 꾸러기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려주는 공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몇 년 째 도서관을 이용하고 있는 초등학생 김유빈(비래초 4년)양은 “흔히 도서관이라고 하면 조용한 분위기에서 책을 읽는 공간으로 생각하는데 꾸러기 도서관은 늘 왁자지껄하고 재미있어 좋다”며 “2주에 한 번씩 상영하는 영화도 친구들과 함께 보면 더 재미있어 기다려진다”고 말했다. 김양은 꾸러기도서관이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새로운 공동체의 의미
자원봉사자로만 운영인력을 구성하고, 관리·운영을 위한 후원회원을 모으고, 도서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각종 공모사업에 도전하는 등 도서관 운영위원들이 하는 일은 참 많다. 하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집, 학교, 학원으로만 맴돌던 아이들이 동네 어귀의 작은 도서관에서 만나고 친구를 사귀게 되고, 서로의 재주를 뽐내면서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에서 힘을 얻는다.
도서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육정임(33)씨는 “이곳은 이주민들이 한시적으로 터를 잡고 살아가고 있는, 아직도 ‘새터’라 부르는 지역”이라며 “이웃과 왕래 없이 문을 닫고 살아가던 사람들이 꾸러기도서관을 통해 소통하는 자체가 적지 않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꾸러기도서관에는 도서가 5899권밖에 없지만 이웃끼리 정을 나누고 건강한 삶을 함께 이야기하는 어른들과 아이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래는 밝고 희망차 보였다.
문의 : 042)320-0400
후원계좌 : 농협 453009-56-003613 (예금주 : 꾸러기어린이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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