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이 만난 사람

세상 데우는 연탄불처럼 사랑을 배달하는 윤국춘 목사

지역내일 2010-11-29

어려운 이웃들의 훈훈한 겨울이 되었으면

전주시 팔복동에 위치한 연탄공장. 둔탁한 쇳소리와 함께 기계는 힘차게 돌아가고, 연탄을 싣는 윤국춘 대표의 손길이 바쁘기만 하다. 밥상공동체 전주연탄은행 윤국춘 대표(이서샘물교회 목사)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본격적인 추위를 앞두고 그에게 연탄을 후원해달라는 어려운 이웃들이 늘어 그는 쉴 틈이 없다. 윤국춘 대표는 “올해는 예년에 비해 후원이 줄었어요. 아무래도 날씨가 포근했다 추웠다하는 날씨 탓인지 후원의 손길이 연탄까지 미치지 못하네요”
밥상공동체 전주연탄은행은 올해 8만장을 400가구에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그 목표치에 턱없이 부족한 편. 지난해에 비해 후원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전국적으로 32호점이 설립돼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로 연탄을 배달해주고 있다. 이곳 전주연탄은행은 지난 3월 전주 중노송동 인봉경로당에서 정식 문을 열었다.
그러나 윤국춘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자신의 사비를 털어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연탄을 전달하곤 했다. 그는 “사실 3년 전부터 주변에 어렵게 사시는 분들에게 연탄을 배달해 주었어요. 저에겐 작은 선물이었지만 연탄을 받는 분들이 너무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았어요.  이 감동을 한명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이들에게도 전달하고 싶은 마음에 연탄을 계속 배달하게 되었습니다”고 말한다.
그렇게 연탄과 인연이 된 것이 지금의 전주연탄은행을 설립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전주와 인근 완주군, 익산지역에서 연탄보일러를 때는 세대는 5000여 세대 정도. 밥상공동체 전주연탄은행은 전주, 완주, 익산 지역에 연탄을 보급해주고 있다. 하지만 전주와 완주군에서만도 연탄 후원이 부족해 아직 익산까지 연탄배달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윤 대표는 “익산지역에서도 연탄을 배달해 줄 수 없냐는 문의전화가 많이 옵니다. 사실 익산에도 가야하는데, 익산지역에 있는 기업 후원이나 지역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후원해 주신다면 익산에도 기꺼이 배달해드립니다”
연탄 1장의 가격은 500~530원선. 배달 조건에 따라 인건비 때문에 다소 가격차이가 있다. 대개 하루 연탄 3장이면 추위걱정을 안 해도 된다. 전주연탄은행에서는 1가구당 200장을 지원하고 있다. 200장이면 추운 겨울 2달 정도 뗄 수 있는 양이다.
그는 “연탄을 배달 갔었는데 어렵게 사시는 할머니가 고생한다며 주머니를 털어 음료수를 사주시는데 가슴이 다 먹먹해지더군요. 돈이 없어 연탄을 못 때고 있는 어려운 사람들에게 창고에 연탄을 채워주고 왔을 때가 가장 가슴 뿌듯합니다. 때로는 주변의 냉대로 회의도 느낄 때가 있지만 어려운 이웃을 보면서 사명감이 생깁니다”
올해 그에게 가장 큰 힘이 되어 준 학생들이 있다. 동암고와 한일고 학생들이 연탄은행 봉사동호회를 결성한 것. 윤 대표는 “학생들이 1인당 5장 기부운동과 함께 고지대 지역에 봉사활동을 펼쳐줘서 정말 큰 힘이 됐다”며 “동암고 학생 중에 장학금 30만원을 받아 모두 후원금으로 기부해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때로는 좋은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자기 앞마당이 더러워진다는 냉대와 푸대접을 받았을 때 봉사에 대한 회의감이 들기도 했다고 말한다.
사랑의 연탄 배달부를 자처하는 윤국춘 대표. 세상을 누구보다 더 따뜻한 마음으로 사는 그의 가슴에 활활 타오르는 불길이 어느새 따스하게 전해져 온다. 어쩜 연탄은 서민들의 ‘희망’인 셈. 아직도 연탄은 우리 서민들이 겨울을 이겨낼 소중한 땔감이다. 추억 속에만 존재하는 연탄이 아니다.
그는 “500원짜리 음료수 한 병을 먹지 않고 단체에 기부하면 연탄 한 장을 살 수 있다. 이 연탄 한 장은 추위에 떠는 이웃을 6시간 따뜻하게 할 수 있고 1500원이면 24시간을 따뜻하게 만들 수 있다”면서 “연탄을 단순한 추억으로 기억할 것이 아니라 지금도 연탄이 없어서 떨고 있는 이웃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도움의 손길을 보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윤국춘 대표는 지난 9월에는 후원을 위한 사랑의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을 모아 10가구에 연탄보일러를 교체해주었다. 그는 오는 12월에 먹을거리장터와 일일찻집을 열어 후원금 마련과 함께 앞으로 기업과의 협약식을 열어 더불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원문의 : 226-9022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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