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70대로 보이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온 몸에 땀을 흘리며 병원에 엉거주춤한 자세로
젊은 남자의 팔에 기대며 들어왔다.
"아이고 나 죽어, 나 좀 살려줘." 어디가 아파서 오셨는지 물어보자
"하루 종일 오줌보가 안 터져요"라고 보호자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 소리에 깜짝 놀라 할아버지를 누우시게 한 다음 배를 보니 딱 임신 7개월 정도로 팽만해 있었다.
재빨리 요도를 통해 도뇨관(소변줄)을 끼우니 오줌이 가히 폭포수처럼 나오기 시작했다.
소변은 약 2분 동안 쉼없이 계속 나왔고, 이와 동시에 창백했던 할아버지 안색이 돌아오고 환하게 웃음을 머금고 계셨다.
"여보게, 정말 고맙네. 정말 생지옥을 갔다가 천당에 온 기분이네."며 내손을 덥썩 잡으셨다. 다 보신 소변양을 보니, 헉 1800cc였다.
보통 오줌이 안 나와 오신 할아버지들이 약 600-900cc임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양이었고, 내 환자들 중 개인신기록(?)이었다.
수년전부터 소변 보실 때마다 밤에도 몇 번씩 일어나고 한번 소변 보려면 변기앞엣 한참을 있어야 했고,
찔끔찔끔 나와서 나이 들어 그러려니 했었다고 한다.
그러던 차 어제 술은 한잔 하고 나서는 전혀 안 나오더라는 것이다.
입원 후 전립선 초음파 검사를 해보니 90그람(보통은 15-20그람)이었다.
"할아버지는 보통 사람의 전립선보다 4-5배나 커요. 또 이렇게 막힐 수 있으니 수술합시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진단 받은 할아버지는 1주일 뒤에 배를 째지 않고 내시경으로 요도를 막고 있는 전립선을 절제해주는 수술을 받았고
현재는 소변보는 것에 대해 매우 흡족해하며 지내고 있다.
전립선 비대증은 한마디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전립선이 비대해지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 50대 후반부터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할아버지들의 60대의 60%, 70대의 70%에서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전립선이 비대해져서 전립선 내부를 관통하는 요도를 눌러버리면 결국 소변이 나오는 길을 좁게 만들어 오줌이 잘 안 나오는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즉, 소변이 나오는데 시간이 걸리며 소변 발이 약해지거나 소변을 보는 동안 자꾸 소변 줄기가 끊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감기약을 먹거나 술을 많이 마시면 소변을 전혀 못 봐 위에 언급했던 할아버지처럼 아랫배가 빵빵해지는 요 폐색이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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