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코 한코 사랑과 정성이 듬뿍, 추운 겨울도 거뜬해
따듯한 털목도리와 장갑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해주는 필수품이다. 어린 시절 지금보다 훨씬 추운 겨울 날 그 쌀쌀한 추위를 막아주던 추억속의 벙어리 장갑과 목도리에는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겨있었다. 어머니는 대바늘을 한코 한코 열심히 움직이셨고 우리들의 장갑이나 조끼에서 두툼한 스웨터가 탄생했다. 지금은 아련한 추억이 된 뜨개질, 하지만 이 추억이 담긴 뜨개질을 하며 어느 해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양천 생협 뜨개질 모임, 그 따끈따끈한 현장을 찾아보았다.
나만의 개성을 담았어요
신정2동에 위치한 양천생협(한양빌딩 303호)에는 매주 금요일(오전 10시)이면 포근하고 따스한 털실을 들고 6명의 주부들이 모여든다. 지난 6월부터 양천생협 마을 모임으로 결성된 ‘뜨개질 모임’은 인기 동호회로, 그 처음 회원은 30명이었다.
“목동에 사는 주부들이 뜨개질에 관심이 많다는 게 참 의외였어요”라는 이복자 이사는 “많은 주부들이 관심을 가지셔서 뜨개질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했다.
양천생협 뜨개질 동호회는 많은 회원들이 시작했지만, 뜨개질이 생각보다 어렵고 또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그 재료비가 만만치 않는 등의 이유로 점차 그 회원이 줄어들었다. 회원은 모두 6명, 회원이 많지 않다 보니 서로의 친밀감이 돈독하단다.
남편스웨터를 정성껏 뜨고 있는 민영희(47, 신정동) 회원은 나만의 개성과 정성이 담긴 선물을 하고 싶어서 뜨개질 모임에 가입했다. 민회원이 그간 만들어낸 작품들은 숄과 볼레로 등 자신의 개성을 살린 작품들이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다 만들었을 때의 성취감, 이웃의 부러움과 칭찬, 회원들과의 소중한 만남 등 많은 즐거움도 주었다”는 민회원은 “처음엔 제것 위주로 만들다가 아이들과 남편 것도 만들었는데 뜨개질을 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애정도 깊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한코 한코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뜨개질의 매력중의 하나는 한코 한코 정성껏 뜨개질을 하는 동안 그 작품의 주인공을 생각하기 때문에 애정도 커지는 것이란다. 그래서 털실로 만들어진 손뜨개 니트 옷이 더 따듯할 수밖에 없단다.
다양한 쓰임새 실용도 높아
양천생협 뜨개질 모임의 실력파 회원으로 이름난 이미리(39, 신정동) 회원은 그간 제일 많은 작품을 완성했다. 양털질감의 몽글 몽글한 털실로 조카 생일에 선물 할 후드 조끼를 정성껏 뜨고 있는 이회원, 6월부터 시작한 뜨개질 모임 회원 중에서 가장 많은 종류와 작품을 탄생시켰다. 그간 그녀의 야무진 손을 거쳐서 탄생한 작품들은 각종 선물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선사 했다.
“제가 떠서 입은 작품들을 보고 불가사의 하다고 안 믿는 분들도 많아요”라고 웃는 이회원은 “뜨개질요 어렵지 않아요”라고 덧붙였다. 길지 않은 기간 동안 솜씨 있는 이회원의 손에서는 본인의 소품들은 물론 남편과 아이들, 시어머니 스웨터, 시아주버니 조끼에 친정어머니 아버지에 조카 등등 많은 친척과 친지들의 다양한 품목의 선물이 탄생했다.
“제가 만든 걸 받는 분들이 너무 좋아하시는 걸 보는 즐거움도 크고, 또 내일이 생기니까 아이들에게도 여유로워 지고 여러 가지로 좋다”는 이회원은 “하지만 뜨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털실 값이 만만치가 않다”고 귀띔을 했다.
양천 생협회원으로 뜨개질 모임을 이끌어 가고 있는 니트 디자이너인 김미식씨는 ‘사랑을 만드는 가게’라는 뜨개질 공방(화곡동)을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그때 그때 세심한 지도로 해결 해주고 있는 김선생이 뜨개질과 인연을 맺은 건 10년이 넘는다. 원래 손재주가 많았던 그녀는 뜨개질 학원을 다니며 전문적으로 배워 결혼하면서 뜨개질 공방을 시작했다.
“공방에 오시는 분들이 30대 초반회원의 젊은 분들이 많아요”라는 김선생은 “요즘 남자분들에서 학생들까지 뜨개질을 하시는 분들의 연령도 다양해지고 있는데 뜨개질은 자기계발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좋고 자원봉사도 하고 선물도 하고 또 실생활에도 여러모로 활용 할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설명했다.
뜨개질에 평소부터 관심이 많았던 한경례(42,목동) 회원은 양천생협에서 뜨개질 모임을 모집한다는 소식에 너무 반가웠단다. 하지만 생각만큼 싶지 않아 그만둘까 고민하기도 했던 한회원은 “고비를 넘기고 나니까 회원들과 얘기도 나누고 모임 자체를 즐기게 되었고 집에만 있는 것보다 시간 보내기 좋고 침해 예방 등 정신 건강에도 좋잖아요”라며 미소 지었다.
양천 생협 회원이 아니더라도 뜨개질 회원으로 함께 할 수 있다. 또 양천생협에서는 1.5(수)과 1.7(금) 두 차례에 걸쳐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 Save the Children’을 실시한다. 자원봉사 활동시간이 제공되며 자세한 사항은 양천생협(2062-1056)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희경 리포터 yihk60@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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