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로봇대회 수상에 빛나는 수원하이텍고 ‘모바일로보틱스’ 기능반
아낌없는 지원, 사제 간 열정과 투지가 막강파워로봇을 만들다
2010년 세밑, 호주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2010국제로봇올림피아드’대회에서 우리나라학생이 미션챌린지(Mission Challenge), 모바일로보틱스(Mobile Robotics)부문에서 금·은·동을 석권했다는 것이다. 앞서 열린 ‘2010 World Robofest’에서도 시니어 로보게임 부문 1위를 차지, 국제로봇대회에서 그 실력을 제대로 인정받게 됐다. 수원하이텍고의 ‘모바일로보틱스’기능반, 이들이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2010국제로봇올림피아드, 그 긴박했던 순간을 맛보다
5월 디트로이트 대회라는 한차례의 경험이 있긴 했지만, 지도교사 없이 ‘2010 국제로봇올림피아드’대회에 참가한다는 건 분명 아이들에게 심적인 부담이었다. 그때부터 배상용 지도교사와 학생들 간의 전격제트작전은 시작된다. 대회장 분위기를 화상통화로 둘러보고 연습해왔던 것을 어떻게 응용하고, 대처해야 하는지, 배터리 충전 등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들은 잘 챙겼는지, 매일매일 배교사의 꼼꼼한 체크가 ‘마치 옆에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고 아이들은 회고한다. 배교사 역시 사정상 몸은 한국에 있었지만, 마음은 태평양을 건너 대회가 열렸던 호주 골드코스트 바로 그 곳에 가 있었다.
드디어 대회가 시작됐다. 프로그래밍된 로봇이 경기장 내 장애물을 떨어뜨리고 목표지점으로 돌아오기까지 얼마나 신속정확하게 미션을 수행하는가에 모바일로보틱스 부문의 성패가 달려있다. 결과는 한 팀을 이룬 1학년 김동규군과 2학년 최아영양의 승리, 2학년 문지호와 김태훈군은 0.2초 차이로 아쉽게 은상을 수상했다. 동규와 아영이는 미션챌린지부문에서 각각 금상과 동상 수상의 영광도 안았다. 국제대회 첫 출전, 참가한 세계 40~50개 팀을 제치고 얻어낸 성과는 모바일로보틱스 기능반 교사와 학생들이 그동안 흘린 땀과 노력의 결실이었다.
국제대회 트렌드에 맞춘 철저한 프로그래밍교육, 학교의 지원이 도움 돼
배상용 교사와 아이들과의 만남은 2010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3월에 수원하이텍고로 정식부임을 했지만, 그 이전부터 ‘모바일로보틱스’라는 기능반을 맡아 학생들과 함께 생활했다. 수업이 끝난 이후 시간부터 늦은 밤까지, 주말도 반납한 채 대회준비는 계속됐다. “모바일로봇 제어의 핵심은 프로그래밍이고, 국제로봇대회 역시 이 프로그래밍 싸움이죠.” 배교사는 이런 프로그래밍 교육에 초점을 맞췄고, 그 과정을 잘 따라와 준 아이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공을 돌렸다.
수원하이텍고가 2010년 마이스터고로 출범하면서 현수 교장의 방과후학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큰 도움이 됐다. 충분한 여건이 갖춰진 동아리 공간에서 레고로봇, 모바일로보틱스, 로보로보 등 다양한 로봇으로 많은 연구를 할 수 있었다. 멈춤과 전진 사이의 빠른 연결동작, 정확한 물건 이동 능력을 프로그래밍하는 덴 경험과 더불어 창의성도 요구된다. 미션챌린지 부문은 대회당일 미션이 공개되기 때문에 이에 따른 센서 및 모터 개수를 사용해 로봇제작부터 프로그래밍까지 소화해야 한다. 이 부문 금상에 빛나는 동규는 “나름 머릿속에서 구상은 했는데 잘될지 어떨지는 반반이었다. 주어진 미션대로 라인을 쫓아가고, 물체를 정해진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등 수행과정이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그런 와중에도 동아리에서 배운 것들을 차근차근 잘 활용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쏟는 열정, 그리고 팀워크로 하나 되는 하모니
대회를 통해 얻은 것은 좋은 결과만이 아니었다. 팀워크라는 것을 제대로 배우게 된 아영이는 짝꿍이었던 동규에게 “내게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줘서 고마웠다”고 했다. 5월 ‘2010 World Robofest’대회에서 태훈이와 호흡을 맞춰 시니어 로보게임 부문 1위를 차지했던 지호는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들려줬다. 국제대회 출전권을 따기 위해 도대회, 전국대회 과정을 밟으면서 아이들 스스로 얻는 바가 크다는 게 배교사의 설명. 동고동락한 기능반 친구들이 선의의 경쟁자이자 든든한 백이다. 하지만, 그런 중에도 배교사는 아이들을 향한 담금질을 늦추지 않는다.
“옆에 있는 친구들을 보지 말라고 합니다. 자칫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고, 수원하이텍고라는 좁은 공간에 머물러 있을 수 있거든요.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에 세계적인 안목을 갖출 수 있도록 항상 많은 얘기를 해줍니다.” 열정이 식고, 해이해지려고 할 때 배교사의 엄한 꾸짖음이 무섭기도 하지만,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며 짬짬이 축구, 농구 등 운동을 함께 즐겼던 선생님의 마음을 아이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난 12월의 국제대회 열기가 채 식기도 전인 2011년 1월의 지금, 3층 동아리실에는 또 다른 국제대회 주인공이 되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아이들이 있다. 그리고 ‘차세대로봇교사모임(Next)’과 ‘컴퓨터과학사랑’ 교사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앞선 로봇기술 정보를 얻고 보다 나은 프로그래밍 교육을 위해 애쓰는 배상용 교사가 있다. 각 분야에서의 열정과 하나 된 믿음이 베이스가 되어 수원하이텍고 ‘모바일로보틱스’ 기능반은 현재 막강파워를 자랑 중이다.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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