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장수군의원들, 귀향 못하고 찜질방 전전
구제역 방제에 비상이 걸려 전국의 자치단체가 연말 예정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권 대표적 한우생산지인 장수군의 지방의원들이 구제역 발생국에 여행을 갔다가 주민들에게 혼쭐이 났다.
장수군의원(7명)과 공무원 등 13명은 지난 20일 태국·캄보디아 등으로 여행을 떠났다. 4박6일 일정으로 25일 인천공항에 입국했으나 이들은 장수군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군의원 일행의 외국여행 소식을 접한 장수 한우협회 등이 ''30일 넘어서 들어오라''며 막았기 때문이다. 구제역 발생국가를 다녀 온 축산농가 주민들에게 5일간 농장출입을 삼가토록 한 방역당국의 권고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주민여론을 살피던 의원들은 인근 대전시내 찜질방 등에서 시간을 보낸 뒤 28일 오전에 고향으로 들어왔다. 한규병 장수한우협회장은 언론인터뷰에서 "구제역으로부터 지역을 지키기 위해 전체가 몸부림을 치고 있는데 정치인들이 방제기간에 구제역 발생국가를 방문하는 것이 정상이냐"면서 "의원들이 ''5일 권고''도 지키지 않아 지역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실제 장수군의회와 지역 곳곳에는 ''구제역 수입하는 의원들, 해외로 수출하라''는 등 원색적 문구를 담은 플래카드가 내걸려 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힌 장수군의회는 "타 의회가 10월에 해외연수를 다녀왔는데 장수군의회는 바쁜 일정상 연수를 미뤘고, 계약도 모두 완료된 상황이어서 취소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전주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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