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웃음으로 정까지 함께 팔고 사던 동네 슈퍼가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었다. 대형마트도 모자라 골목 상권마저 장악할 기세인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밀려나 버린 것. 여기에 맞서 ‘정이 있어 내 집 같이 편하고,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을 담은 ‘나들가게’가 반격 준비에 나섰다. 반갑기만 한 나들가게의 진면목을 프라임마트(매탄동 동남아파트 상가·212-0128)에서 찾아봤다.
“가까워 이용하기 편리하고, 친절해서 좋아요”
오후 3시~4시, 주부들이 저녁 반찬거리를 준비하고 인근 중학생들이 하교하는 시간. 가게에 들어서자 여느 동네슈퍼와는 달리 밝은 조명과 잘 정리된 상품진열대가 눈에 띈다. 단골인 주부들은 이복재 사장과 반가운 눈웃음을 나누며 이것저것 고른다. 나들가게로 바뀐 이후 물품의 배치가 전보다 일목요연해 구입할 물건 찾기가 한결 수월해졌다고. 대형마트 못지않게 깔끔하게 배열된 음료수나 50% 할인되는 아이스크림을 골라드는 학생들의 발걸음도 훨씬 빨라졌다.
프라임마트가 나들가게로 변신한 것은 지난 7월. SSM(기업형 슈퍼마켓)의 출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네마켓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한 중소기업청의 컨설팅 및 시설 지원 등을 받게 된 것이다. 슈퍼마켓을 경영하면서 SSM 등에 민감해 관련 자료를 찾다 나들가게를 알게 되었다는 이사장은 “처음에는 대기업의 시스템과 경쟁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긍정적으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다양한 전문 컨설팅 덕을 많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변화는 조명과 제품배치부터 이뤄졌다. 진열대위에 상품표지판을 걸어 대형마트처럼 물건을 쉽게 찾도록 했다. 야채·과일 등의 신선제품도 구비해 상품구색도 갖춰나갔다.
10여 %의 매출신장, 나들가게의 이미지가 통했다
가게 간판을 수없이 바꿔 달았다는 이사장의 나들가게 성공기는 파란만장 그 자체. “처음에는 편의점 형태의 소매업을 하다 슈퍼마켓으로 전환한지는 3여 년 전이다. 다양하던 아파트내의 상가가 대형매장의 진출로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옆 가게와 통합·분리를 반복하다보니 가게규모가 변하고 간판도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말에는 살아남기 위해 수없이 업종을 바꾸고 가게를 축소·확장하는 소상공인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프라임마트 전방 300m 내에 3개의 대형마트가 자리 잡고 있다. 가격, 구비물품, 시설면에서 대형마트와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 그러나 큰 도로 옆의 아파트 상가라는 입지적인 장점이 있었다. 또 300m라는 거리는 주부들이 장을 봐서 걸어 다니기에는 다소 먼 거리였다. 그런 덕에 3년 동안 그다지 매출이 나쁜 편은 아니었다고. 그러나 나들가게로 변신을 꾀하며 또 한 번 활로를 모색했다. 수원의 우수 나들가게로 지목된 현재 연 매출액은 12억 정도. 그는 15억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릴 계획에 있다. 이 사장은 “나들가게로 간판을 교체한 후 10여%의 매출신장 효과를 보고 있다. 나들가게라는 이미지가 주는 친근감, 공신력 등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라임마트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내년 1월이면 나들가게의 컨설팅에 맞춰 깔끔하고 청결한 실내외를 가진 가게로 정리정돈을 마칠 예정이란다. 원스톱쇼핑이 가능한 품목의 물품구비, 바쁜 맞벌이 부부를 위해 대신 장을 봐주는 시스템, 구매욕구에 맞춘 소포장 판매 등을 구상 중이다. 현재보다 더 다양하게 과일·야채·정육 등의 신선품목도 제대로 갖추고, 마일리지(적립카드)나 세일 등도 고려하고 있다.
성공의 키포인트, 독립성·과감한 시설투자·친근함과 친절을 앞세운 고객관리
이복재 사장은 동네슈퍼의 성공을 위해서는 먼저 상권을 파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택이나 아파트를 배후로 유동인구 수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경쟁업체가 언제 문을 열지 모르지만 300m 정도는 떨어져 있고, 전방300~500m내에 대형마트나 SSM이 없는 독립성이 있어야 승산이 있단다. 개인이 하는 슈퍼라도 일정 정도의 규모에 과감한 시설 투자로 깔끔하고 훤한 매장을 만들어야 요즘 소비자의 발길을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거기에 부지런함과 친절함으로 무장해 단골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쇼핑환경, 경영, 서비스를 현대화하면서 경쟁에 나서야지 집에서 가깝다는 메리트만으로 승부하거나 옛날 방식의 경영으로는 이익창출을 기대하기는 어렵단다. 여기에 나들가게들이 저가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는 공동구매가 가능하다면 더 높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업종·상권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어요. 대기업들의 편의점이나 SSM과는 달리 나들가게는 자기 장사니까 자신의 노력여하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질 수 있죠.” 확신에 찬 이복재 사장의 말에서 모든 소상공인의 희망 찬 밝은 미래를 엿본다.
나들가게
지원대상 매장면적 300㎡이하인 소매점포
지원업종 수퍼마켓·체인화편의점·음식료품 위주 소매업
지원내용 간판교체 등 시설 리모델링지원
상품재배열 비용지원
POS 등 정보시시템구축
상권분석·점포·상품기획·리모델링 등에 대한 점포종합지도
점포개선을 위한 컨설팅 및 경영지도
*2011년 1월중 모집 공고 예정 (문의 소상공인진흥원 042-363-7782)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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