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여성단체협의회 ‘깔깔깔 가요봉사단’

지역내일 2010-12-27

색깔, 빛깔, 성깔로 즐거운 노래 봉사 랄랄라!

지난 달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에 있는 심곡경로당에서는 작지만 흐뭇한 잔치가 열렸다. 부천시여성단체협의회 ‘깔깔깔 가요봉사단(회장 조양숙)’과 30여 명 노인들이 부모 자식으로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진 것이다. 마음만큼 풍성한 한복과 어우동 모자로 차려입은 봉사단원들은 경로당 노인들을 어머니로 모시며 춤추고 노래했다. 이 날 노인들은 답답했던 마음이 시원해졌다며 정성껏 준비한 닭볶음탕을 대접했고 “다음에 꼭! 또! 오라”면서 봉사단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노래가 좋아 만난 사람들
 왜 깔깔깔, 이냐고 질문했다. 색깔, 빛깔, 성깔이라고 했다. 이 팀은 지난 2008년 7월 부천시여성주간의 주제였던 ‘깔깔깔’을 봉사단 명칭으로 정했다. 그 이유는 감각과 문화, 생명을 중시하는 여성을 뜻해서다. 부천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박성희) ‘깔깔깔 가요봉사단(회장 조양숙)’은 여성주간 가요제 출신들이 모여 만들었다. 웃음치료사와 미용사, 실버댄스와 에어로빅 강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 한 번 해보자’고 결의했다. “노래가 좋아 만난 사람들이기 때문에 끈끈한 정을 과시하고 있어요. 그래서 봉사활동 나갈 때도 신나서 갑니다.” 30대 후반부터 60대까지 35명으로 구성된 단원들은 조양숙 회장을 중심으로 노래봉사에 매료돼있다. “병원과 요양원, 경로당에 가서 민요와 가요를 부르면 어르신들이 시간이 멈춰지는 것 같대요. 그 순간을 신명나게 즐기시기 때문일 거예요.”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이상례 부회장과 밤늦은 시간까지 일하면서도 소품을 챙겨 어김없이 달려오는 박종숙 운영위원장, 노래를 정말 좋아하는 안광숙씨 등 단원들의 열성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어디든지 달려 갈 거야
“우리가 망가지면서 웃음을 드리면 노인들의 삶에도 희망이 생길 거예요. 현장에선 처음부터 끝까지 움직이며 노력해요 계속. 그 순간 충실하기 위해서.” 가요봉사단에서 일하기 전까지 단원들은 노래도, 봉사도 할 줄 몰랐다. 봉사하면서 자신의 끼를 깨닫게 된 건 살면서 얻은 귀한 수확이다. 60여 곳을 다니며 이웃을 만나고 겪었던 경험들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단원들에겐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다. 100여 명의 중증환자들이 모였던 공연장, 평소에는 기억력이 없던 치매환자가 마이크를 들고 자신의 18번이라며 ‘보리밭’을 열창했다. 가사 하나 놓치지 않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랐다. 그곳에 있던 단원들과 환우들은 가슴 찌릿한 감동을 받았다. 감동의 현장 속에는 든든한 후원자들이 있다. 봉사하다 만난 두 명의 남성이다. 객원 단원인 촬영감독 오필승 씨는 촬영과 영상을 담당하면서 봉사단 카페지기로 활동한다. 음향감독인 안승수 씨 또한 봉사단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건강할 때 봉사할래요. 정말 행복하거든요. 3년 쯤 활동했더니 입소문이 많이 났어요. 여기저기서 찾으시죠. 굵직하든 작은 행사든 저희들을 좋아라하고 요청하시면 어디든지 달려갈 수 있어요.” 

문화도시에서 즐거운 봉사 펼칠 터 
“단원들은 가진 끼만 보여주지 않아요. 노래교실에서 노래를, 경기민요를 배우면서 자기 개발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부천의 각종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실력을 키우는 것은 이들의 주된 임무다. 개발된 소질을 활용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한편, 여성가요제 출신의 아마추어 가수들이기 때문에 가수의 꿈이 실현되는 날까지 노래 공부를 계속한다.
앞으로 단원이 증가하면 파트별로 나뉜 다양한 공연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부천에서 경기도까지 범위를 확대시켜 더 많이 봉사하는 것은 따뜻함을 전달하는 이들의 사명인 것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는 여성주간을 통해 배출되는 신입단원들을 영입해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문화도시에 걸 맞는 즐거운 봉사활동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부천시는 유명가수만 무대에 서게 하지 말고 우리 시의 아마추어에게도 기회를 많이 주면 좋겠습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깔깔깔 가요봉사단 조양숙 회장
노래면 노래, 미모면 미모, 애교 또한 수준급이라는 조양숙 회장. 그녀는 소외된 이웃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노래봉사에 홀려(^^)있다. 공연을 보고 모두 행복해진다면 더 할 나위 없다며 “부천 여성들이 잠재된 소질을 닦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의상비와 재료비에 자비를 들이다보니 힘이 많이 듭니다. 장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이동할 때도 어려운 일이 많아요. 현재 더 많은 봉사에 필요한 부천시의 지원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앞으로 조 회장은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도 받고, 교도소 위문 공연을 가는 등 활동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TIP! 깔깔깔가요봉사단원 모집
깔깔깔가요봉사단원이 되려면 먼저 겸손해야 한다. 노래도 잘해야 한다. 이야기를 잘하고 분위기를 맞추는 끼 또한 필요하다. 아는 기관과 단체를 연결하는 기술력도 겸비돼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자격요건이 엄격한 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봉사단에 들어와서 선배들과 어울리다보면 다 배우게 된다. 사람을 사랑하고 노래를 좋아하는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자격은 충분하다. 
문의 032-329-9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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