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테마-철새도래지 ‘금강하구둑’

겨울 손님이 전하는 자연이야기

지역내일 2010-12-22

아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체험학습 “철새 탐조여행”

어느새 다가온 추운 겨울이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군산과 서천을 가로지르는 금강하구둑은 멀리서 찾아온 손님들을 맞느라 분주해진다. 금강 하구둑은 낙동강 하구와 강원 철원군 일대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주변에 논과 간척지, 개펄들이 넓게 형성돼 겨울 철새들에게 아늑한 보금자리와 풍부한 먹이를 제공한다. 금강하구둑에는 매년 40여종 70만 마리의 철새가 찾아들어 철새의 군무를 감상하기에 좋은 곳이다.
11월에서 2월까지 시베리아 등지에서 날아온 철새들은 한반도에서 겨울을 난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을 할 수 있는 철새 탐조여행은 유난히 현장에 자녀와 함께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이 많다. 탐조여행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가벼운 복장으로, 새를 보고 싶어 하는 마음만 가지고 가도 된다. 올 겨울은 철새를 찾아 떠나는 가족여행을 계획해보자.

철새 감상지…군산시 나포면, 익산 웅포길이 최적
겨울 철새들이 수만 마리씩 떼지어 몰려드는 것을 보니, 이른바 겨울을 알리는 듯하다. 우리 지역 가까운 곳인 군산과 충남을 연결하는 금강 하구둑 주변은 잘 발달된 개펄과 철새들의 먹이인 나포십자들녘이 인접해 있어 겨울이면 수많은 철새들이 떼지어 몰려들기로 유명하다.  
금강하구둑은 겨울이면 으레 아이들과 함께 철새 감상을 위해 한 번 정도는 들러 볼 만한 곳이다. 이곳을 찾아오는 새들로는 가창오리를 비롯해 흰뺨검둥오리, 검은머리갈매기, 큰고니 등이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물떼새가 월동하는 곳으로 밝혀지기도 해 주목받았다. 이밖에도 청둥오리, 논병아리, 개리, 황오리, 발구지, 붉은부리갈매기 등 매년 겨울이면 40여 종의 철새 70여 만 마리가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드는 금강호 주변은 명실공이 철새들의 천국이라 꼽을 수 있다.
철새 탐조여행은 무엇보다 철새들을 가까이서 관찰하고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중에서도 백미는 단연 가창오리들의 군무다. 해질녘이면 금강 위, 붉게 물든 하늘 위로 수만 마리의 가창오리 떼가 무리지어 날아오르는 환상적인 군무를 감상할 수 있다. 마치 무희가 춤을 추는 듯 유려한 곡선미와 조화로움을 뽐내는 가창오리들의 군무는 아름다움을 넘어서 감동스럽기까지 하다.
새들의 군무는 겨울 내내 이어진다. 이번 겨울, 가족들과 혹은 연인, 친구들과 함께 ‘내 생애 잊지 못할’ 추억 거리를 한번 만들어 보면 어떨까.
특히 금강하구 철새를 관찰하기 좋은 곳은 군산방향으로 가지 말고 금강 상류쪽 강을 따라 올라가면 철새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지명은 군산시 나포면, 익산 웅포 가는 길이다.
금강 철새도래지에 가면 철새 신체탐험 전시관, 철새들의 서식모습을 관찰할 수 있는 파노라마 카메라, 금강조류 생태공원 등을 둘러 볼 수 있다. 또 영화 ‘공동경비구역’의 촬영지였던 신성리 갈대밭과 선유도 등을 둘러봐도 좋을 듯하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 철새 탐조여행시 준비물과 요령
철새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갖춰야 할 준비물이 있고, 철새와 친해지는 방법이 있다. 꼼꼼하게 챙겨야 더욱 즐거운 철새 탐조여행을 할 수 있다.
모든 새들은 극히 예민하다.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는 것은 물론 작은 소리에도 놀라 달아나기 십상이므로 우선은 인내심이 필요하다. 따라서 멀리서도 새를 볼 수 있는 쌍안경이나 망원경을 준비해 가면 편리하다.
쌍안경 = 새는 보통 사람의 8배에서 40배의 시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람이 새를 보기도 전에 먼저 기척을 느끼고 달아나기 일쑤다. 따라서 가까이 접근한 것처럼 새를 느끼려면 배율이 7~9배인 쌍안경을 마련하는 게 최상이다. 배율이 높을수록 무겁기 때문에 휴대하기 불편하며 시야가 좁아져 작은 새를 발견하기 어렵다. 오페라용 쌍안경이나 배율이 10배 이상인 것은 철새 관찰에 적합하지 않다.
망원경 = 바다나 호수 등 새에게 접근하기 곤란한 장소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망원경. 배율은 20~25배가 적당하며 줌렌즈는 별 소용이 없다.
복장 = 가급적 눈에 잘 띄는 붉은색과 흰색 계통의 옷을 피하고 주변 환경과 어울리는 수수한 복장을 택하는 것이 좋다. 의복은 특히 탐조 장소와 계절에 따라 알뜰하게 준비해야 고생하지 않는다. 더럽히거나 찢겨도 아깝지 않되 따뜻하고 가벼운 것이면 최상이다. 양손을 자유롭게 쓰기 위해서는 간단한 배낭을 매는 것이 좋으며 새는 후각 역시 예민하므로 화장품, 특히 향수는 삼가야 한다.
도감 = 탐조에 들어가면 새의 이름을 알고 싶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때 도감이 훌륭한 참고자료가 된다. 조류도감은 탐조의 중요한 길잡이다. 그림이나 사진 상태가 좋고 내용이 충실한 것을 고른다.
수첩 = 좀 귀찮더라도 관찰한 새의 모습, 환경, 날짜, 특징 등을 기록하는 습관을 기른다면 훨씬 의미있는 철새 탐조여행을 만들 수 있다. 언제든 자유롭게 윗주머니에 넣고 뺄 수 있는 크기의 수첩에 연필이나 볼펜을 달아두면 편리하다. 소형 녹음기를 준비한다면 더 실감나는 기록을 만들 수 있다.
김은영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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