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9일, 저녁 8시를 훌쩍 넘은 시간임에도 고양어울림누리 한정식 뷔페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늦은 시간까지 이곳을 찾은 이들은 화수고등학교 다참클럽(이하 다참클럽)이 주최한 관내 독거어르신을 위한 ‘김장봉사와 함께 하는 일일찻집’을 찾은 후원자들. 이 날의 일일찻집은 차 뿐 아니라 빈대떡 등 간단한 먹을거리도 판매해 가족을 동반한 이들도 많았다. 무대 앞에서 흥겨운 여흥이 진행되는 동안 테이블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서빙하기 바쁜 다참클럽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오전 11시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피곤하기도 할텐데 찾아오는 손님들이 반갑기만 하단다.
다참클럽은 화수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로 구성된 봉사단. 처음엔 봉사에 뜻을 같이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여 시작한 작은 봉사활동이 벌써 6년 째, 지금은 회원수 111명에 이르는 봉사단이 됐다. 2학년 단장이자 총단장을 맡고 있는 박애숙 단장은 이번 일일찻집을 위해 장보기부터 음식장만, 서빙까지 직접 학부모들이 도맡아 했다며 “서빙은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오후에 일손을 덜어줬다”고 한다.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하는 봉사단은 드물어, 그만큼 보람도 커
고양시에서 활동하는 봉사단이야 많지만 한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하는 봉사단은 드물어 이들 다참클럽은 “지금까지 한결같이 봉사단을 이어온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부모들의 아름다운 뒷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배우는 것도 많고 엄마들은 그만큼 아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 더 열심히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라는 박애숙 단장. 졸업 후에는 아이들은 각자 다른 대학교에 진학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에서 자연 은퇴(?)할 수밖에 없지만 엄마들은 그렇지 않단다. 졸업 후에도 아이들 몫까지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데, 이들 다참클럽은 그래서 1학년 단장을 맡은 인현미 씨와 총단장 박애숙 씨가 의기투합, 김경숙 담당교사와 함께 고양시자원봉사단체 중에서도 두드러지는 활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그 결과 지난 11월 ‘제12회 2010경기도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활동 보고 공모’에서 도센터이사장상 봉사상을 수상하는 경사를 맞았다.
연탄배달 직접 해보니, 솔직히 힘도 들었지만 배우는 것이 더 많아
다참클럽의 주요활동은 독거 어르신께 밑반찬과 국을 월1회 전달하고 가사를 돕거나 말벗 되어 드리기, 천사의집 장애인시설에 월2회 찾아가 말벗과 원내 청소 및 목욕도우미, 동화책 기증 및 책읽어주기, 엘림 복지원에 월2~3회 찾아가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께 말벗이 되어주고 침상정리, 화장실 청소, 산책과 목욕 도우미로 활동하는 것이다. 또 매년 종로 거리미화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정기적인 활동 중의 하나.
지난 11월 29일 어울림누리 한정식 뷔페에서 열린 일일찻집은 독거어르신을 위한 김장을 담기위해 200만원의 모금이 목표였는데 예상 밖의 성원으로 목표치를 훌쩍 넘겼다고. 그 덕분에 더 넉넉하게 김장준비를 할 수 있었다는 박애숙 단장은 “독거 어르신 뿐 아니라 엘림천사원에도 김장을 담가 전해드렸다”고 한다.
“요즘은 아이들이 학과공부에 바쁘다 보니 봉사활동을 함께 병행하기 너무 힘들지만, 우리 아이들은 시간만 나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자랑하는 박애숙 단장. 학생들이 시간을 내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나간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터. 그래서 화수고등학교의 다참클럽이 졸업생에서 재학생으로 이어지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자부심을 느낄 만하다.
인터뷰 내내 아쉬웠던 것은 마침 기말고사를 앞둔 바쁜 시기라 학생들과 시간을 맞출 수 없었던 것. 대신 학부모들을 통해 그들의 활동소감을 들었다. 그동안 봉사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았지만 얼마 전 3번에 걸쳐 1200여 장의 연탄을 직접 독거어르신들께 배달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이들. “연탄이 그렇게 무거운지도 처음 알았고, 온 몸에 검정 연탄가루를 묻히며 힘든 하루를 보냈지만 연신 고맙다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는 학생들은 어르신들의 뒷모습이 눈에 밟히고 궁금해 이번 겨울방학에 또 연탄배달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여름방학에는 천사의집에서 2박 3일 캠프를 하며 직접 장애우들과 생활하면서 장애체험도 했었다는 이들은 “직접 체험해보지 않았으면 그들의 장애가 얼마나 불편하고 아픈 일인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이후 몸이 불편한 독가어르신이나 장애우들의 아픔이 더 남의 일 같지 않다는 이들, 화수고등학교의 아름다운 전통 ‘다참클럽’의 봉사는 선후배를 잇는 가교로 앞으로도 쭈욱~계속될 것이다.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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