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려면 소식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분당구 금곡동, 시니어 타운 ‘더헤리티지’는 노인전문병원과 너싱홈이 하나의 타운을 형성하며 새로운 시니어 주거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다.
이곳에 작년 9월, 개원을 하면서 역시나 요양원의 기준을 한층 높이고 있는 헤리티지 너싱홈. 그 중심에는 흔치 않은 이력을 가진 김록권(57·서현동) 원장이 있다.
국군의무사령부에서 별 3개를 단 중장으로 예편하기까지 28년을 의무사령관으로 지내온 김 원장. 현재는 더헤리티지 너싱홈의 시설장과 보건복지부 의료광고 심의 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그. 남들은 기사를 보는 신문과 잡지에서 유독 의료 광고만 눈에 들어온다는 그의 농담을 시작으로 새롭게 쓰기 시작한 인생 2막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버지 병환으로 보바스병원과 인연 시작
“군에서 예편하고 2008년부터 자의반, 타의반으로 안식년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모시던 아버지가 치매와 파킨슨병으로 보바스병원에 입원을 하게 됐고 그것이 인연이 되었죠.”
와서 보니 보바스병원의 박성민 이사장이 가톨릭 의대 11년 후배였던 것. 때마침 안식년을 보내던 그에게 보바스병원의 고문을 시작으로 헤리티지 너싱홈까지 프로포즈가 이어졌다. 그렇게 너싱홈 시설장의 명패를 받고 나자 매순간 도전에 가까운 일들이 그에게 왔다.
“오랫동안 커다란 조직을 운영하긴 했지만 공직 사회와는 다른 하나부터 열까지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니 쉽지 않은 1년이었습니다.”
1년간의 고군분투 끝에 지금은 230석 병상 중 207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는 비교적 양호한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헤리티지를 실현시킨 박성민 이사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확신하는 김 원장. 그도 그럴 것이 기존 요양 기관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인력풀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 노인복지법상 환자와 의료스텝과의 비율은 이곳에서 의미 없는 기준이다. 23명의 간호사와 145명의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만 12명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맨 파워가 가동되고 있는 것. 그렇다보니 두말이 필요 없는 퀄리티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노인요양기관 퀄리티도 중요한 선택 기준
“저희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의 적용을 받지 않아 국가로부터 지원이 제로죠. 환자들의 자부담이 100%입니다. 다른 곳과 비교해 부담스러울 수 있는 비용을 지불하면서도 환자와 가족들이 이곳을 선호하는 이유는 그만큼의 서비스 수준과 퀄리티가 보장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진 재정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것마저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보는 김 원장.
“이사장이나 저나 처음부터 영리가 목적이었다면 아마 이렇게 운영하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인요양기관의 퀄리티도 이 정도는 돼야 한다는 기준을 저희가 만들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래서 단시일 안에 수익이 목표가 아닌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는 김록권 원장. 그가 처음 보바스병원에 들어서면서 느꼈던 ‘병원도 호텔 같을 수 있다는 충격’을 이곳에서 재현하고 있다고. 환자들과 만나면서는 아버지의 입원과 임종을 지켜봤던 경험이 큰 자산이 되고 있다.
“보바스 병원에 입원해 계신 아버지 때문에 환자와 가족, 그 안에 얽힌 애환들을 많이 보게 됐어요. 내가 겪은 경험치가 있어서인지 여기 계신 환자들 속에서 문득문득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이 겹쳐 보여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죠.”
그가 매일 병실을 돌며 환자들 손을 어루만져 드리는 이유기도 하다.
소식하고 꾸준히 활동하는 게 건강비결
그런 그에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환자에 대해 물었다.
“말기 암 환자로 뇌까지 전이된 할머니가 계셨어요. 두통이 이만저만 아니고 정신도 혼미하셨을 텐데 현실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상 마음에 감사함을 여기고 계신 분이었죠. 늘 밝게 웃으면서 직원들에게도 고맙다, 감사하다, 하시는 분이었는데 임종하시는 날 저녁밥 맛있게 드시고 12시에 돌아가셨어요. 참 기억에 남는 환자분이었죠.”
물론 아픈 부모님 모셔다놓고 재산 다툼에 진흙탕 싸움도 자주 목격하게 된다며 씁쓸해 하는 김 원장. 재산이 제아무리 많아도 아프고 나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단다. 역시 시니어로 접어든 김 원장, 건강관리 비결을 물어보았다.
“어떤 식으로든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해요. 운동이든, 일이든.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식탐이 늘긴 하지만 적당히 조절하고 줄여서 소식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한 가지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미리 주의하면서 조금씩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갈 것을 주문한다.
누구나 높은 수준의 노인복지를 꿈 꿀 수 있지만 헤리티지는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 놓은 곳이라고 확신하는 그에게 끝으로 2막 인생의 포부를 물었다.
“과거 생각보다 빨리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고 산업도 급속히 발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0년 이상은 고령화와 노인복지 발전에 주력하며 살고 싶습니다.”
권미영 리포터 myk31@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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