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가 사상 처음으로 공무원 월급을 못주는 지자체가 될 뻔 했다. 호화청사 건립과 소모성 축제 등 무리한 재정운용으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은 탓이다.
동구는 지난달 30일 동구의회에 제출한 2010년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6급 이상 직원들의 12월분 월급 13억원을 반영하지 못했다. 연금부담금 8억4600만원, 청소대행사업비 58억2000만원, 통합관리기금 원금상환 10억원 등도 반영하지 못해 내년 본예산과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재난관리기금 3억3300만원도 적립하지 못했고, 공무원 위탁교육비 1억4000만원도 편성하지 못했다. 국·시비 보조사업에 대한 구비부담금 39억4000만원도 해를 넘겨야 할 상황이다.
대전 동구에서 월급체불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위기를 맞은 것은 전임 단체장의 무리한 재정운영 탓이 크다. 동구의 재정자립도는 12.2%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지만, 지난 민선4기 당시 707억원 규모의 신청사 건립에 나섰다. 95억원을 들여 동 주민센터 3곳도 새로 지었고, 96억원짜리 체육센터, 34억원짜리 대전문학관, 260억원짜리 중앙시장 주차빌딩 건립에도 나섰다. 전액 또는 50% 이상 구비가 투입되는 사업들이다. 이중 구청 신축사업은 공정 48%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업체에 줄 돈이 없어서였다. 9억원을 들여 국화향나라전 등 대형축제까지 벌이는 바람에 재정난은 더욱 악화됐다.
다행히 사상 초유의 공무원 월급 체납 사태는 대전시의 도움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구 예산담당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구의회에 6급 이상 직원 193명분의 12월분 월급 13억원을 반영하지 못한 채로 제3회 주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지만 대전시가 지난연도 집행 결산에 따른 시비보조금 반환금 12억9000여만원을 내년으로 유예해주기로 해 급한 불은 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구는 구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16일까지 수정 예산안을 제출해 12월분 직원 월급(급여일 20일)을 정상적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인건비 미지급 사태는 가까스로 막았지만 내년 예산에 인건비 등 필수경비 미반영분이 380억원에 이르고 이번 반환금도 어차피 갚아야 하는 만큼 재정상황은 더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치구의 재정권 확보를 위해 지방세 구조를 개선하고 보통교부세를 자치구에 직접 지원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은 대전 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에도 20억원의 지방채를 얻어 인건비를 충당했던 부산의 한 자치구는 올해에도 145억원의 인건비를 편성하지 못하고 있고, 광주의 또 다른 자치구 역시 올해 인건비 예산 100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인천에서도 이 같은 처지에 놓인 지자체가 여러 곳이다.
특히 내년부터 특·광역시세인 도시계획세가 구세로 바뀌면서 특·광역시들이 자치구에 취득·등록세 일부를 나눠주던 재원조정교부금을 축소(대전·인천은 결정, 나머지는 논의 중)하기로 하면서 자치구간 예산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치구 재정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도시계획세와 함께 담배소비세, 자동차세 등도 함께 구세로 전환하는 등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며 “정부도 직접적인 지원이나 대책보다는 전시성 사업을 감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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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는 지난달 30일 동구의회에 제출한 2010년 3차 추가경정예산안에 6급 이상 직원들의 12월분 월급 13억원을 반영하지 못했다. 연금부담금 8억4600만원, 청소대행사업비 58억2000만원, 통합관리기금 원금상환 10억원 등도 반영하지 못해 내년 본예산과 추경에 반영하기로 했다. 재난관리기금 3억3300만원도 적립하지 못했고, 공무원 위탁교육비 1억4000만원도 편성하지 못했다. 국·시비 보조사업에 대한 구비부담금 39억4000만원도 해를 넘겨야 할 상황이다.
대전 동구에서 월급체불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위기를 맞은 것은 전임 단체장의 무리한 재정운영 탓이 크다. 동구의 재정자립도는 12.2%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지만, 지난 민선4기 당시 707억원 규모의 신청사 건립에 나섰다. 95억원을 들여 동 주민센터 3곳도 새로 지었고, 96억원짜리 체육센터, 34억원짜리 대전문학관, 260억원짜리 중앙시장 주차빌딩 건립에도 나섰다. 전액 또는 50% 이상 구비가 투입되는 사업들이다. 이중 구청 신축사업은 공정 48%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건설업체에 줄 돈이 없어서였다. 9억원을 들여 국화향나라전 등 대형축제까지 벌이는 바람에 재정난은 더욱 악화됐다.
다행히 사상 초유의 공무원 월급 체납 사태는 대전시의 도움으로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구 예산담당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구의회에 6급 이상 직원 193명분의 12월분 월급 13억원을 반영하지 못한 채로 제3회 주가경정예산안을 제출했지만 대전시가 지난연도 집행 결산에 따른 시비보조금 반환금 12억9000여만원을 내년으로 유예해주기로 해 급한 불은 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동구는 구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오는 16일까지 수정 예산안을 제출해 12월분 직원 월급(급여일 20일)을 정상적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한현택 동구청장은 “인건비 미지급 사태는 가까스로 막았지만 내년 예산에 인건비 등 필수경비 미반영분이 380억원에 이르고 이번 반환금도 어차피 갚아야 하는 만큼 재정상황은 더 열악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자치구의 재정권 확보를 위해 지방세 구조를 개선하고 보통교부세를 자치구에 직접 지원하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같은 상황은 대전 동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09년에도 20억원의 지방채를 얻어 인건비를 충당했던 부산의 한 자치구는 올해에도 145억원의 인건비를 편성하지 못하고 있고, 광주의 또 다른 자치구 역시 올해 인건비 예산 100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인천에서도 이 같은 처지에 놓인 지자체가 여러 곳이다.
특히 내년부터 특·광역시세인 도시계획세가 구세로 바뀌면서 특·광역시들이 자치구에 취득·등록세 일부를 나눠주던 재원조정교부금을 축소(대전·인천은 결정, 나머지는 논의 중)하기로 하면서 자치구간 예산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자치구 재정위기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도시계획세와 함께 담배소비세, 자동차세 등도 함께 구세로 전환하는 등 지방재정 확충을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행안부 관계자는 “지자체들이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며 “정부도 직접적인 지원이나 대책보다는 전시성 사업을 감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정 건전성을 회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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