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인재양성기획특집②예고 입시 전략

화려함 속에 감춰진 자기와의 싸움, ‘열정+노력’이 관건

지역내일 2010-12-01 (수정 2010-12-01 오후 10:27:25)

또 하나의 특목고라 불리는 2011년 예고 입시가 마무리되고, 학교별 학과별로 2:1~6:1에 가까운 경쟁률을 보였다. 예고의 입시 트렌드는 변화하는 사회상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의 요구에 따라 전공도 세분화되고, 학부모의 관심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게 예고 입시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학교가 바라는 인재상을 비롯해 이에 필요한 덕목들을 살펴보자.






예고 입시의 현주소_ 소신지원 중요, 성실성 갖춰야
 ‘예술’하면 ‘배고프다’는 낡은 인식의 시대는 지났다. 순수 예술인 양성이라는 예고의 설립취지에 맞게 음악과, 미술과, 무용과, 연극영화과 등으로 나눠져 탄탄한 기초를 쌓아가는 반면 전공과목은 세분화되고 다양해졌다. 미술과만 해도 영상미술, 디자인 등 급변하는 정보매체 발달에 맞춰 관련 다른 분야와의 적극적인 교류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미술관련 직업이 다양해지면서 미술에 대한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는 계원예고 미술과 김병균 교사는 “대체적으로 중상위권 이상의 학생들로 평균 2.5~3:1의 경쟁률을 보인다”고 했다.
 만화창작과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예고에서는 드물게 2003년 개교 때부터 만화창작과를 개설한 경기예고의 경우는 영상·출판만화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 하지만, 오로지 만화만을 그리고 싶어서라면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조성우 교사의 설명이다. “만화창작과에서는 스토리작곡, 연출 등 다양한 것을 공부하기 때문에 변화를 싫어하거나, 한 가지만 고집하는 학생들은 힘들 수도 있어요. 열린 마음을 가지려는 자세가 중요하죠.”
 중학교 1학년부터 내신 성적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조금씩의 차이는 있지만, 예고·학과별 내신 반영 비율은 40~80%정도, 모집인원의 일부를 100% 내신 성적 우수자로 선발하기도 한다. 소신과 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지원하면서 합격선도 높아졌다. 같은 실기 성적이라면 예서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예고 입시,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_ 열린 마음으로 많이 보고, 느껴야
◆음악_ 서울예고나 선화예고엔 예원중, 선화예중 졸업생들이 진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예고 진학을 목표로 한다면, 그리고 자신의 진로를 일찍부터 정했다면, 초등 저학년 때부터 예중 준비를 하는 것도 방법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예중을 준비하려면 아예 올인을 하든가 아니면 아예 안 보내든가 하는 생각이 확실해요. 그만큼 예중의 문이 좁거든요.”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중1-2학기부터 예고를 준비해도 늦지 않다고 영통 월광입시음악교육원 양윤경 원장은 말한다. 아이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진지한 진로고민을 하고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힘든 고비를 잘 넘어갈 수 있다.
 음악과 피아노 실기는 나만의 색을 내는 것이 관건이다. 곡을 완전히 이해하고 해석해내는 능력이 몸에 밸 때까지 반복하고, 또 나만의 느낌으로 표현해야 한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느껴야 하는 것이다. 무대연습도 중요하다. 대회에서의 입상이 목적이 아닌, 경쟁을 통해 서로 비교도 해가며 자극을 받는 과정 자체를 즐겨야 한다. 양 원장은 “무대에 서는 걸 지나치게 두려워한다면 극복할지, 포기할지 고민을 해봐야 한다. 성향파악은 물론 아이와의 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음악은 자신의 욕심+성실성을 요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입학한 아이들 중에선 방향 없이 왔다가 정체성을 못 찾고 중도에 그만 두는 경우도 일부 있어요. 공부의 대안이 아니라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해야 하죠.” 한국예고 음악과 최대현 교사 역시 성실성을 강조한다. 한국예고의 경우는 100% 실기만으로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진 학생을 선발하지만, 출결사항만큼은 중요하게 보고 있다. 기본적인 실기능력을 갖추고, 성실하게 열심히 잘 할 자신이 있다면 누구나 지원가능하다는 게 최 교사의 설명이다. 

◆미술_ 오픈마인드가 필요하다. 현대미술은 사회 속에서 얼마나 내 가치를 부여하고, 그 안에 공존해 있는가를 중요시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시야를 넓히고, 다양하게 접해봐야 한다. 수원영원한미소 미술학원 이관욱 원장은 “그림은 배워서만 느는 게 아니다. 함께 경쟁하며 표현방법을 보고, 아이디어도 얻어야 한다. 그룹수업은 그런 의미에서 얻는 바도 크다”고 했다. 손재주가 있다고 해서 저절로 아티스트가 되지는 않는다. 일단 미술을 좋아해야 집중력도 생기고, 길게는 많은 시간 꼼짝없이 앉아 그림을 그리는 일도 견뎌낼 수 있다. 열정과 노력도 겸비해야 한다. 늦어도 중2때부터는 시작하되, 계원예고 등 내신, 실기가 우수한 예고를 목표로 한다면 조금 더 일찍, 세밀하게 준비할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때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소질을 발견할 수도 있어요. 결과에 상관없이 실기대회를 준비하는 것도 좋고, 미술전시나 작가 탐구 등 나름의 활동을 기록으로 챙겨두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되죠.” 만화창작 쪽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은 진작부터 나름 마니아 기질과 풍부한 아이디어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 이 원장은 “스토리를 만들어갈 수 있는 바탕을 훈련시켜주고, 향후 작가로서의 역할이나 인성부분을 다독여줄만한 학원을 선택하는 것도 아이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연극영화_ 예고의 연극영화과는 경쟁률이 높은 학과 중 하나다. 하지만, 막연히 스타가 되기 위한 발판으로 연극영화과를 지망한다면 재고해봐야 한다. 그 과정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계원예고 연극영화과 김삼일 교사는 “의상, 조명, 연출 등 연극영화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배우고, 이렇게 작품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은 도전과 좌절을 되풀이한다. 기초체력은 물론 남들보다 두 세배 이상 노력해야 하는 만큼 각오가 필요하다”며 일부 중도하차하는 학생들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진로에 따라선 재학 중 외부활동 여부도 따져봐야 한다. 외부활동이 가능한 안양예고의 경우는 연예계, 계원예고의 경우는 뮤지컬이나 연극 분야의 인재가 많이 배출되고 있다.
 실기시험에서 주어진 대사를 연기할 때는 대본의 이해, 분석능력도 중요하다. 얼마나 캐릭터를 잘 살려 표현하는가를 보기 때문에 평소 관련서적을 많이 읽는 등 배경지식을 쌓아둬야 한다. 면접·구술시험 대비, 그리고 특기를 준비하는 데에도 상당한 도움이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대학 진학 이전부터 체계적으로 배우고, 그 습관이 몸에 밸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 예고의 경쟁력.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 좋은 대학진학을 위한 수단이기보다는 나의 예술적 경험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과정임을 상기해야 한다. 그래야 내게 있어 ‘예술’은 마침표 없는 무한한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도움말 경기예고 만화창작과/ 계원예고 미술과, 연극영화과/ 한국예고 음악과/
       월광입시음악교육원/ 수원영원한미소 미술학원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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