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국제계열에 비해 자연계열 경쟁률 높아 … 자사고 입지 굳혀
올해 자사고로 전환한 용인외고가 지난 16일 첫 합격생을 발표했다. 자기주도학습 전형으로 치러진 용인외고는 350명 선발에 전국적으로 총 1422명이 몰려 평균 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고 용인외고 박지훈 입학사정관은 밝혔다. 올해는 특히 외고의 경쟁률이 예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자사고인 용인외고의 인기는 여전히 식지 않았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뜨거운 관심 속에 전형을 마친 2011년 용인외고입시 결과를 분석해 본다.
자연계열 경쟁률 가장 높고 국제계열 낮아
10월 22일 1단계 원서마감 결과 일반전형 5.39대 1, 사회적배려대상자 1.65대 1, 용인지역학생 일반전형 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낸 가운데 계열별로 경쟁률도 큰 차이를 보였다. 우선 자연계열이 8대 1이 넘었고, 인문사회계열은 4대 1, 국제계열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자연계열이 유독 경쟁률이 높은 이유에 대해 외대부속어학원 김호성 원장은 “수학과 과학에 강한 최상위 중학생들 중 명문대 의대에 진학하려는 학생이 자연계열에 대거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고에서 의대에 진학하는 것이 쉽지 않아졌다는 점과 일반고보다 수월성 교육이 보장된 용인외고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제계열은 1.13대 1의 비교적 낮은 경쟁을 나타냈다. 이는 학교 측에서 해외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만을 지원토록 명시한 것도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원장은 “국제계열의 경우 커리큘럼 자체가 AP등 해외대학 진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하며 “아이리비리그 진학 등 특별한 목적을 가진 학생들만 지원하라는 학교 측의 사전 설명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1단계 선발 내신 변별력 가장 높아
1단계 서류심사에서는 예상대로 내신변별력이 가장 높았다. 내신성적과 서류 70점 만점에 68~69점이 커트라인으로 보통 주요과목 내신 5~10%이내 해당되는 학생들이다. 주요과목 내신을 기본으로 계열별로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을,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영어와 국어를, 국제계열의 경우 영어성적 1등급에 해당되는 학생들에게 가산점을 주었다.
“내신이 가장 큰 변수이긴 했지만 대부분 최상위 학생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자신있는 과목의 성적으로 제출토록 해 그 과목에 가산점을 주는 내신옵션제를 적용해 전공과목 관련 과목이 강한 학생들이 유리했을 것이다.” 김 원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용인외고가 학생의 잠재력과 미래 가능성을 선발 기준으로 표방했던 만큼 학업계획서에 반영된 학생의 다양한 비교과 활동도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 교과 공부 외에 진로와 관련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얼마나 일관된 준비를 해왔는지를 검토한 것 같다고 김 원장은 분석했다.
“비교과 활동이 거의 없이 내신만 높은 경우 고배를 마신 학생들도 꽤 있다. 이는 용인외고가 단지 학교성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을 얼마나 오랫동안 자기주도적으로 준비해왔는지를 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
당락 결정한 2-2면접, 지식보다 지식활용능력 물었다
용인외고입시에서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바로 심층면접. 1차 선발된 학생들을 대상으로 2-1면접은 5분 이내에 3~5문제 정도를 질문해 80명의 내신성적 우수 학생들을 우선 선발했다.
당락을 가른 것은 2-2면접. 나머지 인원의 2배수를 대상으로 면접관 3~4명이 한 학생당 20~40분 동안 심층면접을 실시했다. 용인외고는 교과지식을 물을 수 없다는 경기도교육청 가이드라인을 비교적 충실히 이행해 교과지식을 묻는 것을 최대한 지양했다는 평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개념을 바탕으로 실생활 속에서 활용되는 사례를 묻는 형태로 지식보다는 지식활용능력을 묻는데 초점을 둔 것 같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사실 학생에 대한 모든 내용은 1차에서 검증했기 때문에 2-2면접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같은 조건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면접성적은 0점에서 29점까지 세분화되어있기 때문에 2-2 심층면접에서 사실상 당락이 결정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용인외고가 면접을 통해 측정하려는 핵심은 언어능력과 수학적사고력. 지망 계열에 따라서 면접 질문 내용이 다소 달랐다. 예를 들면 CNN등 영어동영상을 들려주거나 보여주고 이를 토대로 질문한 뒤 한국어로 답변을 요구하는 유형이다. 현의 길이를 통해 피타고라스의 개념을 설명하라는 식의 질문을 통해 수학적 사고력을 측정했다.
이춘희 리포터 chlee1218@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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