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의 TV광고에 영화배우 장혁과 천정명이 암벽등반에 성공하는 장면이 나온다. 장소는 높이 197m로 호주에서 가장 높은 암벽인 ‘포인트 퍼펜디큘러’다. 장혁과 천정명은 훈련을 통해 대역 없이 직접 등반에 나섰다고 한다.
이 광고는 산악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암벽등반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암벽등반은 준비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혹만큼이나 혹독한 준비 과정이 필요한 스포츠다.
신발과 로프, 안전 위한 필수 장비
암벽등반을 배울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장비 구입이다.
먼저 자기 발에 맞는 암벽화를 신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발을 꽉 조이는 벨크로 형태의 암벽화를 사용하지만, 초보자은 익숙하지 않아 발이 불편하다. 최대한 발이 편한 것을 골라야 하지만 암벽화는 운동화가 아닌 만큼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흔히 양말을 신지 않고 암벽화를 신는다. 최대한 바위를 느끼고 힘을 쓰기 위해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굳이 고통을 참아가며 고난도 등반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양말을 신고 암벽화를 신어도 무방하다. 신발 외에도 안전벨트와 헬멧, 하강기 등은 필수 장비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장비가 줄, 즉 생명을 좌우하는 로프다.
줄은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 생명줄인 만큼 소중히 다뤄야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동할 때는 줄을 배낭 밖에 메고 다니지 말고 배낭 속에 넣어 다녀야 한다. 그래야 자외선이나 먼지 등으로 인한 손상을 피할 수 있다. 줄을 함부로 다루면 미세한 돌가루가 속으로 파고들어 끊어질 수도 있다. 이것을 막기 위해 줄은 가끔 세척해야 한다. 줄을 물에 담가 놓고 흔들면 돌가루가 빠져나온다. 그 다음 그늘에서 말리면 된다.
줄만큼이나 줄을 이용한 매듭이 중요하다. 주요 매듭은 눈을 감고도 지을 수 있어야 한다.
매듭법은 그 종류가 너무도 많다. 그러나 다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등반에 가장 많이 쓰이는 8자매듭과 옭매듭, 자기확보 등반자 확보용으로 쓰는 까베스통 매듭, 줄끼리 여결할 때 쓰는 이중피셔맨 매듭, 안전벨트가 없을 때 몸에 직접 묶을 수 있는 블라인매듭 등은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해야 한다. 매듭을 빨리 익히는 비결은 반복해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력과 등반 기술이다. 암벽등반은 홀더나 파인 홈에 몸을 실어가며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공암벽도 많이 생기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어렵지 않게 등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일반적이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스포츠이지만 기초체력과 기본적인 요령을 익힌다면 턱걸이를 못하는 여성이나 50·60대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추락에 대한 두려움 극복해야
빙벽등반도 암벽등반과 비슷하다. 다만 오르는 면이 바위인지 얼음인지 차이다. 빙벽등반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역시 아이스 피켈이다. 양손에 쥔 채 얼음을 찍어서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하는 데 쓰인다. 날카로운 상어 이빨 모양으로 발을 얼음에 고정시킬 때 쓰는 크램폰 역시 필수 장비다. 이 밖에 머리를 보호해 주는 헬멧, 방수와 보온 기능을 가진 장밥, 손으로 돌릴 수 있는 나사못 형태로 얼음에 박아 몸을 고정할 때 쓰는 스크루 등도 필요하다. 빙벽 등반의 저변이 넓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는 수입제품이 많다. 장비 욕심을 부렸다가는 못해도 경차 한두 대 값은 필요하다.
빙벽등반의 기본은 체력이다. 평소 갈고닦은 체력과 기술이 정직하게 결과로 나타나는 스포츠다.
‘피켈을 찍는 지점은 팔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보다 5㎝쯤 아래에 얼음이 오목한 부분을 택하는 편이 좋다. 그래야 체중을 실을 수 있다. 볼록한 부분은 얼음이 잘 깨지니까 피해야 한다. 힘으로 얼음을 때리려 들지 말고 손목 스냅을 이용해 얼음을 끌어당기는 기분으로 찍어야 한다.’ 아이스 피켈로 얼음을 찍는 ‘스윙’ 기술의 핵심이다.
다음 기술은 크램폰을 단 발로 차서 발을 고정시킬 지점을 확보하는 ‘키킹’이다. 키킹을 잘 하려면 피켈로 잡고 있는 손에서 힘을 빼고 몸을 늘어뜨려 발이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킹할 때는 얼음을 내려찍지 말고 약간 아래쪽에서 위로 찍는다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추락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도움말 : 대한산악연맹 등산학교 류진선 교수, 한국등산지원센터 구경모 사무국장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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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광고는 산악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까지 암벽등반에 대한 유혹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암벽등반은 준비 없이 도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유혹만큼이나 혹독한 준비 과정이 필요한 스포츠다.
신발과 로프, 안전 위한 필수 장비
암벽등반을 배울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장비 구입이다.
먼저 자기 발에 맞는 암벽화를 신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발을 꽉 조이는 벨크로 형태의 암벽화를 사용하지만, 초보자은 익숙하지 않아 발이 불편하다. 최대한 발이 편한 것을 골라야 하지만 암벽화는 운동화가 아닌 만큼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흔히 양말을 신지 않고 암벽화를 신는다. 최대한 바위를 느끼고 힘을 쓰기 위해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굳이 고통을 참아가며 고난도 등반을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양말을 신고 암벽화를 신어도 무방하다. 신발 외에도 안전벨트와 헬멧, 하강기 등은 필수 장비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장비가 줄, 즉 생명을 좌우하는 로프다.
줄은 어떻게 다루느냐가 중요하다. 생명줄인 만큼 소중히 다뤄야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이동할 때는 줄을 배낭 밖에 메고 다니지 말고 배낭 속에 넣어 다녀야 한다. 그래야 자외선이나 먼지 등으로 인한 손상을 피할 수 있다. 줄을 함부로 다루면 미세한 돌가루가 속으로 파고들어 끊어질 수도 있다. 이것을 막기 위해 줄은 가끔 세척해야 한다. 줄을 물에 담가 놓고 흔들면 돌가루가 빠져나온다. 그 다음 그늘에서 말리면 된다.
줄만큼이나 줄을 이용한 매듭이 중요하다. 주요 매듭은 눈을 감고도 지을 수 있어야 한다.
매듭법은 그 종류가 너무도 많다. 그러나 다 알 필요는 없다. 하지만 등반에 가장 많이 쓰이는 8자매듭과 옭매듭, 자기확보 등반자 확보용으로 쓰는 까베스통 매듭, 줄끼리 여결할 때 쓰는 이중피셔맨 매듭, 안전벨트가 없을 때 몸에 직접 묶을 수 있는 블라인매듭 등은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숙달해야 한다. 매듭을 빨리 익히는 비결은 반복해 연습하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체력과 등반 기술이다. 암벽등반은 홀더나 파인 홈에 몸을 실어가며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공암벽도 많이 생기고 이를 즐기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추세여서 어렵지 않게 등반 기술을 배울 수 있다.
일반적이지도 않고 쉽지도 않은 스포츠이지만 기초체력과 기본적인 요령을 익힌다면 턱걸이를 못하는 여성이나 50·60대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추락에 대한 두려움 극복해야
빙벽등반도 암벽등반과 비슷하다. 다만 오르는 면이 바위인지 얼음인지 차이다. 빙벽등반에서 가장 중요한 장비는 역시 아이스 피켈이다. 양손에 쥔 채 얼음을 찍어서 체중을 지탱할 수 있는 지점을 확보하는 데 쓰인다. 날카로운 상어 이빨 모양으로 발을 얼음에 고정시킬 때 쓰는 크램폰 역시 필수 장비다. 이 밖에 머리를 보호해 주는 헬멧, 방수와 보온 기능을 가진 장밥, 손으로 돌릴 수 있는 나사못 형태로 얼음에 박아 몸을 고정할 때 쓰는 스크루 등도 필요하다. 빙벽 등반의 저변이 넓지 않은 만큼 아직까지는 수입제품이 많다. 장비 욕심을 부렸다가는 못해도 경차 한두 대 값은 필요하다.
빙벽등반의 기본은 체력이다. 평소 갈고닦은 체력과 기술이 정직하게 결과로 나타나는 스포츠다.
‘피켈을 찍는 지점은 팔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보다 5㎝쯤 아래에 얼음이 오목한 부분을 택하는 편이 좋다. 그래야 체중을 실을 수 있다. 볼록한 부분은 얼음이 잘 깨지니까 피해야 한다. 힘으로 얼음을 때리려 들지 말고 손목 스냅을 이용해 얼음을 끌어당기는 기분으로 찍어야 한다.’ 아이스 피켈로 얼음을 찍는 ‘스윙’ 기술의 핵심이다.
다음 기술은 크램폰을 단 발로 차서 발을 고정시킬 지점을 확보하는 ‘키킹’이다. 키킹을 잘 하려면 피켈로 잡고 있는 손에서 힘을 빼고 몸을 늘어뜨려 발이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킹할 때는 얼음을 내려찍지 말고 약간 아래쪽에서 위로 찍는다는 기분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추락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도움말 : 대한산악연맹 등산학교 류진선 교수, 한국등산지원센터 구경모 사무국장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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