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사람들 - 헌혈로 이웃 사랑 실천하는 ‘김길성 상사’

“우리 가족 목표? 헌혈 1000회!”

지역내일 2010-11-29
“1990년대 말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성덕 바우만이란 미 육군사관생도가 백혈병에 걸렸다가 고국에서 골수기증자를 만나 완쾌되었던 일 기억하시나요? 그 일을 계기로 저도 헌혈과 골수기증을 하게 되었습니다.”
육군 기계화학교 군수행정관 김길성 상사(46·사진)는 지금까지 전혈과 혈장, 혈소판 헌혈 등 170여 차례의 헌혈을 했다. 김 상사는 이 같은 헌혈 기록으로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명예의 전당에 올라있다.
또한 그는 지난 6월 14일 세계 헌혈의 날을 맞아 대한적십자사에서 개최한 기념행사에서 헌혈유공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 날 수상한 6명 가운데 김 상사는 유일한 현역군인이었다. 
헌혈 300회, 놀라운 군인가족
김 상사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혈액공급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심지어 혈액을 수입까지 해야 하는 형편”이라며 “군인으로서 임무완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헌혈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김 상사의 헌혈활동은 가족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아내 양길운(43)씨는 2001년부터 헌혈을 시작해 현재까지 108회의 헌혈로 김 상사와 함께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큰 딸 미정(20)씨도 36회를 기록해 은장 수령예정이다. 고3인 둘째 딸 혜진(18)양도 헌혈이 가능한 나이가 되자마자(만 17세) 틈틈이 헌혈에 참가해 벌써 다섯 차례나 했다. 이렇게 모은 헌혈증은 군부대나 학교 등 필요한 곳이 생기면 기증한다.
김 상사 가족의 헌혈 횟수를 모두 합하면 300회가 넘는다. 더구나 김 상사와 아내 양 씨, 큰 딸 미정씨는 골수기증까지 했다. 양 씨는 지난 2002년 마침 골수가 일치하는 백혈병에 걸린 2살 여자 아이에게 골수 이식을 해주기도 했다.
큰 딸 미정 씨는 헌혈 외에도 학교에서 봉사활동에 활발하게 나서 지난 7월에는 봉사활동 우수자로 싱가포르로 해외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헌혈로 가족 간의 정도 듬뿍
김 상사와 아내 양 씨는 거의 2주마다 함께 옆에 누워 헌혈을 한다. 요즘은 헌혈을 하면 영화티켓을 주기도 해 한 달에 한 번은 영화를 보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양 씨는 “남편과 나란히 누워 헌혈하는 시간이 참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헌혈을 통해 가족 간의 정도 더욱 끈끈해지는 것 같다”고 행복해했다.
김길성 상사는 25년째 육군 부사관으로 근무 중이다. 20대 이후의 삶을 전부 군에 바쳤다. 전방에서만 20년을 근무하고, 2005년 9월부터 2006년 3월까지 이라크 자이툰 부대 3진으로 파병까지 갔다 온 그는 지난 2007년 부사관 전후방 교류를 신청해 후방으로 내려왔다.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친부모처럼 여기던 장인·장모님을 가까이에서 모시기 위한 선택이었다. 뇌경색을 앓고 있는 장인과 골다공증으로 거동이 불편한 장모에게 쏟는 정성을 본 이웃들에게 그는 둘도 없는 효자소리를 듣는다.
한편 김 상사 가족은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 수상을 계기로 새로운 목표를 하나 세웠다. 곧 헌혈이 가능해지는 나이가 되는 막내아들 김 준(15)군을 포함해 온 가족이 헌혈 1000회에 도전하기로 한 것.
김 상사는 “이제 10년 정도 남은 군생활과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기 위해 건강을 유지하고 가족 전체가 200회 이상씩 헌혈을 해 1000회를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덕중 리포터 day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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