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영어마을 건립비 뻥튀기 의혹

동구의회 “21억원 이상 사용처 설명 안 돼” … 웅진 “감리업체가 확인한 것” 의혹 부인

지역내일 2010-11-28
“계약했던 건설사는 부도가 났고, 장비 납품업체는 직장폐쇄 됐으며, 관련 서류는 화재로 모두 타버렸고, 당시 업무담당자와 관련 임직원들은 모두 퇴사해 사실 확인이 어렵습니다.”
지난 2008년 대전 동구 국제화센터 건립 과정에서 건축비를 부풀려 비자금을 만들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주)웅진싱크빅이 내놓은 해명이다. 관련 의혹은 부인하면서도 이를 입증할 근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대전 동구는 지난 2008년 통학형 영어마을인 국제화센터를 세웠다. 당시는 동구에서 부지만 마련해주면 웅진에서 센터를 지어 6년간 운영한 후 건물과 시설을 동구에 기부채납 하는 것이라고 알려졌다. 동구도 그렇게 홍보했다.
하지만 내용은 기부채납이 아니었다. 동구가 웅진에 초기 투자비용 47억1000만원을 6년 동안 나눠 갚아야 한다는 사일이 뒤늦게 알려진 것. 결국 당시 웅진은 초기 투자비용을 선납해 주는 조건으로 6년 동안 센터 운영권을 얻는 거래를 한 것이다.
이것이 발단이 됐다. 동구의회는 지난 6.2 지방선거 이후 국제화센터 건립을 전임 구청장의 전시행정으로 간주, 갖가지 의혹들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동구의회 황인호 의장은 “전임 구청장이 전시행정을 위해 구민들을 속이고 대기업에 특혜를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는 처음에는 웅진에 대한 특혜냐 아니냐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하지만 동구의회가 특위까지 구성해 문제를 깊이 파 들어가자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났다.
특위는 웅진이 센터 건립 과정에서 SH건설과 ㅈ건설 등 두 개 건설업체와 이중계약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입증할 2007년 작성된 계약서도 제시했다. 또 2008년 작성된 16억6000만원(이후 계약변경으로 15억2000만원 줄어듦)짜리 공사 계약서도 찾아냈다.
황 의장은 “현재 드러난 계약서 등을 종합하면 최소 21억원 이상의 금액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실제 웅진이 부담한 초기투자비 47억1000만원 가운데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축비에 대해 웅진은 36억2000만원이 들었다고 밝혔지만, 특위는 15억2000만원이 실제 공사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무려 21억원이나 차이가 난다. 황 의장은 "특위 활동이 마무리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웅진측은 이 같은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웅진 관계자는 “건립 당시 대전동구청 입찰공모에서 선정된 감리업체를 통해 건축비를 확인 받은바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웅진은 이 같은 의혹 제기와 함께 최근 벌어진 외국인 강사의 동영상 파문 등에 대한 사죄 차원에서 동구가 부담해야 할 초기투자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 최동일 웅진싱크빅 영어사업단장은 22일 동구의회 특위 회의에 참석해 “초기사업비 47억1000만원 가운데 현재까지 동구청이 지급한 12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35억여원을 전부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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