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저림과 수면장애(하지불안증후군)

도화범 신경과

지역내일 2010-11-26


보험설계사인 40대 여성이 몇 년 전부터 밤에 자려고 가만히 누워있으면 다리에 무언가 표현하기 힘든 불편함과 저림의 증상이 있어 잠들기가 쉽지 않아 진료실을 찾아왔다.
잠시 다리를 주무르고 움직이면 증상이 호전되었지만 최근에는 밤마다 남편이 주물러 주어도 조만간 다시 발생하고 잠이 들었다가도 깨면 다리 저림 증상이 발생해서 다시 잠들기 어려워 밤을 새우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증상들은 초기에는 잠을 자려고 할 때에만 발생했으나 사무실에 오래 앉아 있거나 해외여행으로 장시간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하는 비행기에서는 더욱 힘들어 했다. 밤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낮에는 항상 피곤하고 졸리기도 하여 장시간 운전에는 사고의 위험을 초래하기도 하였다.
위의 사례에서처럼 움직이지 않고 정적인 상태에서 다리에 불편한 느낌과 저림 증상이 나타나며 자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 일어나고 주무르거나 움직이면 증상이 일시적으로 완화기 되는 증상을 ‘하지불안증후군’이라고 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성인남녀의 7.5% 정도에서 나타나는 흔한 신경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불면증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많은 수가 자세히 물어보면 다리 불편함을 가지고 있어서 진단만 제대로 하면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고도 불면증이 호전시킬 수 있다.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활동의 감소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2차적 원인으로 철 결핍성 빈혈, 말초신경병 환자,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나 정신, 신경계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하지불안증후군의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을 들어보고 2차적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철분농도, 신장 기능, 소변 검사 등을 하고, 말초신경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경전도, 근전도 검사가 필요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고 밤에 가끔 나타나는 경우에는 발과 다리의 마사지, 족욕, 걷기, 스트레칭 등의 가벼운 운동으로도 효과가 있지만 수면장애까지 동반되면 신경과 전문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철분 결핍이 확인되면 철분 제제를 투여해 철분을 보충해 주어야 하며 도파민 제제를 복용하면 1주 이내에 현저한 증상 호전을 보게 된다.
그러나 도파민 제제는 부작용이 따를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사의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비 약물요법도 항상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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