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관측하는 우주체험관, 귀로 듣는 오디오북, IT&디자인 전문도서까지
뉴스가 있어도 신문을 구독하고, 텔레비전에서 영화를 방영해줘도 극장을 찾기 마련이다. 전자북이나 오디오북이 아무리 편리하다 해도 서점에서 책을 사 종이 책장을 넘기며 읽는 독서의 사색에 견줄 바는 못 될 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도서관은 조용히 공부하는 곳, 책갈피 넘어가는 소리만 사각거렸다. 하지만 종이 향 가득한 도서관에서도 이젠 마우스 클릭 한 번에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최첨단 과학이나 IT, 디자인, 오디오 등과 책의 만남을 주제로 한 도서관들이 속속 문을 열고 있는데…. 우리 지역 안에서 일어나는 책과 디지털의 조우를 경험해보자.
홍정아 리포터 tojounga@hanmail.net
보고, 느끼고, 만지며 체험하는 우주공간 ‘중원어린이도서관’
, 느끼고, 만지며 체험하는 우주공간 지난 12일 성남시 중원구 금광동에 ‘중원어린이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2만5000여권의 장서를 구비한 자료열람실과 함께 이목을 끄는 것은 별자리 관측, 우주정거장 체험 등 천문우주과학 체험시설을 갖춘 우주체험관. 이곳에서 아이들은 작은 우주인이 되어 거대한 우주를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중원어린이도서관은 초등학생과 7세 이하 유아용 도서를 구분해 꼬마책동산과 어린이책동산 열람실을 별도로 만들었다. 초등생을 위한 열람실에서 눈에 띄는 건 도서관 한 켠에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자리한 무인 도서대출반납기. 이 시스템을 이용해 책을 대출하던 한 어린이는 “모니터화면을 보면서 내가 직접 책을 빌리고 반납하는 게 재미있고 신기하다”며 즐거워했다. 2층의 전자정보실 사이버마당에 가면 자유롭게 인터넷 검색을 할 수도 있고, 영상실에서는 DVD 관람도 가능하다.
중원어린이도서관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도서관 3층에 위치한 우주체험관. 이곳에 들어서면 맨 먼저 우주복 모형을 만나게 되는데, 우주인의 식량과 침대, 화장실, 샤워실 등 우주인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이 가득하다. 체험관 안에 마련된 로켓발사체험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 폭발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우와~’ 하는 아이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는 곳은 바로 천체투영실. 원형의 캄캄한 방에 들어가 천장에 그려지는 별자리와 태양계 속 지구 찾기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하얀 눈처럼 쏟아져 내리는 별들 앞에서 아이들은 물론 함께 간 어른들마저 우주의 신비로움에 빠져든다.
우주체험관 담당 하상현 씨는 “4층 첨성대교실은 별자리 관찰은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와 지구의 실제 모습을 관찰 할 수 있어 가장 인기”라고 설명했다.
■ 중원어린이도서관 우주체험관 이용 Tip
1, 2층 자료열람실과 사이버마당은 도서관 개관시간 내내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우주체험관 프로그램은 사전 예약이 필수다. 우주체험관 견학은 매주 화요일~토요일까지 하루 3회 90분씩 20명 정원으로 예약을 받으며, 미취학 어린이의 경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단체회원만 받고 개인 신청은 할 수 없다. 밤하늘 별자리 체험은 매주 화, 목요일 저녁 8시부터 2시간씩 초등생 10명과 보호자 동반 1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단 우주체험관의 모든 프로그램은 성남시립도서관(중원 중앙 분당 구미 판교 수정 중원)에 등록되어 있는 회원에 한해 신청할 수 있다. 현재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11월 18일~12월 31일까지 운영되는 프로그램 신청을 받고 있으니 서두르자. 내년 1월 프로그램 신청은 12월 중 공지될 예정이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문의 031-729-4350(성남시 중원구 금광동 3487)
책을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곳 ‘용인디지털도서관’
용인 마북동에 사는 도영희(37) 주부는 최근 유치원에서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6살 난 아들에게 이솝우화 ‘포도와 여우’ 등 다양한 중국어동화를 오디오북으로 들려준다. 그가 오디오북을 이용하는 방법은 용인디지털도서관 속의 또 다른 도서관인 전자책도서관 키즈북 코너. 도 씨는 “모니터 화면을 통해 그림과 함께 중국어를 들으며 책을 읽으니 마치 만화를 보는 것처럼 아이가 재미있어한다”고 전했다. 인기 짱 동화나라에 있는 ‘눈사람을 만들어요’와 ‘케이크 굽기’는 아이가 마우스로 클릭을 하면서 눈사람 만들기와 케익 굽기를 직접 해보는 게임형식의 프로그램이다.
도 씨는 음악을 들을 때도 디지털도서관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고. 다운로드를 받을 수는 없지만 음악을 듣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디지털도서관의 뮤직라이브러리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좋아하는 트럼펫 연주자 케니 도햄의 재즈 명곡 ‘블루 보사’를 듣는 게 요즘 그의 낙이다.
용인디지털도서관은 지난 2007년 개관 당시, 국내 최초 인터넷 오디오북 방송서비스를 제공해 화제를 모았다. 말 그대로 책을 읽어주는 서비스인데, 도서관 회원으로 가입만 하면 꼭 도서관을 찾아가지 않고 집에서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용인디지털도서관 도서전산팀의 유영윤 씨는 “키즈토피아 멀티미디어 도서 794종 외에 8188종의 문학 청소년 에세이 경제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전자책이 음원으로 소장되어 있다”며 “시각장애인이나 독서가 불편한 노인분들은 물론 책 볼 시간이 없는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전 세계 희귀음악을 들을 수 있는 뮤직라이브러리 스트리밍 서비스는 클래식 재즈 뉴에이즈 등 월드뮤직 중 저작권 문제가 없는 2만여 개의 트랙, 1900여장 음반의 음원을 제공한다. 이밖에 유명 저자들이 책의 핵심내용을 직접 강연한 동영상북 230여종과 관외대출이 가능한 3900종을 포함, 총 7400여종의 DVD를 보유 중이다.
■ 용인디지털도서관 전자도서관 이용 Tip
전자책과 동영상북의 대출권수는 1인당 각 5권으로 5일 안에 반납해야 하며 연장 신청도 가능하다. 대출한 책을 보려면 홈페이지 화면 위쪽에 있는 ‘내 서재’에 들어가 클릭 한번이면 OK!. 반납 역시 내 서재에 있는 반납 버튼을 누르면 된다. 국회도서관과 국가전자도서관의 DB자료를 비롯해 한국화 향토자료 등 학술정보를 열람할 수 있어 개인의 학습연구를 돕는 역할도 한다. 원하는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없이 듣기만 가능하지만, 음악 외에도 음악 전문용어나 오페라 대본이나 시놉시스 등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 열람이 유용하다. 도서관에 직접 가면 DVD를 영화로 감상할 수도 있다. 평일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문의 031-324-4621(용인시 처인구 삼가동 556)
영감을 주는 지식창고 ‘NHN 라이브러리1’
국내 최대 온라인 정보 제공업체인 NHN이 지난 4일 신사옥 그린팩토리 1~2층에 디자인&IT전문 도서관 ‘라이브러리1’을 개관했다. 약 300평 규모의 이 도서관에는 디자인 및 IT와 관련된 도서 2만여권이 전시되어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라이브러리1은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해외 총 29개 나라의 전문서적들을 다량 구비하고 있어서 지역주민은 물론 관련 정보를 찾기 어려웠던 전공자 및 업계 관계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신분증만 있으면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지만, 이용자가 최대 인원을 넘을 경우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가길 원한다면 전화 혹은 이메일(library1@nhn.com)로 사전 예약하는 게 좋다. 대출은 되지 않고 도서관 안에서만 책을 열람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할 것.
며칠 전 라이브러리1을 다녀온 임성희(36 용인 죽전동) 씨는 “1층 입구에 마련된 ‘지식인의 서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특히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가 신경숙의 서재에 추천된 책을 읽으면서 그의 작품세계와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라고 전했다.
지식인의 서재에는 영화감독 박찬욱, 의사 박경철, 소설가 김훈, 클래식음악가 장한나, 만화가 이현세, 방송인 김제동 등 사회 유명인들이 추천한 책을 직접 읽을 수 있도록 전시되어 있다.
NHN 라이브러리1의 윤경미 대리는 “인터넷 네트워크, 그래픽 멀티미디어, 프로그래밍 언어, 게임 관련 서적과 50여종의 IT 관련 잡지를 구비하고 있으며, 2층에는 건축 인테리어, 일러스트 캐릭터, 그래픽, 멀티미디어, 사용자경험UX 등의 디자인 서적과 60여종의 디자인 잡지를 갖췄다”고 설명했다.
라이브러리1 홈페이지에서 책 사진을 클릭하면 서가 위치와 책이 꽂혀 있는 선반 번호까지 확인이 가능해 사서 도움 없이도 원하는 책을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다.
■ NHN도서관 라이브러리1 이용 Tip
도서관 개관 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토요일은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일요일은 휴관이다. 네이버 관련 액세서리와 기념품이 필요하다면 1층 도서관 입구 건너편에 자리한 NHN스토어에 들르면 된다. ‘날개 달린 네이버 모자’를 비롯해 마우스패드와 키보드 패드 등 각종 사무용품을 판매한다. 영업시간은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인데, 점심시간이 2시부터 3시까지라는 점이 특이하다.
NHN신사옥 토이팩토리 지하 주차장에 내리면 스피커를 통해 새 소리가 흘러나오는데, 각 층마다 지저귀는 새 소리를 달리 해 주차해 놓은 차를 찾기 쉽도록 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단, 주차료는 평일 기준 10분에 500원으로 비싼 편이므로 여유 있게 책을 읽고 싶다면 가까운 공영주차장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편이 낫다.
문의 031-784-4898(분당구 정자동 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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