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여행]과 [호랑이를 이긴 원숭이]
“내가 그리고 쓴 책이 만들어졌어요”
지난 10월 19일 “지니위니” 후곡센터에서는 작은 출판 기념회(?) 파티가 열렸다. 이곳에 다닌 지 1년여 만에 책을 내게 된 이성빈(문화초 6년) 이재우(문화초 2년) 남매를 축하하는 자리였다.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성빈이와 재우를 만나보았다. 또 함께한 성빈이와 재우 어머니에게서 그동안 책을 만들었던 과정과 만든 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성빈이와 재우의 책을 처음 받아 보았을 때 기분은 어떠셨나요?
“뿌듯했죠. 성빈이와 재우도 그랬을거예요. 빠지지 않고 꾸준히 다닌 보람이 있었어요. 특히 성빈이는 책을 만들면서 스스로 한국역사 공부를 톡톡히 하게 됐어요. 인터넷 검색에서부터 관련분야의 책도 찾아보고 선생님과 토론도 많이 하는데 그 자체를 즐기더라고요. 깊이 있는 내용은 아니지만 6학년 수준에 맞게 한국역사 한줄기를 훑는 책이라 저한테도 또 다른 정보를 주던데요. 동화책을 만든 재우는 그 또래가 아니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밌는 문장들이 ‘지니위니에 보내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책을 만들지 않았다면 재우가 이런 생각을 하는지 어떻게 알았겠어요. 또 그림 실력이 눈에 띄게 늘었어요. 책 속의 세밀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담은 그림들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거든요. 그리기에 대해 어떤 부담이나 망설임 없이 척척 그려나가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 보내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우선 집근처라 관심을 갖게 됐고 어떤 곳일지 호기심이 생기더라고요.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더욱 바빠지는데 초등학생 때야말로 좋은 기회인 것 같아요. 어른들도 책을 낸 경우는 흔치 않잖아요. 어렸을 적 그때만의 감성으로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로 표현하는 것은 아이의 성장에 있어서도 참 획기적인 프로그램이라 생각했어요. 그림이나 글이 서툴더라도 부모들이 하지 못한 것을 해낼 때 감동적이기까지 하더라고요. 성빈이와 재우는 첫 작품이지만 2∼3번 책을 내게 되면 기획력이나 구성력 등 어른 못지않은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네요. 그 실력이란 것이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본으로 한 것이겠죠. 특히 최근에는 입학사정관제로 자신의 생각과 노력을 담고 그 발자취를 담은 자신만의 포트폴리오가 필요하잖아요. 그것 때문에 ‘지니위니’에 보낸 것은 아니지만 주변에서 보면 유학을 갈 때도 어릴 적 포트폴리오를 챙겨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자신이 만든 책만큼 임팩트 있는 포트폴리오가 있겠어요.”
책을 만드는 것 외에 “지니위니”의 장점은 무엇인지?
“선생님들이 참 순수하세요. 그래서 아이들이 따르지 않을 수가 없죠. 글짓기 전공 선생님과 그림 전공 선생님이 따로 있는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따뜻하고 이해심이 많으세요. 과정 자체가 빡빡하지도 않지만 강제성을 띄지 않아도 아이들이 수업을 자발적으로 따라가더라고요. 처음에는 재우가 어려서 과연 책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염려도 했는데 오히려 어리기 때문에 상상력이 풍부하고 거침없이 이야기를 구성해나가더라고요. 그런데 선생님들이 그런 이야기를 고치고 그림을 다듬는 건 아닐까 궁금했었는데 워밍업이나 기획 과정에서 방향을 잃지 않도록 중심을 잡아줄 뿐 책에는 어떤 부분도 손대지 않더라고요. 미숙하더라도 아이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힘으로 책을 만든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어른들이 먼저 안된다고 판단해 버리는 것 같아요. 시간이 걸릴 뿐 아이들은 다 해낼 수 있더군요.”
성빈이와 재우의 처녀작을 어떻게 활용하고 계신지?
“책이 나오면서 자부심도 생기고 자신감도 향상됐어요. 또 어떤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얼마만큼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할머니 할아버지도 기뻐하시고. 친인척한테 다 돌린다는 친구들도 있고 학급문고로 내는 친구도 있어요. 자신이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책 맨 뒷장에는 가족사진까지 실려서 성빈이와 재우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이 자체로 우리 가족의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의 활용도보다는 중고등학생이 되고 어른이 됐을 때 이 때 만든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책을 만들면서 자신의 주관을 세워 나가고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그 당시 생각과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감을 갖고 주관대로 헤쳐나간다면 이보다 더 뜻 깊은 공부가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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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형 리포터 wyna-k@hanm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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