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백배 즐기기
갈수록 매서워지는 찬바람은 가을 더러 어서 가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짧은 가을을 만끽할 시간도 없이 겹겹이 껴입은 옷을 잡고 사람들은 떠나는 계절을 붙잡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떠나가는 가을이 아쉬워 거제에서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는 북병산으로 향한다.
숲이 있는 곳에는 분명 색색의 단풍을 볼 수 있다. 심원사 입구에서부터 단풍의 풍요로운 색감과 낙엽이 흩뿌려져서 늦가을의 분위기를 한층 고취시킨다. 바스락거리는 낙엽 밟는 소리, 숲내음, 상쾌한 바람소리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오가는 이가 드물어 조용하다. 울긋불긋 화려하게 어우러져 있는 단풍잎을 바라보며, 떨어진 낙엽을 밟으며 걸으니 가을을 한가득 마음에 품고 있는 듯하다.
조금은 가파른 듯 하지만 중간 중간 나무계단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 오르기 좋은 등산코스다. 정상까지 465m로 심원사에서 출발하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북병산 정상에서 풍경
정상에서의 조망은 아주 뛰어나다. 동남쪽 바로 아래로 구조라와 망치의 아름다운 해안이 한 폭의 아름다운 풍경화로 연출되며, 북동쪽으로는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지능선과 지세포만의 절경이 이어지고 그 뒤로 옥포만의 풍경과 국사봉과 와야봉이 보인다.
또한 북서 방향으로 구천저수지와 선자산에서 통신대봉, 계룡산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이 바로 눈앞에서 이어지며 고현만의 거제조선소와 주변의 풍경이 아름답게 연출된다. 선자산 뒤로는 통영의 벽방산과 한려수도의 절경이 선명하게 조망되어진다. 북남쪽으로는 노자산에서 가라산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이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며, 통영 앞 바다의 섬들이 주옥같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내려오는 길, 좀 더러워지면 어떠랴 아이들과 낙엽미끄럼 타고, 나뒹굴며 신나면 그만인 것을, 자연에서 놀잇감을 찾고 뛰어노는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은 산행의 또다른 묘미가 아닐까한다. 단풍 산행길은 망치고개에서 달뜬 바위 옆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과 삼거리 반송재 앞산으로 올라 365봉을 거쳐 다리골재와 북병산 삼거리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있고, 다리골에서 심원사를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길 등이 있다. 가을 낙엽이 다 지기 전에 가족과 연인과 함께 가을의 마지막 추억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지.
최은정 리포터 cejangel@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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