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사람들 -‘공주 UCLA를 가다’ 책 펴낸 양진운 씨

“의지만 있다면, 꿈은 이루어집니다...”두 딸과 함께 떠난 미국유학일기를 책으로 펴내...

지역내일 2010-11-16


  서른 여덟이라는 나이에 두 딸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자신의 일기를 책으로 펴냈다. 얼마나 부러운 일인가~ 일상에 지쳐 사는 대부분의 주부들에게 그녀의 이야기는 왠지 자신과는 먼 공주의 이야기만 갔다. ‘돈이 많겠지...’ ‘영어가 되니까...’ ‘잘났으니까...’ 하지만 그녀를 만나보면, 그녀의 책을 읽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육아에 치이고, 돈 때문에 이사를 가고, 영어 때문에 눈물로 밤을 지세는 ‘공부하는 주부’. 얼마나 ‘공주스러울까’라는 기대를 갖고 만난 그녀의 투사와도 같은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꿈을 꾸고, 꿈을 위해 행동하라!  
      꿈은 기적처럼 이루어진다~ 


서른 다섯에 캠퍼스로 돌아간 양진운씨는 원문 보고서를 번역하기 위해 밤새 영어사전과 싸움을 해야만 했다. 기대되는 전도유망한 젊은 학생과는 거리가 먼 그녀. 석박사 과정을 외국의 대학에서 보낸 이들의 유창한 영어실력과 유학 경험은 더욱 부러웠고, 가보지 못한 세계에 대한 동경이 점점 커져갔다.
그녀는 2007년 여름, 박사과정 수료를 앞두고 미국행을 결심했다. 물론 오라는 대학도 아는 교수도 없었다. 그날부터 노인복지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대학과 연구소의 교수들을 비롯해 미국의 노인청 산하 기관들과 사회 서비스 관련 기관들에게 일일이 편지와 이력서, 학회발표 논문과 연구실적을 보냈다. 하지만 어쩌다 날아든 거절의 장문 편지 외에는 대부분 답장조차 없었다. 
하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녀에게 관심을 보인 곳은 UCLA. 우연히 참가한 학회에서 자신에게 답장을 준 페르난도 교수를 만났고 그녀는 짧은 영어를 총동원해 간절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리고 그날 그녀의 꿈은 기적처럼 이루어졌다. 1년간 연구원으로 초청하겠다는 전화를 받은 것이다. 


서른여덟, 두 딸과 함께 떠난 미국유학일기
     “공주 UCLA를 가다” 책 펴내


그녀는 이렇게 꿈을 이뤄냈다. 초청이 확정된 후 그녀의 남편은 “간다간다 하더니 정말 가게 되는구나”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남편 뿐 아니라 제 주변 사람들이 정말 많이 도와줬어요. 하지만 제가 너무 열심히 하니까 그냥 하고 싶으면 해봐라 그런 분위기였지, 정말 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았죠.”
하지만 그녀에게는 또 다른 고민이 생겼다. 바로 자신의 두 딸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초청해준 페르난도 교수에게 다시 메일을 보냈다. ‘내 삶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나에게는 아이들이 있고 그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다. 아이들에게도 초청장을 보내 달라.’ 페르난도 교수의 답장은 간단했다. ‘엄마라면 당연하다. 초청장을 보내주겠다.’ 
이렇게 서른여덟, 두 딸과 함께 미국 유학생활이 시작했다. 하지만 부푼 기대로 시작한 미국 생활은 하루하루가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언어의 장벽과 낯선 문화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깨지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도전의 나날들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신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매일매일 일기를 썼다. 그리고 그 일기가 책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났다. ‘공주, UCLA를 가다’!


유학생활에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 
      ‘일상에 대한 감사함’ 


“미국에 도착해 3주째 되던 날, 언어 때문에 학교생활에 힘들어 하던 큰 딸과 소리 지르며 싸우고 밤새 울었습니다. 우리가 언어장애를 가진 한 부모 가정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죠.” 하지만 그녀에게는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으로 유학생활에 적응해 나가며 일상에 대한 감사함을 깨달았다고 했다. 
“우리 딸들이 커서 우리 엄마 참 멋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요. 그리고 언제나 그 자리에서 응원해주는 남편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마친 ‘공주(공부하는 주부)’는 “Always Dream!!"이라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문의 010-5363-9497
현정희 리포터 imh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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