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가 싹싹 비워질때
흐믓한 엄마의 마음으로 요리하죠”
산들은 이미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고 하늘은 청명하기 그지없다. 참 집에만 있기도 뭣한 요즘 날씨다.
한 달에 한 번씩 ''맛집 탐방''을 하는 주부 셋이 모였다. 나이 탓일까, 날씨 탓일까? 오늘은 도심의 복잡한 식당이 안 당긴다. ‘우리 그럼 조금 나가볼까?’
고기리쪽으로 방향을 튼다. 미금역 부근에서 들어가는 고기리 방향의 새로운 길로 들어서자 세상에 터널하나를 두고 어쩌면 이리 다를 수 있는지 너무나 다른 느낌이다. 잠깐사이에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온 듯하다. 이들이 찾은 곳은 바로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코벤트 가든’. 작은 이정표들이 길을 잘 안내해 준다. 지난 3월에 오픈해 벌써 입소문을 듣고 찾는 이들이 많았다.
편안한 분위기,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
거리 공연의 메카이자 언제나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사랑을 받는 곳인 영국 런던의 코벤트 가든처럼 ‘항상 즐거운 사람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해서 이름을 가져왔다고 한다.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와 테라스쪽으로 보여지는 마당과 전망이 마음에 쏙 든다. 각기 다른 이야기가 있을 법한 테이블들이 분위기를 달리하여 세팅되어있는 센스가 돋보인다. 집처럼 소박해 보이면서도 구석구석 주인장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데 세련된 감각을 풍기는 곳임에 틀림없다.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누구나 넓은 정원이 있는 집이 꿈이지 않던가? 날씨만 허락한다면 테라스에서 식사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맑은 공기와 탁 트인 전경이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알리오 에 올리오 파스타와 안심스테이크가 메인인 세트메뉴를 주문했다. 잠깐 이것저것 구경하고 서로 안부를 묻는 사이 직접 구운 이탈리안 대표 브레드인 포카치아와 모닝롤이 제공됐다. 쫄깃하면서도 담백해 자꾸 손이 가게 된다. 신선한 야채샐러드와 스프는 정갈하면서 깊은 맛을 자아낸다. 드디어 나온 안심 스테이크. 더운 야채가 함께 제공되는데 육질이 부드럽고 입안에서 퍼지는 육즙이 그만이다. 특히 뼈를 고아 와인, 샐러리 등을 넣고 오랜시간 끓여서 만든 소스의 풍미도 빼놓을 수 없다. 오일로 요리를 한 알리오 에 올리오 파스타도 정말 맛있다. 적당히 익은 국수가 입에 착착 감긴다. 아래쪽에 고인 소스를 잘 버무려 먹어야 제 맛이다.
이곳은 조문주 대표가 직접 요리를 한다. 워낙 요리를 좋아해 이탈리안 요리를 배우기 시작했던 것이 이젠 업이 되었다. 그 동안 여러 셰프들이 거쳐 갔지만 워낙 맛에 까다로운 조 대표의 입맛을 맞출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요리를 맡게 된 조 대표는 성격처럼 음식의 질은 물론 부엌안의 청결함에도 신경을 쓴다.
“최상의 식재료와 정성이 요리의 맛을 좌우해요.” 매일 마침 손수 시장을 보는 조 대표의 말이다. 이런 정성스런 마음은 맛으로 나타나는데 주부들의 입맛을 속일 수 없었다. 서양 음식이라 느끼할 것 같지만 요리들이 담백하고 깨끗한 맛을 내 부담이 없다. 만약 엄마가 이탈리안 요리를 배웠다면 바로 이곳의 음식 맛이 바로 ‘엄마가 해준’ 맛일 것이다. 아이들은 닭 가슴살을 넣은 풍기 에 폴로 파스파, 남자들에게는 스테이크류가 인기다. 어스름한 가을 저녁 풍경과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음식들이다. 여기에 와인 한잔 곁들이면 금상첨화일 터. 조 대표의 추천 와인도 잊지 말자.
소중한 사람과의 연말연시 모임장소로 딱!
이곳의 따듯한 분위기는 좋은 인연을 가진 지인들과 혹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너무 잘 어울린다. 마당이 보이는 독립된 룸이 있어 작은 모임에도 알맞다.
또 차를 마시며 일상의 잔잔한 수다를 나눌 수 있다. 점심과 저녁 메뉴 사이에만 주문을 받는 와플, 젤라또, 떡볶이 등 The others 메뉴가 있으니 차만으로 채워줄 수 없는 허기걱정은 접어도 될 듯.
봄~가을까지 가끔 정원을 빌려 가든파티를 할 수 있고, 겨울에는 눈 내리는 전경을 바라보며 페치카에 몸을 녹일 수 있다. 날이 추워질수록 따뜻한 온기를 전해줄 분위기 있는 페치카는 특히 손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Shop in shop으로 조문주 대표의 또 다른 솜씨를 엿볼 수 있는 액세서리, 소품 코너도 주부들의 발길을 잡는다.
오랜만에 만난 수다쟁이 주부들은 후식으로 나온 커피와 함께 ‘코벤트 가든’에서의 연말가족모임을 약속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문의 031-261-0504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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