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호 찾던 철새 4분의 1로 줄어 … 철새축제 앞둔 군산시 울상
전북 군산시가 10일 철새축제 개막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예년 같으면 금강호를 가득 채웠을 축제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시는 매년 11월 금강호를 찾는 겨울철새를 주제로 축제로 열고 있다. 올해 7회 대회에 불과하지만 70~80만 마리 겨울철새가 펼치는 군무는 타 지역서 보기 힘든 장관으로 국내 3대 철새축제 반열에 올려놓았다.
그러나 금강호를 노닐어야 할 철새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어 시 관계자들의 마음을 졸이고 있다. 특히 금강호 겨울철새의 80%를 차지하는 가창오리 수가 크게 줄어 지난해 이맘때 40여만 마리가 목격되던 것이 올해에는 10만여 마리에 불과하다. 군산시청 직원들이 나서 새벽부터 ''철새 모이 주기'' 작업을 펼치고, 금강호 불법 어로행위 단속에 나섰지만 뾰족한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올해 철새 개체수 감소를 놓고 지구 온난화로 철새들의 이동주기가 바뀐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쪽에 있던 겨울철새의 남하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금강호 인근 나포 십자들녘에서 10월초면 발견되던 가창오리가 올해는 10월말에 처음 관찰됐다. 새만금방조제 축조로 새로운 서식지를 찾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만금에 거대한 담수호가 생기면서 만경·동진강과 새만금내측 바닷물이 만나는 지역으로 월동지역을 옮겼을 가능성이다.
여기에 금강호 인근의 개발행위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 일대에서 시행되는 ''4대강 공사의 소음''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군산 철세축제가 열리는 군산 철새조망대 앞 금강호 둔치에서는 요즘 자전거길과 녹지 조성사업이 한창이다. 철새는 주변환경에 민감해 미세한 변화에도 휴식처를 만들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산시도 이를 감안, 축제 행사장 주변에 애드벌룬이나 대형 음향기기 등을 설치하지 않고 있다.
군산시 철새생태관리과 한성우 연구사는 "축제 일정을 조금 뒤로 늦추고 장소를 금강호와 새만금 일대로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군산세계철세축제는 10일부터 14일까지 금강 철새조망대와 군산시 은파유원지에서 열린다. 탐조 프로그램과 함께 1년간 철새조망대를 방문한 관람객이 작성한 편지를 모아 매년 10월말 가정에 보내주는 ''철새우체통'' 프로그램이 선을 보인다.
문의 철새조망대(www.gmbo.kr) 063 453~7213
군산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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