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바탕으로 노사간 상생의 문화 만들어
지역사회 위한 ‘나눔’에도 노사간 뜻 모아
올해 자랑스런 전북인 대상 근로부문에서 수상한 김승원((주)삼양 화성) 노동조합 위원장. 매사에 막힘없이 무슨 일을 하든지 자신감과 활기가 넘치는 노동운동가이지만 ‘가슴 한 켠에는 내성적인 성격이다’며 인터뷰를 쑥스러워 한다.
김승원 위원장은 “조합원들이 있고 주변 분들이 있기에 이런 상을 타게 된 것입니다. 개인의 영광보다는 조합원들의 영광으로 돌리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86년 (주)삼양사에 입사한 그는 1990년부터 노사협의회 근로자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 노사가 신뢰감을 가지고 서로 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근로복지기금 설립을 주도했다. 그는 “노사가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복지향상과 근로조건 개선을 통한 조합원의 권익보호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96년 11월 노동조합을 밤 10시에 설립했죠”
결국 96년 삼양 화성 노동조합을 설립해 초대 위원장으로 직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그 당시를 회고하면 안타까운 기억이 되살아난다고. 당시 책임자가 좌천되고 말았다. 그만큼 그 시대에 노동조합을 세운다는 것이 사측에서 보면 자칫 노동자에게 발목 잡힐 수 있다는 해석이다.
같이 가는 노사관계
노동조합을 처음 설립한 그는 노동운동의 기초를 다져나갔다. 무엇보다 노사가 함께 윈윈(win-win)해 나가기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가 중요했다. 회사 입장에서 보면 생산성 향상이 중요했고, 노동자 입장에서는 근로조건 개선과 복지향상이 급선무.
서로의 입장 차이가 있었겠지만, 김 위원장은 협력적인 노사문화를 만들어 가는 관계로 토론과 논의를 통해 해법을 찾아냈다. 96년 노조 설립 이래 환경안전과 무재해 운동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며 동지적 노사문화를 구축하는데 힘써왔다. 또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하지 않으므로써 단 한 명의 근로자도 해고하지 않는 등 고용 안정에도 그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노사화합을 위한 세심한 관리와 열정은 그를 따라갈 수 없다. 연 1회 정기적인 노사간부 워크샵을 열어 노사간 공통 대안을 만들어 간다. 다양한 의견을 들어 노사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직종별, 부서별, 계층별 등 세부적인 직무에 따라 간담회를 열어 애로사항을 듣고 경영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로 활용한다.
또 매년 경영 성과에 반영하는 사원들의 만족도 조사로 지금보다 더 나은 회사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도 돋보인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노사가 서로 상생의 길을 어떻게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 김승원 위원장은 IMF 위기에서도 단 한 명의 구조조정없이 4조3교대를 실시하고 임금을 보정해 근로조건을 개선해 나갔다. 뿐만 아니라 2005년에는 정부안보다 1년여 빨리 주 40시간제를 도입하여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도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 그의 원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부분이다.
지역사회 ‘나눔의 실천’
그는 전주시 덕진구 팔복동에 위치한 팔복공단 제조업 노동조합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나눔의 실천’이라는 타이틀 아래 노사 공동으로 모금액을 출연하고, 회사의 이익 일부를 불우이웃성금으로 기탁하는 등 지역사회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도 2005년부터는 매년 결손가정 아이들에게 무료 급식을 할 수 있도록 팔복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20여 명의 아이들을 보조해준다.
하지만 그의 집에서는 왕따(?)란다. 노동운동뿐 아니라 노사간 신뢰를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그의 활동이 필요한 곳이 많다. 그의 활동 폭이 넓어질수록 가족과의 시간은 없어졌을 터.
1남1녀의 자녀를 둔 그는 가정에서 어떤 아버지 모습일까. 어떤 아빠의 모습인지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집에서는 왕따예요. 아무래도 많은 시간을 같이 못하니까 가족들한테 미안하죠. 가족을 멀리 하고 싶은 아빠가 어디 있겠어요. 이번에 전북인 대상에 수상한 아빠를 보면서 딸이 ‘우리 아빠 대단하다’고 말해주더군요(웃음)”
그에게 강점은 부지런함과 정직함 그리고 뚝심이다. 김승원 위원장은 “우리 사업장이 도내에서는 근로조건이 괜찮은 회사이다라는 자긍심이 들 수 있도록 근무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며 “정말 좋은 회사를 만들어 가는데 욕심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 발언에 무게가 실린다.
김승원 위원장은 현 근무시간을 4조3교대에서 5조3교대로 전환해 근로자들의 여가시간이 많아져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그동안 상생의 노사문화를 구축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에는 노동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전국 노사문화대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갈 길은 아직 멀다. 며칠 동안 전남 완도로 교육을 다녀온 끝에 감기몸살이 걸렸다. 어찌보면 신경써야 할 일이 많으니 몸이 고달플 수도 있겠다. 그는 노동조합의 중심인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김은영 리포터 key3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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