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아지경에 이르는 바느질, 치유받는 느낌이 들어요”
바늘과 실을 1년에 몇 번이나 잡아볼까? 요즘이 양말을 기워 입는 시대도 아니고 말이다. 어쩌면 시집올 때 해온 고운 수가 놓아진 반짇고리를 아직도 새색시마냥 고이 모셔진 채로 있는 집도 있을 것이다. 요즘과 같은 세상에 언제 바늘을 꺼내들 시간이 있냐고 묻기도 하겠지만, 바늘과 실을 이용해 천을 잇고 작품을 만들며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느질의 손맛에 푹 빠진 사람들 말이다.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가을, 바느질의 묘미가 확 다가오지 않는가? 세상의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우리지역에서 바느질 배울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이세라 리포터 dhum2000@hanmail.net
드르륵 드르륵~ ‘부라더 미싱 무료 강습’
차근차근하는 바느질이 적성에 안 맞는다? 하지만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 싶을 때 재봉틀을 떠올려본다. ‘기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쉽게 시작하지 못했다면, 부라더미싱 무료 강습을 찾아보자. 풍덕천 사거리에 위치한 부라더미싱 용인·수지점에서는 11월초부터 1주일(월, 수요일)에 1회씩 한 달 기준으로 무료 강습을 실시한다. 의상학을 전공한 강사가 홈패션은 물론 양재까지 꼼꼼히 지도하는데 재봉틀에 대한 기초 설명부터 시작하니 처음이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 전시되어 있는 부라더미싱을 사용할 수 있어 개인 재봉틀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어 좋다. 재료비는 따로 부담해야 하지만 고급원단을 사용해 만족도가 높은 편이고 빅 사이즈 의류나 개성에 맞는 옷을 만들 수 있고 완성도가 높아 하나하나 만들어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선착순 10명이니 서둘러 보자. 부라더미싱을 구매할 경우에는 수강증이 발급되어 자유롭게 배울 수 있다.
문의 031-262-3022
발도로프 인형 만드는 ‘꼭두공방’
‘국내1호’로 발도로프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정선훈 작가의 ‘꼭두공방’을 소개한다. 이곳에서 만들 수 있는 발도로프 인형은 장식용 인형이 아니라 아이들의 놀잇감으로 직접 가지고 놀며 상상력과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예술인형’이다. 아기자기한 예술적 감성이 묻어나는 ‘꼭두공방’의 주인장인 정 작가는 어릴 때부터 헝겊으로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바느질에 몰입하다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평화로와지죠. 그러다보면 무아지경에 이르게 되는데 이 때 드는 자가 치유적인 느낌이 좋아요.” 정 작가가 논하는 ‘바느질의 미학’이다.
정자동에 위치한 이곳에서는 소품인형, 동물인형(펠트, 양털), 줄인형, 임산부대상 인형, 신생아대상 인형, 옷 갈아입는 인형, 천연 염색, 조각보자기 만들기를 테마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보기만 해도 푸근함이 느껴지는 이 인형들은 홈질만 할 줄 알면 누구든지 만들 수 있다고 한다. 1주일에 2시간씩 과정에 따라 1달에서 2달 정도의 기간이 걸리며, 수강료 안에 재료비가 포함되어 있다. (10만원~20만원) 특히 천연염색한 천으로 한복을 지어 옷을 갈아입히는 인형(2달 과정)은 아이뿐 아니라 엄마들의 로망이다.
문의 031-715-2182
미술관에서 배우는 ‘규방공예’
조선시대, 엄격한 유교사회에서 양반집 규수들의 생활공간이었던 규방에서 탄생한 규방공예는 오방색실과 천을 이어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어 오늘날까지 그 명맥을 잇고 있다. 혀를 내두를 정도로 정교한 바느질을 보고 있노라면 규방공예야 말로 ‘바느질의 정수’가 아닌가 싶다. 미술관에서 배우는 규방공예는 어떨까? 영은미술관에서는 규방공예, 염색공예로 유명한 오명옥 작가에게 규방공예의 모든 것을 전수 받을 수 있다. 러너(홑보), 도장집, 바람개비형 보자기, 바느질쌈지, 사선보자기, 배접을 만드는데 매주 화요일 10시~1시까지이며 기간은 두 달이 기본이다. 가족적인 분위기도 이곳의 자랑. 수강한지 1년이 넘으면 수료증도 받을 수 있다. 거리가 다소 멀게 느껴지지만 분당에서도 많이 찾는다고 하니 문을 두드려보자. 8주에 8만원이며 재료비는 별도이다. 정원이 아름다운 영은미술관의 가을을 만끽하며 문화적인 충전도 겸할 수 있을 것이다. 한땀 한땀 바느질을 하면서 세상의 모든 시름도 묻어보자.
문의 031-761-0137
‘바늘’의 ‘바’자 몰라도 시작할 수 있는 ‘치치 퀼트’
죽전 카페거리를 지나본 사람이라면 호기심으로 한번쯤은 들여다봤을 퀼트집이 있다. 두 건물 사이의 2평 남짓한 공간에 자리잡은 이곳에는 색감이 너무 예쁜 퀼트 작품들이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바로 일본 퀼트를 배울 수 있는 치치퀼트이다. ‘바늘’의 ‘바’자도 모르는 사람도 시작할 수 있다는 이곳 관계자의 말처럼 처음부터 이불을 만들 수도 있다. 정규 강좌가 아닌 본인이 원하는 작품패키지 제품을 구입하면 완성할 때까지 언제든지 와서 자유롭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가 원치 않는 작품을 억지로 만들 필요가 없어 좋다. 2층에 작업실이 따로 있어 편하게 배울 수 있고, 빨리 작품을 완성하고 싶은 ‘성격 급한’ 사람에게는 머신퀼트를 가르쳐 준다. 손바닥만한 손지갑에서 부터 커다란 이불, 옷에 이르기 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오전11시에서 오후 11시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퇴근 후 들르는 직장인도 많은 편.
색감이 좋고 아기자기한 일본 퀼트의 매력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
문의 010-4131-9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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