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어르신들 찾아가 情을 나눠요
안곡중학교(교장 문영애)의 안곡사랑나눔 봉사단은 학부모와 학생이 함께 하는 가족 봉사단이다. 올해 7월에 꾸려진 신생 봉사단이지만 참여율은 뜨겁다. 부모와 함께 하니 학생들도 좋아하고, 자녀들의 봉사 활동을 지켜보는 학부모들도 뿌듯한 마음에 만족도가 높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가족봉사단
안곡사랑나눔 봉사단은 일산종합사회복지관과 자매 결연을 맺고 지역 내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가 생신 상을 차려드리고 축하하는 활동이 그 가운데 하나다. 학부모와 자녀들 2~4 가정이 한 모둠이 되어 홀로 노인과 결연을 맺고 생일 때 찾아 가는 활동이다. 학부모들은 생신 상으로 따뜻한 밥과 미역국, 고기, 전과 잡채를 준비한다. 또 밑반찬도 몇 가지 준비해 간다. 어르신을 찾으면 먼저 집을 깨끗이 청소한 다음 생일상을 차린다. 안곡중학교에서 지원한 케이크과 과일을 함께 올려 생일상은 한층 풍성해진다. 따뜻한 생일상 앞에서 어르신들은 종종 눈물을 보이신다. 학생들은 설거지를 돕기도 하고 어르신들에게 안마를 해 드리기도 한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3학년 양수진 학생은 어르신을 찾아가면서 외할머니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졌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기 전에는 별다른 생각이 없었거든요. 막상 가서 할머니를 만나니까 우리 할머니를 만나는 것 같았어요. 안마를 해드리는데 많이 쓸쓸하셨던 것 같았어요. 도와드리면서 뿌듯함도 느꼈고요. 자주 찾아뵙고 싶어요.”
양수진 학생의 어머니 김진선 씨는 연말 김장 봉사에도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진이한테도 좋은 경험이었지만 저도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 참 좋더라고요. 아이들도 이렇게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모님,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겠구나 싶었죠. 기회가 된다면 내년 생신 때도 찾아뵙고 싶어요.”
안곡사랑나눔 봉사단의 회원은 모두 33가족 총 74명으로 학부모 33명, 학생 41명이다. 이들은 10명의 홀로 노인과 연계를 맺고 있다. 그 가운데는 일 년에 한번으로 아쉬워 두 분의 노인을 찾아가겠다고 자원한 가구도 있다. 자녀들이 어르신들을 만나며 봉사활동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학부모들도 좋아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요리하고 청소하는 기회를 더 좋아하는 것은 학생들이다.
홀로 노인과 요양원 찾아가는 봉사활동
봉사단은 첫째와 셋째 토요일에 결연을 맺은 요양원에 찾아가 봉사활동을 한다. 중산동에 있는 레인보우 요양원으로 치매, 중풍 같은 노인성 질환을 앓는 이들을 수발하고 보호하는 전문 요양 시설이다. 봉사단과는 올해 8월에 자매 결연을 맺었다. 요양원에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두 개조로 나누어 방문한다.
김장철인 11월에는 조손가정, 소년소녀 가정을 위한 김치를 담그는 봉사활동도 진행할 예정인데 벌써부터 봉사단 학부모와 학생들은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
뜨거운 호응 뒤에는 아낌없이 자원봉사 활동을 이끌고 지원한 이영순 지도교사의 공이 컸다. 3학년 6반 담임을 맡고 있는 이 교사는 얼마 전 학급 소풍이 있던 날, 학생들을 데리고 요양원을 찾았다.
“오전에 영화를 보고나서 어디를 갈까 고민했어요. 제가 봉사단을 이끌고 있기도 하고 전부터 관심이 많아서 아이들과 함께 요양원으로 갔죠.”
학생들은 즉석에서 모둠을 지어 장기자랑을 준비했다. 트로트를 부르기도 하고 동요에 맞추어 율동을 선보이기도 했다. 춤추고 노래하는 어린 학생들을 보며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활짝 피어났다.
“한 시간 동안 학생들이 열심히 공연을 했죠. 요양원 쪽에서 많이 기뻐하시면서 요플레와 과자를 보내주셨어요. 아이들이랑 맛있게 나눠먹었어요.”
인연의 끈을 따라 따뜻한 마음이 오고 가는 모습을 보며 이 교사는 흐뭇하다고 말했다.
“여름에 봉사단이 생겨서 날씨도 더웠는데 얼마나 적극적으로 하는지 몰라요. 휴지 한번 줍고 마는 봉사 활동이 아니죠. 참여하는 학생들도 봉사 시간만 채우려고 하는 아이들이 아니에요.”
아쉬운 것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예산이 내년에도 지속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 교사는 부모와 학생들이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봉사단에 참여하면 아이들은 무조건 변해요. 교육적으로 좋은 면이 많아요. 앞으로 입시도 성적만 보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인성을 많이 반영하는 추세죠. 봉사활동 같은 자발적인 활동의 비중이 커요.”
이 교사는 이렇게 말하면서 안곡사랑나눔 봉사단에는 성적이 우수하고 적극적인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부모와 자녀가 한 봉사단이 되어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만드는 살아있는 교육의 모습, 안곡사랑나눔 봉사단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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