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유역환경청이 사전환경성검토를 거치지 않고 불법공사를 벌여 논란을 빚은 ‘금강살리기사업 유등 1·2지구’의 환경영향평가를 보름 만에 마쳤다. (내일신문 10월 7일자 5면 참조) 이 때문에 금강유역환경청이 대전국토관리청의 불법공사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 규명도 없이 이를 묵인하는 게 아니냐는 비난이 일고 있다. 대전국토관리청도 조만간 공사를 재개할 것으로 알려져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은 금강살리기 사업구간인 유등 2지구 일부 구간에서 불법공사가 진행된 사실을 확인해 시행청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지난 6일 밝힌 바 있다.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사전 환경성검토를 받지 않고 공사를 진행한 안영교~복수교 1.8㎞ 구간은 수달(천연기념물 330호)과 감돌고기(멸종위기 1급 ) 등이 서식하는 유등천 유일의 자연하천 구간으로 생태적 가치가 매우 높은 곳이다. 대전시도 생태하천 복원 조성 기본계획에서 보전 구간으로 정해놓고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진행 중인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사전환경성검토 없이 공사를 진행해온 사실이 드러나자 환경단체는 불법 사전공사 구간 원상복구와 사업계획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으며, 금강유역환경청도 철저한 조사와 고발조치 등을 예고했다.
그러나 위반사실 확인이나 책임규명이 이뤄지기도 전에 공사가 재개될 것으로 보여 환경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이 문제가 불거진 후 불과 보름 만에 환경영향평가 협의를 마쳤으며, 사업계획 변경 없이 사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결론지었기 때문이다.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이미 공사로 파헤쳐진 곳에 대해 보름만에 환경영향평가를 했다는 것은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있다”며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원상복구 조처를 하도록 해야 할 금강유역환경청이 오히려 환경파괴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 처장은 이어 “금강유역환경청 역사상 가장 최악의 환경영향평가로 기록될 것”이라며 “문제가 된 것을 시정한 후에 공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이런 기초적인 상식마저 무시한 채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강유역환경청은 군색한 해명을 내놓고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또한 불법공사가 진행된 구간은 이미 4~5개월 전에 공사가 이뤄져 환경에 미친 영향을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 재개를 위한 신속한 행정처리와 달리 위법 사실에 대한 법적 처벌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금강유역환경청 환경감시단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쯤에야 사건이 넘어와 관련 사실을 조사 중”이라며 “이에 대한 검찰의 수사지휘는 2~3개월은 걸린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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