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파장 확산

‘상식밖’ 처벌에 외압의혹 제기

국감서 가해학생 부모직업 공개 요구 … 경찰 “수사에 압력행사 없었다”

지역내일 2010-11-01

 대전지역에서 발생한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 파장이 커지고 있다.


가해자인 고교생 16명을 불구속 입건한 사법당국의 조치를 두고 지적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치 않은 상식이하의 처벌이란 비판(석간 내일신문 15일자 20면 참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외압의혹까지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사건은 가해자 부모 등의 외부압력이 작용하지 않고서는 사법당국에서 내놓긴 힘든 처벌조치였다는 시각이 팽배했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1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전경찰청 국정감사에선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더욱이 여야 의원 가릴 것 없이 지적장애 여중생 집단성폭행 사건과 관련 일제히 외압의혹을 제기했고 불구속된 가해학생 16명의 부모 직업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강찬조 대전경찰청장은 “피의자 부모에 대한 조사는 하지 않기 때문에 직업을 파악한 바 없다”고 답변했다.


의원들은 “혹시 있었을지 모를 외압을 파헤치려면 부모와 관련된 정보가 필요하다”며 “가해자들 부모가 직접적 권력자가 아니더라도 주변에 간접적으로 외압을 행사할 수 있는 인물이 있었는 지를 파악하려면 필요하다”고 추궁했다.


이윤석 민주당 의원은 “미성년자인 가해자를 조사할 때 보호자인 부모가 참석하는데, 부모가 뭐 하는지는 물론 전화번호 주소를 기본적으로 조사하는 것 아니냐”며 “가해자들에 대한 구속 의견을 내지 않은 이유가 혹시 고위층과 연결된 것은 아닌 지 확인해야겠다. 신상정보와 최소한 직업 정도는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장세환 의원도 “고등학생 16명이 지적장애 및 신체장애 3급인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했다는 것은 대낮에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며 “솜방망이보다 못한 처벌을 한 검사도 제정신이 아니고 경찰도 제정신이 아니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고 위에서 조작하고 뭔가 압력을 넣은 흔적이 있다”며 외압 의혹에 힘을 보탰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도 “경찰이 마땅히 약자를 보호해야 하는데 내버려뒀다 해서 일반 여론이 매우 좋지 않다”며 “평소 대전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 미발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아 구속영장을 남발하는데, 왜 이 사건에 대해서는 영장을 신청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은 “가해 청소년 부모 가운데 고위 공직자 부모가 있는지만 확인하면 된다”며 “개인정보 보호 운운하지 말고, 부모 중에 고위 공직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밝히지 못하면 국감을 못 끝낸다”며 경찰을 압박했다.


같은 당 유정현 의원은 “가해학생 부모에 대한 신상정보를 사회 지도층 또는 책임있는 공직자의 자녀가 포함돼 제공하지 않는 것인지, 경찰은 알고 있을 텐데 눈감아 준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부모들의 인적사항을 알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피의자를 조사할 때는 피의자 신문조서에 따라 수사를 할 뿐 피의자 부모에 대한 신분은 조사하지 않는다”면서 “이번 사건은 우리 경찰이 인지해 의욕적으로 수사한 사안이다. 성폭력상담소와 정신감정 병원 등 여러 단체의 도움을 받아 수사했기 때문에 누가 압력을 행사해서 어떻게 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이처럼 가해학생 부모 인적사항을 요구하는 의원 주문이 잇따르자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명단을 언론 등에 공개하면 개인정보 누설 등에 해당할 수 있는 만큼 오는 22일 경찰청 종합감사 때까지 감사반장실에 대외비로 보내주고 필요한 의원들이 참고하는 선에서 정리하자”며 중재를 시도했다.


또 감사반장인 민주당 백원우 의원도 “수사과정에 외압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를 가리는 것이 핵심이니 여야 간사들이 합의해 지혜롭게 풀어나가도록 하겠다”며 이날 대전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마무리했다.


한편 대전지방경찰청 성폭력특별수사대는 지난 13일 지적장애 및 신체장애 여중생을 성폭행한 혐의(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A(17)군 등 대전지역 고등학생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김종필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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