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여성 인권운동과 건강한 성문화 확산의 요람
오는 10월22일 부천 여성의 전화(회장 김수정, 부천여전)가 10주년을 맞는다. 이 단체는 지난 2001년 창단해서 부천지역 여성인권운동의 메카 역할을 하면서 건강한 성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간 부천여전은 여성폭력피해자 상담과 지역 여성을 위한 대중 교육, 지역정책모니터링 등을 토대로 지역 여성들의 권익을 옹호하면서 ‘여자들을 위한 건강한 소통의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여성 인권 보호 위한 인식 개선
‘폭력으로부터 여성 인권을 보호한다. 여성의 복지증진과 성 평등을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여성이 참여하는 한편, 사회 평화와 민주사회 실현, 부천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한다.’ 부천여성의 전화의 창립 목적이다. 지난 2000년 부천지역에 여성인권운동단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대두되면서 김은혜(현 부천생협 이사장)씨를 중심으로 2001년 2월22일 창립한 부천여성의 전화. 10년 활동의 경력만큼 그간 해 온 사업은 다양하다. 지난 10년 동안 부천여전은 가정폭력과 성폭력에 노출된 여성폭력 피해자 상담과 인권지원, 폭력예방교육을 실시해 오면서 지역사회를 보살폈다. 주민들에게는 성폭력, 성매매 인식조사 및 토론회를 개최해서 인식 개선에 일조했다. 부천여전 부설 성폭력상담소는 피해 여성에 대한 상담과 의료비 지원, 경찰진술 동행과 법적 진행과정을 지원하고 있기도 하다. 그것만이 아니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과 ‘아줌마, 인문학을 만나다’ 등 여성대중교육을 통해 지역 여성들의 정체성 찾기에 안타를 날렸고, 지역 여성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해서 자치단체 살림을 여성의 눈으로 살펴보기도 했다. 또한 국제결혼이주여성 인권활동과 더불어 타 여성단체와 공유하는 여성발전기본조례를 시의원들과 함께 만들어내기도 했다.
여성의 전화에 전화해봐!
창립 이후 부천여전 회원과 활동가들은 많이 늘어났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는 캠페인과 다양한 프로그램도 확장됐다. 또한 여성학 모임인 ‘좌회전’과 독서토론 모임인 ‘책고파’, 영화토론모임인 ‘여전극장’등의 소모임과 함께 이사회, 운영회 조직을 꾸리면서 다양한 경험도 쌓았다. “작년에는 열악한 재정을 메우려고 매실 원액을 만들다 몸살이 났어요. 이런 일은 해마다 있는 일인데요. 당시엔 힘들었지만 서로를 걱정해준 마음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지희 사무국장은 부천여전은 회원들의 힘으로 굴러간다고 힘주어 말한다. 창립 당시 100여 명이었던 회원이 지금은 380명으로 늘었지만 더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다. 부천여전의 에너지는 회원들의 전폭적인 지지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란다.
창립 이후 부천여전은 여성 폭력 문제를 드러내고 확대하는데 주력해왔다. 그것은 여성 피해 당사자에 대한 지원과 지역 인식 개선사업, 지역여성 역량강화 등에 주안점을 둔 것이다. 김수정 회장은 “부천지역 여성들이 폭력으로 고민할 때 ‘여성의 전화에 전화해보라’고 합니다. 여성 인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여성의 전화가 당연히 나서야지’ 하는 소리도 듣습니다. 그럴 때 우리들의 영향력을 확신하게 되지요. 아울러 학교와 기관에서 실시한 폭력예방사업들이 참여자의 인식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부천여전은 성 평등 마을 만들기 사업과 여성인권 문제를 부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단체와 함께 정치적 의제로 만들어가는 것, 미디어를 활용한 여성의 삶 드러내기,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지역사회 만들기에 주력하려고 한다.
“여성인권은 무형의 가치가 있습니다. 당장 변화되진 않겠지만 우리 삶의 질을 바꿔갈 수 있는 운동이 될테니까요. 여성의 전화와 함께 하는 것은 우리들의 삶을 가꾸고 변화시키는 양질의 활동입니다. 부천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임옥경 리포터 jayu777@naver.com
미니 인터뷰 -부천여성의 전화 김수정 회장
Q 10년 감회에 대한 소감
A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요즘은 순식간에 산과 강이 파헤쳐지기도 하지만요.(웃음) 10주년을 맞아 오랜 세월을 함께 해준 회원들께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상근활동가를 걱정하고 다방면으로 협조해주신 점 잊지 않겠습니다.
Q 우리 지역 여성의 권익 정도
A 아직도 폭력 남편이 있어? 하고 많은 분들이 말씀하십니다. 성폭력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사회적인 인식이 달라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침묵하는 여성이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피해 여성들이 피해자 입장에서 잘못 없음을 증명해야 하고, 피해 설명을 잘하면 잘해서 문제가 되고, 드러내지 못하면 못해서 문제가 되는 현실적인 문제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Q 현재 여성의 전화가 겪고 있는 난점
A 재정상 어려움이 가장 큽니다. 회원 회비 사업으로만 어려워서 재정사업이나 후원금 모금활동을 하고 있지만 부족하지요.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여성인권옹호운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역사회 기업인들이 관심을 주시고 소액 기부처를 찾고 있는 분들은 언제라도 부천여성의 전화를 찾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Q 앞으로의 계획
A 작년 12월 태국에서 열린 APWLD(아. 태 여성운동 네트워크)에 참석했을 때 여성 인권 문제는 모든 나라들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곳에서 여성인권을 위해 활동해 온 선배님들을 만났는데 나 또한 저렇게 늙어가겠지, 하는 생각이 들데요. 제가 노인이 되기 전에 여성인권단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식을 듣게 되면 그보다 좋을 순 없겠지만요.
문의 부천여성의 전화 032-328-9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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