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지역내일 2010-10-29 (수정 2010-10-29 오전 9:55:34)

 


세방한의원  김경민 원장

 어렸을 때 부모님을 따라 미국에 이민을 간 여자 분이 출산 후에 극심한 산후풍 증상으로 고생하다가 귀국하여 우리 한의원에 내원한 적이 있었는데, 증상이 너무 심해서 힘들게 치료하여 80% 정도 개선시킨 적이 있었다.
찬 기운을 못 이기는 것은 원기가 없기 때문이다. 산후풍이란 것도 바람이라 해서 중풍이 아니라, 차다는 뜻으로 산후에 기운이 떨어져서 온 몸이 시리고 심하면 뼈마디까지 한기가 느껴지면서 아픈 증상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아기 낳고 다음날 퇴원해서 샤워도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먹고 조깅을 하기도 하는 일상생활로 바로 돌아간다는데...
이 분은 어릴 때부터 그들과 같이 자라왔기 때문에 피부색만 조금 다를 뿐 사고방식은 같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처럼 행동했는데, 결과는 산후풍으로 고생하게 된 것이다.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에서는 다 해도 된다는데, 왜 잔소리쟁이 할머니나 한의사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많을까?
그 이유는 동양과 서양의 산모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좀 어렵게 설명하면 단일염기다형성(SPN)이라는 민족 간, 개인 간의 유전적 차이부터 시작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일한 암에 같은 항암제를 사용해도 결과는 동서양에 따라 매우 다르게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전 세계에서 오로지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화병’이 등재된 것도 다양성의 차이를 전문가들도 인정한 결과이다.




 또 추위에 대한 내성도 각 민족마다 다르다.
이동성 유목민족들이 온돌문화권의 정착성 농경민족보다는 추위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하다. 그러므로 수천 년을 온돌문화에서 생활해 온 한국에서는 찬 자극을 최대한 피하는 슬기로운 산후조리법이 형성되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다.




 서양인 산모들을 대상으로 한 산부인과 교과서에 ‘산후조리’, ‘산후풍’ 이란 단어가 없다고 산모들을 서양 기준에 맞추어 밤에 오한이 날 수 있는 침대에서 재우고, 여름에 에어컨을 틀거나 냉장고의 찬 음료를 마시게 하거나, 땀난다고 마음대로 씻게 하는 지도와 관리는 절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근래 서구적인 식습관으로 트위터 세대에서는 서구인과 닮아가는 몸이 더운 양인 체질이 많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특히 몸이 냉한 소음인 체질의 산모는 전통적인 산후조리법을 제대로 지켜야만 산후풍을 비켜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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