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 동 · 감’을 주제로 한 조형전
‘생 동 감’을 주제로 진행되는 세종문화회관 야외 공간 올해의 마지막 전시인 〈아트가든展 -감(感, speculative shape)〉은 재료의 질감과 명상적 형태에 대한 고찰 차원에서 기획됐다. 사실, 예술 작품의 해석은 사회적 통념과 잠재 인식의 지대한 영향을 받는데 구체성이 제시되는 작품에 비해 유추와 상상이 가능한 작품은 좀 더 자유로운 해석을 제공하고 이것은 재료의 형식적 적용 방법에 따른 질감의 변화와 이로 인한 조형성에 의해서 좀 더 자연스럽게 도달한다. 재료 성격은 사용자의 감성(感性)에 따라 다양한 물성(物性)으로 표현된다. 중요한 것은 재료를 어떻게 표현하겠다는 작가의 상상과 재료의 이해가 필요한 것이며 이것을 실현시킬 수 있는 작가의 의지와 기술적 해결점이 조형적 현실화 축면에서 중요 관건이다. 참여작가는 김운용, 박민수, 심병건, 이일호, 장용선.
금속이란 공통의 재료를 다양한 물성으로 표현
이일호 작가의 출품작 인‘우주와 인간’과 ‘버들선생’은 스테인레스 스틸 단선 접합으로 조형성을 추구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부분은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의 차갑고 팽팽한 긴장감을 따뜻하고 유기적 성격으로 탄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수많은 스테인레스 스틸 단선을 용접으로 접합하여 작품의 밀도는 극에 달했으며 이것은 마치 퀼트 작업이나 가마니 표면에서 느껴지는 무게감과 더불어 유연한 마티에르를 형성하고 있다.
심병건 작가의 ‘Pressed Drawing Ⅰ’, ‘Pressed Drawing Ⅱ’은 부식과 압력에 의한 물성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사실 두꺼운 철판이 압력에 의해서 종이가 구겨진 것과 같은 효과는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효과이다. 이러한 효과는 주물 작업에서 기대하기 힘든 팽팽한 긴장감과 자연성 측면을 유압 프레스 압력기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것은 ‘저항’과 ‘수용’의 흔적으로 작품에 고스란히 남기고 있다.
김운용 작가의 ‘S-08121’은 스틸의 기본적 물성에 충실하면서 조합과 구성에 의한 그만의 조형 언어로 표출되고 있다. 매끈한 라운드 형태의 외형은 다른 재료에서 찾아보기 힘든 육중한 무게감을 수반하며, 내부 톱니 모양을 띤 철판 조각의 수많은 중첩 효과는 모서리의 날카로움을 상쇄시켜 오히려 따뜻한 질감을 제공하여 안과 밖의 상치된 마티에르를 형성함으로써 인생의 굴레와 공존을 암시하고 있다.
박민수 작가의 ‘무한대’와 ‘A Spring Steel’은 반복과 집적 그리고 공간과의 접점에 있어 형태의 유연성과 반복성으로 인한 시간의 영속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마치 옵틱 아트(optical art)에서 볼 수 있는 시각적 착시 현상과 유사하며 연속적 운동성을 지닌 조형물의 순간을 포착, 인위적으로 정지시켜 놓음으로써 재가동을 언제든지 할 수 있는 내재된 긴장감을 보여주고 있다.
장용선 작가의 ‘Partticle431022Ⅲ’은 다양한 사이즈의 스틸 파이프를 절단하고 이것을 용접으로 접합한 조형성을 창출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절단면의 매끈함과 더불어 다양한 사이즈의 파이프로 연결된 유연한 구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마치 가벼운 메쉬-철망의 안쪽 면에서 특정 형태로 압력을 가해 돌출된 효과와 같은 자연스러움과 더불어 무게감 있는 재료를 가벼운 재질로 이루어진 것과 같은 조형성으로 창출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하고 있는 5명의 작가는 모두 금속(steel, stainless steel)재료를 사용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조형적으로 탄생된 작품에서 보이는 형태나 질감은 기본 재료의 본성을 탈피한 다양한 느낌으로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이러한 효과는 재료의 물성 자체가 변했다기보다는 작가의 감성에 의한 재료의 표현 방식이며 이것은 곧 작가의 상상력과 인내력 없이는 도달될 수 없는 조형 작업의 결과물인 것이다.
*일시: 12월 12일까지
*장소: 세종문화회관 전면 야외 공간
*전시문의: 02-399-1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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