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이 ‘너무 유명해서 사람들의 상상력을 가두는 것’이라면?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할 그 무엇’은 또 어떤가?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것도 흥미롭지만 마츠 에크는 현재 시각에서 고전의 비틀기를 즐긴다. 프랑스 리옹국립오페라발레단에 의해 성남아트센터 무대에 오르게 될 지젤 역시 이러한 차원에서 기대되는 걸작. 로맨티시즘의 절정이자 낭만발레의 대표작인 ‘지젤’이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독창적으로 재해석 됐다. 흔히 배신과 귀신들의 복수 혹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 같은 낭만적이면서도 비현실적인 주제를 접하지만, 그의 작품에서는 현실의 긴장감과 걱정으로 동요하게 된다.
마치 그녀가 사랑의 함정에 빠질 것을 암시라도 하듯 지젤이 밧줄을 허리에 감고 있는 첫 장면부터 파격은 시작된다. 사리 판단에 어두운 듯 무분별해 보이는 맨발의 지젤은 다소 낯설고 순박한 느낌을 준다. 알브레히트는 순수한 그녀에게 끌리지만 배신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인물로 묘사된다. 초자연적인 세계로 도피하는 원작과 달리, 광기에 다다른 지젤은 정신병동으로 보내진다. 초점 없이 멍하거나 나무토막처럼 굳은 채 구르는 몸들은 배신 이후의 처참하고 피폐한 인간의 정신 상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뒤늦게 참회한 알브레히트는 그녀를 찾아오지만…. 이런 그의 제스처는 진정한 사랑인가 아니면 동정에 불과한 것인가. 이처럼 현실적 파장을 낳는 질문들을 쏟아내게 만드는 것이 이 작품의 힘이다. 마츠 에크의 지젤은 정신분석을 통한 인간성의 탐구와 더불어 동시대 예술 정신이 결합된 면면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공연일시 10월 29일(금) 오후 8시, 30일(토) 오후 5시 (관람시간 90분)
공연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공연요금 VIP석13만원/ R석10만원/ S석7만원/ A석4만원
공연문의 성남문화재단 031-783-8000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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