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짱-천천초등학교
영어의 미래를 묻거든 천천초를 보게 하라
즐기는 영어, 재밌는 영어로 영어교육 특성화
200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마스카와 도시히데는 68세가 될 때까지 외국을 나가보기는 커녕 여권도 만들지 않은 ‘토종 일본인’이었다. 영어를 못해 물리학을 선택했다고 할 정도로 자신 있었던 그였지만 스웨덴에서 노벨상 기념 강연을 하고 돌아온 후, 아쉬움은 극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영어를 할 줄 몰라 일본어로 강연을 해야했고, 다른 수상자들과 그 어떤 학문적인 대화도 하지 못했던 탓이다. 이제 영어는 엄연히 권력이자 국제어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수인 영어. 그 영어를 특별하게 가르치는 천천초등학교(장안구 천천동 소재. 이하 천천초)를 발견한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2010년 수원시교육청 지정 영어시범학교이자 경기도교육청 지정 영어특성화 학교로 선정된 천천초만의 영어교육을 집중 해부했다.
교문을 들어서자 영어 패스워드가 짜쟌~!
매일 아침 천천초 학생들은 교문에서 선생님과 영어로 인사를 나눈다. 간단한 영어회화로 교문을 통과하면 패스워드를 풀게 된다. 매달 독특한 토픽(Topic)으로 학교운동장에서 실시하는 앙케이트도 흥미진진하다. 예를 들어, 추석이라는 토픽 아래 떠오르는 키워드를 조사하고 영어로 묻고 답하는 형식이다. 영어앙케이트에는 영어회화가 유창한 교사와 학부모, 원어민 교사가 자원봉사자로 발 벗고 나섰다. 자원봉사자가 질문하면 등교하던 학생들은 영어로 답하니 영어가 레크리에이션이 되었다. 천천초 전교생은 포켓북(영어급수장)을 지니면서 스스로의 영어실력을 점검하고, 영어 인증제 자료를 연습한 후 친구들에게는 영어로 말하는 연습도 꾸준히 해 왔다. 이 모든 영어공부를 가치롭게 해 주는 선물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잉글리시 달러! 담임교사는 영어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에게 잉글리시 달러를 적립해 주고, 잉글리시 뱅크에 차곡차곡 쌓도록 도와준다. 적립된 달러는 쓰임새가 따로 있다. 한 한기에 한 번씩 잉글리시 오픈마켓이 열리는데, 여기에서 원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가상 화폐’로 쓸 수 있다. 잉글리시 달러의 인기도는? 당연히 100%다.
영어 노래, 영어특성화반으로 실력 쑥쑥, 영어는 즐거운 거야!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천천초에는 아침마다 영어노래가 울려 퍼진다. 전교생이 율동과 함께 영어노래를 따라 배우기 때문이다. 학교 방송 시간, 영어로 발표하는 순서도 아이들이 기다리는 코너다. 김지은 영어선생님이 영어 퀴즈를 내면 전교생이 퀴즈에 응모하고 추첨을 통해서 상품도 받을 수 있다. 명수창 교장은 “아이들의 입에서 영어가 더 많이 나오게끔 말하기를 집중적으로 유도하고, 초등생들에게 적합한 활동 중심의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라며 천천초만의 영어 교육을 강조했다.
고학년이 되면 영어특성화반(20명 정원) 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데, 원어민 선생님과의 수업은 물론, 영국문화원에서 주관하는 국제협력수업까지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 딱 맞은 교육이니 경쟁률도 꽤 높은 편. 외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과테말라, 스리랑카, 멕시코 등 외국문화와 언어를 익혀보는 시간(유네스코 지원)도 마련되어 있어, 국제적인 언어감각을 기르는 데에 더없이 좋겠다. 최근에는 태국 학생들과 영어로 인터넷메신저 및 메일로 교류하는 활동을 진행했다고 한다.
영어말하기, 영어토론, 영어노래 부르기..기분좋게 하이킥!
천천초가 자랑하는 3대 영어대회가 있으니, 영어말하기 대회·영어토론대회·영어노래대회다. 영어말하기 대회는 1~6학년까지 전교생이 참가한다. 현행 1,2학년은 정규과정에 영어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영어의 자신감을 유도하기 위해 자격조건을 넓혔다. 영어노래부르기 대회와 영어토론대회에서도 자신의 영어 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영어토론대회는 그야말로 흥미진진한 ‘잉글리시 배틀’이다. 두 명씩 짝을 이루어 약20팀이 참가하게 되는데, 제비뽑기 형식으로 주제가 주어지면 찬성과 반대로 토론을 벌이게 되니 갈고 닦은 영어실력이 한순간에 발휘되는 순간이다. 조순희 교감은 “즉석에서 주장과 반박을 영어로 구성하는 아이들의 실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준비 과정부터 예선, 본대회에 이르기까지 영어로 생각하고 말하는 기회를 줄 수 있어 효과적이다”라며 대회의 의미를 밝혔다. 천천초 영어 교육에는 영어에 대한 교사들의 열정도 큰 몫을 했다. 천천초 교사들은 파견영어교육과 어학연수를 정기적으로 다녀옴으로써 영어교육에 대한 비전부터 남다른 것이 특징이다.
모든 학업이 그렇지만, 영어야말로 마라톤과 같다. 공기를 호흡하듯 자연스럽게 체득하는 환경을 갖추어주는 것이 진정한 영어교육의 시작인지 모른다. 한창 언어에 대한 두뇌세포가 활성화되는 초등 시기에, 힘있는 영어 사용자가 되도록 도와주는 천천초등학교. 영어필수의 시대-영어를 특정과목으로서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언어비타민으로 흡수시켜주는 천천초의 교육관은 그래서 가치 있다.
권일지 리포터 gen103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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