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청소년 자원봉사 >청국장(고양시 청소년 국제봉사단)

지역내일 2010-09-14

“필리핀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경험을 했어요”

 방학은 늘 짧게만 느껴진다. 방학을 끝내고 새학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지난 방학을 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 부족한 것들이 떠오르면서 좀 더 부지런하고 알차게 생활하지 못한 시간에 대한 미련이 남는다. 하지만 어떤 학생들에겐 미련보다 그리움이 더 크게 밀려오기도 한단다.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며 보냈던 시간, 낯설고 불편했지만 마음만은 따뜻하고 행복했던 여름방학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다. 바로 필리핀으로 청소년 국제봉사활동을 다녀온 청국장 친구들이다.
 고양시 자원봉사센터에서는 해마다 방학을 이용해 고양시 청소년들에게 해외 자원봉사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청국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로 5회째인 청국장 프로젝트는 7월 22일부터 30일까지 필리핀 일로일로의 반가완 마을에서 진행됐다. 고양시 청소년 20명과 지도자들이 함께 참여해 반가완 마을 알비단 초등학교 친구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리며, 열악한 학교 환경을 개선해주는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8박 9일 약 200시간 동안 낯선 땅에서 이제껏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아름다운 도전을 하고 돌아온 청국장 친구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허스토리
 히스토리가 아닌 허스토리(herstory)란다. 이번 봉사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여학생들이었다. 출발 전 함께 모여 청국장의 히스토리가 아닌 새로운 허스토리를 쓰자며 마음을 다졌다고 한다. 그렇게 필리핀으로 출발했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펼친 필리핀 일로일로의 반가완 마을은 농사 외에 마땅한 소득원이 없어 경제사정이 매우 열악한 마을이라고 한다. 전기나 수도, 교육, 의료 등의 기본적인 생활편의시설 혜택을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으며, 학교 시설 또한 낙후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마을이라고 한다. 학생들은 반가와 마을 알비단 초등학교를 방문해 그 곳에서 컴퓨터, 태권도 ,리코더, 꼭두각시 춤 등을 가르치는 교육지원 봉사와 담장과 울타리설치, 벽화그리기 등의 학교시설 개보수 및 확충사업을 도왔다. 또한 현지고등학교와 가정을 방문했으며, 전통놀이배우기 등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물품지원 활동도 펼쳤다. 한국 중부발전(주)의 후원으로 알비단 초등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해 설치해 주었고, 준비해 간 문구 등도 기증했다.
 이번 활동에 참가한 청소년국제봉사단장 김수연(안곡고 3학년) 학생은 “벽화그리기 페인트칠하기, 한국에선 시도할 생각조차 못했던 톱질과 못질을 하며 울타리 만들기 등 정말 어디서 이런 열정이 나왔을까 싶을 만큼 열심히 활동한 8박 9일이었다”며 “봉사활동은 주는 것이 아니라 받는 것이라는 말의 참 뜻을 배우고 돌아왔다”고 전했다.
 학생들을 지도한 국제봉사단장 조영곤씨는 “청국장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 나보다 먼저 공동체를 생각하게 되고, 헌신하는 용기를 배우게 된다”며 “아이들의 독특한 개성과 아름다운 도전이 어우러져 큰 힘을 발휘한 시간이었다. 국제봉사활동의 감동과 추억은 학생들의 가슴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다시 가고 싶은 그 곳, 잊지 못할 필리핀 친구들

 고온다습한 필리핀은 학생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더 더웠다. 게다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많은 벌레들을 처음 직면했을 때 학생들 마음속엔 ‘내가 여기에 왜 왔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오기도 했단다. 하지만 학생들의 적응력을 놀라울 만큼 빨랐다. 오래전부터 준비해 온 듯한 필리핀 학생들의 웰컴 세레모니는 학생들의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었고,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학생들은 필리핀 현지 가정을 방문했던 시간을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으로 꼽았다. 안곡고 2학년 이시아 학생은 “홀어머니에 아홉명의 아이들이 내 방만한 집에서 함께 살고 있었다”며 “밥도 두 그릇으로 10명이 하루 동안 나눠 먹는다는 말에 집에서 내가 남긴 밥들이 생각나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우리가 준비해 간 과자와 라면, 문구세트를 전달하고 어머니를 안아드리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무엇이든 더 해드리고 싶은데 할 수 있는 게 없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어려운 환경이지만 밝고 순수한 모습을 간직한 필리핀 아이들도 잊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짧은 시간 함께하며 정이 들었던 필리핀 아이들과 헤어지는 순간엔 모두다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백마고 1학년 박정민 학생은 “지금도 알비단 초등학교 아이들의 눈빛과 얼굴 하나하나가 생생하다. 시간이 지나도 잊지못할 아름다운 기억이다”라며 “이제는 봉사가 즐겁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말에 공감이 간다”고 전했다.
 청국장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의 8박 9일간의 일정은 복지 TV에서 영상으로 담아 방송했으며, 9월 6일에 인사이드 스토리가 방송될 예정이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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