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고교입시 판도 바뀌나

대전·송촌·동신고 ‘자율형공립고’ 선정 …특목고·자사고와 입시경쟁 ‘한 판’

지역내일 2010-09-13

대전·송촌·동신고가 대전에서는 처음으로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됐다. 중학생들의 고교지원 선호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교 입시 경쟁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 광역단위 모집·후기선발 =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 5일 대전고와 송촌고, 동신고를 포함해 전국 7개 시도에 14개 자공고를 추가로 지정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서울 및 대구와함께 각 3곳씩으로 가장 많았고, 전남 2곳, 울산·경기·경북이 각각 1곳씩이다.
자공고는 일반 공립고보다 운영의 자율성이 크게 확대된 학교 유형으로, 교육과정을 특성화·다양화해 전인교육을 구현하는 목표를 가진 학교를 말한다.
교과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추천한 22개교를 대상으로 학교운영 계획서, 교육과정 및 입학전형계획 등을 엄격히 심사해 이들 학교를 최종 선정했다.심사에서는 교육여건이 열악한 학교, 신설교 등에 우선순위를 뒀으며 교육과정 등에서 혁신 의지가 있는 학교, 구성원의 의지가 높은 학교에 좋은 점수를 줬다고 교과부는 설명했다.대전시교육청은 6개 고교를 추천했으나 교육여건이 나쁘지 않고 학력도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신도심 소재 충남고와 노은고, 최근 교과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고 있는 복수고 등 3개 고교는 자공고 선정에서 탈락했다.
자공고로 지정된 학교는 연간 수업시수의 35% 범위 내에서 국민공통 기본교과를 증감할 수 있으며 선택중심 교과는 학교 자율로 편성할 수 있다. 또 학년을 통합한 무학년제를 운영할 수 있고, 교장은 공모제로 임용한다.
이들 학교는 교육과정 개발, 교원연수 등 준비과정을 거쳐 올 하반기 신입생을 선발한 뒤 내년 3월부터 자공고로 운영한다.
◆ 자율고, 12월 신입생 모집 = 지난 4월 대성고와 서대전여고 등 2개 고교가 자립형 사립고로 선정된데 이어 이번에 3개 학교가 추가로 자공고로 지정되면서 2011학년도 고교 입시 지원 판도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학생 입장에서는 기존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의 특수목적고는 물론 자사고·자공고와 일반고, 마에스터고까지 선택의 폭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이미 내년 입시전형에 들어간 과학고 입시가 끝나면 11월 외국어고 모집이 있고, 이어 12월 초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으며, 12월 중순에는 일반계고와 함께 자공고에 응시할 수 있다. 자율형고교는 모두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선발하나 자사고는 전기, 자공고는 후기에 선발하는 것이 다르다. 자사고의 경우 내신성적이 반영된다.
◆ 2011학년도 고교입시 판도 변화 = 자율형 공·사립고 간 등록금 격차가 학생들의 선호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으나, 자율형 학교가 일반계 학교보다 지원율이 높을 것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교육 관계자들이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히 둔산 또는 노은 지역에 위치해 선호도가 높았던 일반 공·사립고와 내년부터 신입생을 모집하게 될 자율형 공·사립고 간 학생들의 선호도가 어떻게 표출될 지가 최대 관심사다.
자공고로 선정된 학교들은 교과부와 시교육청으로부터 교육과정 개발비와 교육연수비로 학교당 년간 2억원씩, 향후 5년간 10억원을 지원받는다. 또 학교와 지자체 간 협약을 통해 추가 재정 지원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역시 학교 재단의 과감한 투자와 교육당국의 지원이 어우러져 비약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한 자공고 선정 학교 관계자는 “자율고들의 교육과정에 큰 변화가 예상되면서 학생들의 지원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자율고들 모두 지역의 명문고로 비상하려는 의지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자율형 학교 도입이 학교 간 선의의 경쟁을 불러올 수 있지만 자칫 지역 전체에 입시 위주 교육이나 학교 간 서열화를 부추길 우려가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교조 대전지부 관계자는 “(자율형 학교들이) 전인교육이라는 당초 취지는 살리지 못하고 입시 명문고로 치우쳐선 안 된다”며 “학생은 없고 수험생만 있는 학원 같은 학교로 변질되지 않도록 교육당국이 철저히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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