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서도 틈을 내 각종 강좌를 배우는 주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학창 시절을 끝으로 손 놨던 그림을 다시 그리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며 찰나를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사진을 배우는가 하면 음악에 대한 정열을 불태우기도 한다.
집 주변 문화센터에 가면 주부들의 요구에 발맞춰 다양한 강좌가 진행되고 있다. 배우고자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접할 수 있어 편리하다. 내일에서는 반짝거리는 열정으로 배움에 몰입하고 있는 문화센터 수강 현장을 찾았다.
드럼은 나의 로망
음악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특히 밴드 연주는 로망으로 다가온다. 사람의 목소리가 어느 악기보다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해주는 보컬, 현란한 손놀림으로 감탄하게 만드는 기타, 누구나 한 번쯤은 배워보고 싶은 폼나는 드럼까지. 그 중에서도 드럼은 일단 두드리면 소리가 나는데다가 멋져 보여 도전해보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드럼을 배우고자 하는 열의로 가득한 사람들이 모인 곳, 홈플러스 센텀점에서는 수업이 시작되자 기존 수강생들은 제각기 연습에 몰두했고 4명의 초보자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첫 수업은 4분·8분·16분 음표 등 리듬을 배우는 것부터였다. 매주 수요일 한 시간 강좌로 진행되는데 4~5회 수업 후 실제로 드럼을 쳐본다고 했다. 어떤 악기든 마찬가지로 드럼 역시 철저한 기본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제대로 리듬을 익히는 것은 필수다.
드럼을 배우기 위해서는 스틱과 연습용 고무 패드가 필요하다. 실제 드럼은 값도 값이지만 소리가 너무 커 일반 가정에서는 완벽한 방음 장치와 공간 문제로 엄두를 내지 못한다.
드럼을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도 풀어
드럼을 배운지 9개월 째 접어든다는 박소영 (41·용호동)씨는 수업 내내 고무 패드 연습에 열심이었다. “두드리다보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또 멋져 보이잖아요. 시간이 흐를수록 어렵게 느껴지지만 배울수록 매력있어요”라며 드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30대에 드럼 배우기를 시도했다가 너무 힘들어 그만뒀다는 최현숙 (56·연산동)씨. “예전엔 고무 패드도 없어 폐타이어로 연습했어요.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죠. 드럼을 배우다가 여러 가지 이유로 접었는데 그래도 마음속에는 늘 드럼에 대한 동경이 있었어요. 주부들이 배울만한 곳이 여기 문화센터라 찾았어요”라며 열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마음을 두드리는 울림
“매주 한 시간 정도 수업이라면 8~9개월 이상 배우셔야 음악에 맞춰 연주가 가능합니다. 양손과 양발을 다 따로 움직여 소리를 내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지는 않지요.” 최대섭 강사는 드럼이 즐겁고 매력적인 이유로 두드리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연주하는 모습이 근사해 보인다는 점을 들었다. “실전 드럼 수업에 들어가면 각자 개인 수업이 진행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훌륭한 연주를 위해서는 반복 훈련을 통해 기본기를 탄탄하게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업이 중반 이후로 넘어가자 기존 수강생들의 시연이 이어졌다. 모 연예인은 3개월 만에 드럼을 마스터했다며 자랑했다는데 악보를 보며 연주하는 모습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았다. 그 중에서 배운지 9개월 됐다는 한 주부의 이은미 ‘애인 있어요’에 맞춰 연주하는 모습은 정말로 멋져 절로 박수가 나왔다. 드럼을 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 속이 후련해지는 느낌이었다. 짧은 시연이었지만 이런 맛에 드럼을 배우는구나 하는 생각에 도전 욕구가 피어오르기도 했다.
드럼은 마음을 두드리는 울림이 있어 멋지다. 파워풀하게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그 날을 위해 열심히 고무 패드를 두드리면서 당당하게 자신만의 배움의 키를 늘려가는 주부들의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이수정 리포터 cccc0900@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