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평범했다. 현행 법 상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아파트) 내 아파트 작은도서관(문고)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어 공간이 마련되었다. 그곳에 700권 정도의 도서를 갖추고 자율로 마을문고를 운영했다. 얼마 후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서서히 유명무실한 공간이 되었다.
이곳에 공기를 불어넣은 것은 아파트 부녀회다. 때마침 새로이 바뀐 부녀회가 빛을 잃어가던 작은도서관에 주목했다.
밋밋한 하얀 벽에 부녀회와 동네 주민이 모여 알록달록 벽화를 그려 넣었다. 작은도서관의 이름은 주민들에게 공모했다. 도서를 후원받고 부녀회에서 지원받은 기금으로 책을 사서 구비했다. 이에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도 기금을 지원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4월 작은도서관이 문을 연 날, 동네에는 잔치가 열렸다. 그리고 그곳은 지금 동네의 꿈터로 자리하고 있다. 청당동 신도브래뉴 아파트 ‘보물섬’ 작은도서관 이야기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책으로 놀아요
가까운 작은도서관은 여러모로 요긴하다. 아이에게는 지식과 정서가 쌓이고 엄마에게는 여유가 마련된다. 아이의 하루가 걱정인 맞벌이 부모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자원봉사자들이 있는 공간의 든든함에 불안함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아파트에 ‘보물섬’ 작은도서관이 생기고 아이들은 책과 가까워졌다. 가까이 공공도서관이 없는 아쉬움을 ‘보물섬’ 작은도서관이 충분히 메운다. 오히려 또래끼리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에서 책을 읽으니 더 좋아한다.
‘보물섬’ 작은도서관은 엄숙한 공간보다는 편안한 사랑방이 더 어울린다. 딱딱한 책상과 의자는 호랑이며 나무가 그려진 벽화에 둘러싸인 좌탁이 대신한다. 아이들은 이곳에 옹기종기 모여 책을 꺼내 읽고 친구와 장난도 치며 시간을 보낸다.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은 하루 평균 30~50명. 지금껏 찾은 작은도서관 중 최고 기록이다. 학원수업 등으로 놀 시간 없는 요즘 아이들이라 학기 중에는 찾는 아이들이 적다는 데도 그렇다. 그렇다면 방학에는 어떨까. “방학에는 하루 종일 보물섬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 방 저 방이 아이들로 북적대지요.” ‘보물섬’ 작은도서관 지영선 관장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보물섬’을 찾는 이유는…
무엇이 아이들을 작은도서관에 이끌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부녀회와 입대위가 지원한 기금으로 책을 구비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신간이 마련된 덕이 크다. 도서관에 가봤자 읽고 싶은 책도 없고 새로운 책도 없다면 처음에 신나서 오던 아이들도 곧 발을 끊는다.
이때 단순히 책이 많은 것은 의미가 없다. 아이들이 읽고 싶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보물섬’ 작은도서관이 택한 책 선정 방법은 인근 초등학교와의 연계. 그저 이것저것 개수만 갖춘 게 아니라 학교에서 제시하는 학년 별 필독도서를 기반으로 책을 선정했다. 학교 1년 계획 활동의 필독도서 목록을 미리 뽑아서 아예 한쪽 벽면에 자료로 제시하기도 한다.
더욱이 인근 청룡초등학교는 독서지정학교로 지정되어 독서에 관한 활동이 많다. 그에 필요한 책이 작은도서관에 갖추어져 있으니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찾는다. 방학의 경우, 책을 대출해가면 많은 아이들이 함께 읽을 수 없어 열람만 가능하게 했다. 그러니 아이들이 필독도서를 도서관에서 읽으며 아예 방학숙제까지 해가곤 했다.
아파트를 넘어서 지역의 도서관으로
‘보물섬’ 작은도서관은 지난해 4월부터 쉼 없이 달려와 오늘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9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공간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책 한 권 한 권에 마음을 담아 오늘을 이루었다. 모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다 보니 시간을 내는 것이 누군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조금 더 살맛나는 동네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들의 바람과 수고는 ‘보물섬’을 든든히 지킨다.
그에 힘이 되는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달 천안시의회에서 ‘작은도서관 지원에 관한 지원 조례’가 통과되었다. 이로써 내년부터 작은도서관에 대한 시의 지원이 가능해질 예정이라 더 풍성해질 도서관을 꿈꾼다.
“처음에는 도서관을 아파트 입주민만 이용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 사는 친구들이 같이 오는데 어떻게 막아요. 오전에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특강은 신방동에서도 들으러 오지요.”
아파트뿐 아니라 동네의 도서관으로 자리 잡고 학교와 연계해 필독도서목록을 갖추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공간,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작은도서관의 모습은 ‘보물섬’ 안에 다 담겨 있는 지도 모른다. 더욱 근사해질 천안아산에는 ‘보물섬’이 벌써부터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위치 및 문의 : 청당동 신도브래뉴 아파트 103동. 041-575-7275
도서후원문의 : 천안 - 천안KYC. 578-9484. 아산 - 아산시립송곡도서관. 537-3951~2
김나영 리포터 naymoon@hanmail.net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이곳에 공기를 불어넣은 것은 아파트 부녀회다. 때마침 새로이 바뀐 부녀회가 빛을 잃어가던 작은도서관에 주목했다.
밋밋한 하얀 벽에 부녀회와 동네 주민이 모여 알록달록 벽화를 그려 넣었다. 작은도서관의 이름은 주민들에게 공모했다. 도서를 후원받고 부녀회에서 지원받은 기금으로 책을 사서 구비했다. 이에 입주자대표자회의에서도 기금을 지원했다.
그렇게 해서 지난해 4월 작은도서관이 문을 연 날, 동네에는 잔치가 열렸다. 그리고 그곳은 지금 동네의 꿈터로 자리하고 있다. 청당동 신도브래뉴 아파트 ‘보물섬’ 작은도서관 이야기다.
우리 동네 아이들은 책으로 놀아요
가까운 작은도서관은 여러모로 요긴하다. 아이에게는 지식과 정서가 쌓이고 엄마에게는 여유가 마련된다. 아이의 하루가 걱정인 맞벌이 부모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또래 아이를 키우는 엄마 자원봉사자들이 있는 공간의 든든함에 불안함을 덜 수 있다.
무엇보다 아파트에 ‘보물섬’ 작은도서관이 생기고 아이들은 책과 가까워졌다. 가까이 공공도서관이 없는 아쉬움을 ‘보물섬’ 작은도서관이 충분히 메운다. 오히려 또래끼리 편안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에서 책을 읽으니 더 좋아한다.
‘보물섬’ 작은도서관은 엄숙한 공간보다는 편안한 사랑방이 더 어울린다. 딱딱한 책상과 의자는 호랑이며 나무가 그려진 벽화에 둘러싸인 좌탁이 대신한다. 아이들은 이곳에 옹기종기 모여 책을 꺼내 읽고 친구와 장난도 치며 시간을 보낸다.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은 하루 평균 30~50명. 지금껏 찾은 작은도서관 중 최고 기록이다. 학원수업 등으로 놀 시간 없는 요즘 아이들이라 학기 중에는 찾는 아이들이 적다는 데도 그렇다. 그렇다면 방학에는 어떨까. “방학에는 하루 종일 보물섬에서 지내는 아이들이 많아요. 이 방 저 방이 아이들로 북적대지요.” ‘보물섬’ 작은도서관 지영선 관장의 이야기다.
아이들이 ‘보물섬’을 찾는 이유는…
무엇이 아이들을 작은도서관에 이끌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읽고 싶은 책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부녀회와 입대위가 지원한 기금으로 책을 구비할 수 있어 정기적으로 신간이 마련된 덕이 크다. 도서관에 가봤자 읽고 싶은 책도 없고 새로운 책도 없다면 처음에 신나서 오던 아이들도 곧 발을 끊는다.
이때 단순히 책이 많은 것은 의미가 없다. 아이들이 읽고 싶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책이 많아야 한다. 그래서 ‘보물섬’ 작은도서관이 택한 책 선정 방법은 인근 초등학교와의 연계. 그저 이것저것 개수만 갖춘 게 아니라 학교에서 제시하는 학년 별 필독도서를 기반으로 책을 선정했다. 학교 1년 계획 활동의 필독도서 목록을 미리 뽑아서 아예 한쪽 벽면에 자료로 제시하기도 한다.
더욱이 인근 청룡초등학교는 독서지정학교로 지정되어 독서에 관한 활동이 많다. 그에 필요한 책이 작은도서관에 갖추어져 있으니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찾는다. 방학의 경우, 책을 대출해가면 많은 아이들이 함께 읽을 수 없어 열람만 가능하게 했다. 그러니 아이들이 필독도서를 도서관에서 읽으며 아예 방학숙제까지 해가곤 했다.
아파트를 넘어서 지역의 도서관으로
‘보물섬’ 작은도서관은 지난해 4월부터 쉼 없이 달려와 오늘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9명의 자원봉사자들은 공간 하나하나에 공을 들이고 책 한 권 한 권에 마음을 담아 오늘을 이루었다. 모두 아이를 키우는 주부다 보니 시간을 내는 것이 누군들 쉽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조금 더 살맛나는 동네가 될 수 있는 공간을 놓을 수는 없었다. 그들의 바람과 수고는 ‘보물섬’을 든든히 지킨다.
그에 힘이 되는 소식도 들려왔다. 지난달 천안시의회에서 ‘작은도서관 지원에 관한 지원 조례’가 통과되었다. 이로써 내년부터 작은도서관에 대한 시의 지원이 가능해질 예정이라 더 풍성해질 도서관을 꿈꾼다.
“처음에는 도서관을 아파트 입주민만 이용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주변 아파트 사는 친구들이 같이 오는데 어떻게 막아요. 오전에 엄마들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 특강은 신방동에서도 들으러 오지요.”
아파트뿐 아니라 동네의 도서관으로 자리 잡고 학교와 연계해 필독도서목록을 갖추고 모두가 한 마음으로 만들어가는 공간, 어쩌면 우리가 꿈꾸는 작은도서관의 모습은 ‘보물섬’ 안에 다 담겨 있는 지도 모른다. 더욱 근사해질 천안아산에는 ‘보물섬’이 벌써부터 빛을 반짝이고 있었다.
위치 및 문의 : 청당동 신도브래뉴 아파트 103동. 041-575-7275
도서후원문의 : 천안 - 천안KYC. 578-9484. 아산 - 아산시립송곡도서관. 537-39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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