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나와라 뚝딱 - 주꾸미 세상

주꾸미로 시작해서 주꾸미로 끝나는 주꾸미세상

지역내일 2010-10-11
태안에서 직접 구입해 싱싱한 주꾸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찾아간 곳은 ‘주꾸미세상(정동성 사장)’, 천안 성정동 가구거리에서 서부역 방향으로 가는 길가에 있고 주꾸미 샤브샤브와 철판 볶음, 주꾸미 해물 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주꾸미
주꾸미는 문어과에 속하는 연체동물로 낙지보다는 덜 질기고 오장어보다 감칠맛이 나는데 살짝 데쳐서 몸통 째 먹어야 제 맛이다. 예로부터 봄 주꾸미라는 말이 있다. 꽃이 피기 시작하는 3~4월이 제철이다. 하지만 요즘은 급속냉동기술로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다. 덕분에 미식가들은 주꾸미 샤브샤브에서부터 구이, 볶음 등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칼로리가 낮으면서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주꾸미는 그야말로 웰빙 해산물로 꼽을 만하다. 두뇌 발달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DHA가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타우린 성분이 아주 풍부하여 간장의 해독기능을 강화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줄여주며 근육의 피로회복 등에 효과적이다.

박속의 시원함과 주꾸미로 국물 맛이 일품인 주꾸미 샤브샤브
미리 만든 기본 육수에 박속과 무, 대파, 미나리 등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간 냄비를 불 위에 놓고 끓이다가 싱싱하게 살아있는 주꾸미를 넣는다. 주꾸미가 익으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와사비나 초장에 찍어먹는데 주꾸미가 싱싱해서인지 입안에서 탱글탱글 탄력 있게 씹히는 게 맛나다.
주꾸미와 야채, 특히 박속이 들어간 국물 맛은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끝내준다. 주꾸미도 맛있지만 국물 맛에 자꾸 숟가락이 가게 되는 주꾸미 샤브샤브는 답답한 도시인의 속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주꾸미 철판볶음과 볶음밥
요즘 추세가 매운 맛이라 매운 철판볶음을 주문했다. 양파와 대파, 깻잎, 당근, 미나리 등 야채를 굵직굵직하게 썰어서 먼저 달구어진 철판에 익히다가 싱싱한 주꾸미를 넣는다. 싱싱한 주꾸미가 매운 느낌이 팍! 오는 양념으로 온몸을 감싼 채 철판에서 익어 가는데 주꾸미의 싱그러운 향기와 매운 양념냄새에 입안에 침이 고인다.
야채에서 우러난 국물과 소스와 어우러진 주꾸미가 부드럽고 쫄깃쫄깃하게 씹히는데 매콤하면서도 칼큼한 맛이 목을 시원하게 뚫어준다. 주꾸미 머릿속 가득한 밥알 입안 가득히 넣고 씹으면 톡톡 터지면서 향긋함이 느껴진다. 자작자작 끓으면서 졸아드는 국물, 주꾸미 먹물로 야채가 물들어 간다. 주꾸미와 야채를 먹고 나서 남아있는 국물에 밥을 볶아 먹는데 배가 불러도 자꾸 먹게 된다.

맛과 양으로 놀라는 주꾸미 해물찜
가을 들어 주인부부가 신경 써서 내놓은 음식이다. 여러 가지 해물과 주꾸미가 푸짐하다. 매콤한 해물찜은 주꾸미와 큼직한 꽃게 한 마리, 낙지, 키조개, 가리비, 미더덕 등 푸짐한 해물과 콩나물이 가득이다. 그 모양에 와! 하고 맛에서도 놀란다. 여러 가지 해물이 각자 고유한 맛을 경쟁하듯 뽐내고 있다.

요리에 나오는 밑반찬은 김치전과 얼갈이 국물김치, 새우와 고추볶음, 잡채, 단호박, 묵은 김치다. 묵은 김치는 작년 겨울에 담군 김치로 잘 익어 맛있다.
이 집의 음식은 모두 부인이 직접 연구해서 맛을 내고 있다. 20여 가지의 재료를 가지고 맛을 내고 시골 친지들이 재배하여 공급해주는 국산 매운 고춧가루를 사용하여 매운 맛과 조금 순한 맛, 두 가지 맛의 요리를 내놓고 있다.
정동성 사장은 이삼일에 한번 씩 태안에 가 싱싱한 해산물을 직접 구입해온다. 모든 해물들이 싱싱하고 양도 푸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부는 음식점을 하면서 4가지 약속을 했는데 ‘친절하자, 성심을 다하자, 싱싱한 재료만 사용하자, 다시 찾을 수 있는 음식점으로 만들자’ 이다.
십여 년 동안 장사를 하면서 힘들고 피곤해도 계산할 때 손님들이 “맛있다, 다시 오겠다”는 말에 힘을 얻는다는 정 사장은 지난해 세무서에서 성실 납세자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지금 이 모습 그대로 이곳에서 앞으로도 십년을 더 음식점을 하고 싶다는 부부. 문득,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사랑이 이집 요리 맛을 더 좋게 하는 조미료가 아닐까 싶다.
쭈꾸미세상. 천안 성정동 가구거리에서 서부역 방향. 041-578-3788
조명옥 리포터mojo7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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