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교육을 실천하는 엄마들의 ‘우리 아이 가르치기’

지역내일 2010-10-05 (수정 2010-10-05 오후 3:22:12)

“이 세상 최고의 선생님은 우리 엄마!”

이 세상에 엄마만큼 좋은 선생님은 없다. 당연한 말이다. 누구보다 내 아이를 잘 아는 사람은 엄마니까. 그래서 엄마표 수업에 관심을 갖고 실천하려는 엄마들도 자연히 늘고 있다. 하지만 마음먹고 아이와 책상에 앉아 있으려면 금세 속에서는 부글부글 뭔가가 끓어오르고, 한숨은 저절로 나온다. “내 아이는 왜 이렇게 집중력이 없지?” “어떻게 가르쳐야 되는거야~” 엄마표 수업을 결심한 하루만에 ‘포기’로 금세 돌아서고 만다. 부처님 도 닦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엄마표 수업. 하지만 여기 엄마표 수업을 ‘즐겁게, 아주 즐겁게’ 실천하는 엄마들이 있다. 이들 엄마들이 전하는 ‘내 아이 가르치는 법''. 

■ 중산동 진서맘
 “음식을 만들어보며 편식하는 습관이 줄었어요”
 다섯 살 진서의 엄마, 이하나씨(33)는 엄마표 교육에 왕도는 없다고 강조한다. 11월생이라 또래 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늦은 편이었던 진서가 마음에 걸려 엄마표 교육을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책보다 좋은 수단이 없겠다는 생각에 ‘독후활동’을 위주로 진행했다. 독후활동에 대한 기록까지 꼼꼼히 했다. 하지만 이내 독후활동이 진서의 발달균형을 돕기에는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그래서 독후활동은 체험활동으로 이어졌다. “한 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 내용을 직접 체험해보는 게 아이에게는 이해력과 집중력을 더 길러주는 것 같았어요. 전래 동화에 소금에 관한 내용이 나오면 직접 소금을 만져보게 하고 짠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하는 식이죠”
 이러다 보니 자연히 진서가 가장 좋아하는 분야를 파악하게 되고, 이는 요리수업까지 가능하게 했다. 진서의 경우엔 편식하는 습관을 오히려 책에서 배웠다고 한다. “잘못된 편식 습관에 대한 책을 읽었는데, 책 내용의 절반이 ‘나는 안먹을래’ 였어요. 편식이 나쁘다고 알려주는 부분은 일부에 지나지 않았구요. 책을 읽더니 진서가 ‘나는 안먹을래’ 하고 음식을 거부하더라구요” 하지만 요리 수업을 시작하며 진서는 변하기 시작했다. 식재료를 하나하나 살펴보며 색감과 촉감, 맛을 익히고 식재료가 완성된 요리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편식하는 습관이 저절로 고쳐졌다. 메뉴는 진서가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위주로 시작했고, 쉽게 요리할 수 있도록 적당한 분량을 미리 씻고 다듬어 주었다. 칼이나 불을 이용하는 요리인 터라 위험할 수 있지만, 이는 엄마가 적절히 케어만 해주면 그만이다. 앞치마를 두르고 조리 기구를 든 진서는 정말 ‘꼬마 요리사’다운 모습이었다. 이미 만들어본 메뉴도 수십가지. 하나씨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hanaplusu)에는 그간 진서와 함께 만들어본 음식과 다양한 놀이가 기록돼 있다.
 하나씨는 엄마표 수업의 장점을 ‘내 아이에게 맞춰줄 수 있는 것’이라고 꼽는다. 전문기관에서는 많은 아이들을 상대로 하기에 일방적이고, 획일적일 수밖에 없지만 엄마표 수업은 ‘ 내 아이만을 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욕심은 금물이다. “엄마들이 목표치를 정해놓고 이를 꼭 달성해야 하는 걸로 알지만, 천천히 가도 돼요. 아이는 엄마가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 배우고 익힐 줄 아는 존재랍니다”
며칠 전에는 진서를 데리고 서점이란 곳엘 다녀왔단다. “처음엔 이제까지 다녀봤던 도서관과 차이를 몰랐지만 직접 책을 고르고 돈을 직접 지불하고 구입하며 서점이 이런 곳이구나~라는 걸 느끼더라구요.” 직접 체험을 통해 느끼며 배우게 하는 것이 엄마표 수업의 왕도이자 정도라고 하나씨는 조언했다.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진서맘 추천 ‘돌돌돌 샌드위치’ 
 준비물:
식빵, 달걀, 쨈, 치즈, 햄 등
 방법: 1.식빵의 가장자리를 떼어낸다. 2. 식빵 한 쪽 면에 달걀 물을 바르고 버터를 두른 후라이팬에 노릇노릇 구워낸다.(굳이 굽지 않아도 된다) 3. 구운 식빵을 밀대로 돌돌돌 밀어준다. 4. 달걀을 바르지 않은 쪽에 쨈을 바르고, 치즈나 햄 중 한 가지만 넣고 돌돌 말아준다. 랩이나 호일로 잠깐 감싸두면 식빵이 펴지지 않는다. 5. 한 입 크기로 적당하게 잘라준다. 



■화정동 지한맘
 
" ''따라쟁이'' 엄마가 되어 보세요~”
 지한이는 오늘도 엄마의 수업이 궁금한가보다. "엄마~ 오늘은 뭘 하면서 놀아요?" 수업을 ''놀이''로 이해하는 지한이를 보고 있자니 엄마표 수업의 본질은 아마 ''아이와 함께 놀아주기''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엔 그저 아이와 함께 하고 싶은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같이 실컷 놀았죠~" 지한맘 이진숙씨(32)의 말이다. 벽에 붙여진 색깔 테이프를 떼었다 붙였다 하는 것을 좋아하던 아기 지한이를 보며 ''아~ 이런게 교육이구나''라고 생각했다고. 지한맘 진숙 씨가 추천하는 엄마표 교육의 출발은 엄마 자신이 ''따라쟁이''가 되는 것이란다. "처음엔 저도 인터넷이나 책에 나온 활동들을 그저 따라했지만, 나중에는 내 아이에게 맞는 활동들이 번쩍 떠올려지더라구요. 내 아이의 장점이 무엇인지, 단점이 무엇인지 파악해가며 거기에 조화롭게 맞춰줄 수 있는 게 장점이죠." 진숙씨가 지한이와 주로 하는 수업은 ‘미술 작품 만들기''다. 하지만 ''작품''이라고 해서 거창한 게 아니란다.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을 이용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다. 뾰족한 나뭇잎을 이용해 공룡을 표현해 본다든가, 병뚜껑이나 요구르트 병을 사용해 바닷 속 풍경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이렇게 주위 사물들을 활용한 수업을 하다보니 어느 새 지한이는 주위 사물 하나라도 쉽게 지나치지 않는 아이가 되었단다. 그 또래 아이들이라면 지나가다 보는 꽃잎이나 돌멩이는 그저 꽃잎과 돌멩이로 보겠지만, 지한이는 하나하나 손으로 만져가며 ''이걸로 무얼 만들 수 있을까''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더란다. 오히려 "엄마~ 오늘은 이걸로 만들어봐요~"하고 제안을 할 정도라고. 엄마와 아이가 함께 생각하고 배우며 만들어보는 수업이 이뤄진다는 것. "미술 활동은 성취감이나 창의력을 길러주기에 더없이 좋은 것 같아요. 특히 엄마와 함께한다면 아이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주지요. 게다가 재료도 살 필요 없으니 경제적이겠죠? " 단, 아이와 작품 활동을 하고자 할 땐, 아이가 최상의 컨디션일 때를 이용해 작은 작품이라도 완성작을 만들어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완성작을 보며 ''내가 만들었지'' ''나도 만들 수 있어'' 라는 성취감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지한이 방 한 쪽 벽은 그동안 엄마와 함께 만들어본 작품들이 가득하다. 그림 하나를 보면 그 아이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다고 한다. 소나무 잎으로 만든 공룡도,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도, 꽆잎에 앉아있는 나비도 모두 웃고 있다. 아마 엄마와 함께 한 지한이도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지한맘 추천 ‘나뭇잎 무당벌레’
 준비물: 나뭇잎, 나뭇가지, 솜 뿅뿅이, 눈 모양 스티커, 풀 등 
 
방법:
1. 목공풀로 스케치북에 나뭇잎을 붙인다. 2. 나뭇가지를 잘라서 다리와 더듬이를 표현한다. 3. 점무늬는 뿅뿅이를 이용해 붙이면 완성. 


■ 후곡마을 재원맘 
“‘영어’는 생활이란 말이 정답이죠”
 영어. 아무리 넘어서려 해도 넘지 못할 벽처럼 느껴지는 게 ''영어''라는 거다. 내가 배우는 것도 어려운데, 영어를 내 아이에게 가르친다고? ''오마이갓~''이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후곡마을 재원맘 장혜정씨(38)는 누구보다 ''엄마표 영어교육''을 강력 추천하는 ''Mom(맘)''이다.
 "영어는  생활이란 말이 있죠. 하루 종일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엄마인데, 엄마를 통한 영어 학습은 그 효과가 말이 필요 없겠죠." 본래 영어 학원 강사 출신인데다 영어 유치부 전문가 과정을 수료한 터라, 솔직히 엄마표 영어 교육을 실천하는 데 다른 엄마들보다 수월했다. 하지만 제 자식 가르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있을까. 하지만 혜정씨는 영어를 가르치기 보다 그저 ''생활''로 받아들이게끔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려운 단어나 문장이 아니어도 좋아요. ''Good Morning'' ''Good Night'' ''Sit down'' 처럼 아주 기초적인 생활 동작과 함께하는 영어부터 엄마가 시작하는 게 좋아요. 재원이도 그랬죠." 재원이도 처음엔 "엄마~왜 그런말을 써요?" 하고 묻기도 했지만, 이젠 엄마와의 영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됐다고. 영어 교육은 이중 언어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을 없애주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특히 재원이 또래의 애들에게는 더욱 그렇단다.
 그 다음 단계는 경험이다. 혜정씨는 ''놀이''를 통한 영어를 선택했다. 영어 동요에 율동을 해보기도 하고, 으르렁 거리며 동물 흉내를 내보기도 한다. 또 직접 작품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재원이의 여러 표정이 담긴 사진을 이용해 포토북을 만들며 표정에 대한 단어를 익혀보기도 하고, 손가락 인형을 만들며 가족 관련 단어를 공부하기도 한다. 그래서 지한이네 집에는 커다란 박스 안에 그림, 클립, 코팅지 등을 이용한 작품 들이 가득하다.
단어 자체의 스펠링보다 단어의 느낌을 전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몬스터’라고 하면 같이 가면도 만들어보고, 괴물 같은 소리도 내보며 몬스터의 느낌을 살려주는 거예요. 그러면 몬스터란 단어의 느낌과 의미를 결합시켜 이해할 수 있어요”
 여기에 정확한 발음을 위해서 영어 교재나 테이프를 자꾸 틀어주어 원어민 발음에 익숙해지게 한다면 아이들은 그야말로 영어를 ''스펀지''처럼 받아들인단다. 한 가지 더. 영어를 가르치는 엄마도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쌓아야 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배우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많은 엄마들이 ''나는 영어를 모르는데''하고 겁부터 내죠. 하지만 모르는 것을 숨기려 하지 마세요. 재원이에게도 ''응~ 엄마가 모르는 건데 함께 알아볼까? 하고 호기심을 자극해 주죠" 엄마표 영어 교육은 일방적인 주입이 아니라 언어를 통해 아이와 함께하는 의사소통 활동임을 강조하는 혜정씨다.
 **아이와 함께 해보세요~
 ■재원맘 추천 ‘Lots of Feelings'' 북
 준비물: 아이의 표정이 담긴 사진, 하드보드지, 투명 테이프 등
 방법:  1. 아이 사진을 예쁘게 잘라 붙인다. 2. 표정을 나타내는 영어 단어(happy, sleepy, angry 등)를 써서 붙이면 완성 
남지연리포터
lamanu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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