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의 매력에 빠진 그들 ‘고양시남성합창단’

지역내일 2010-10-04 (수정 2010-10-04 오전 9:50:26)

남자, 그리고 하모니!! 

단지 노래하는 것이 좋았던 5명의 남자가 1991년 3월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했던 작은 만남이 20년이 지난 지금 60여 명의 단원을 가진 명실상부한 고양시 대표 남성합창단으로 자리 잡았다. 말이 쉽지 20년이란 긴 시간동안 순수한 동기 하나로 직업도 나이도 개성도 각기 다른 그들이 만나 하모니를 이루기란 쉽지 않은 일. 그래서 그들고양시남성합창단(단장 황선범)의 현재 모습이 아름답고 멋지지 아니한가.
요즘 “남자,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라는 주제로 한창 인기를 모으고 있는 TV프로 ‘남자의 자격-남자, 그리고 하모니’의 원조(?)격, 이미 20년 전 ‘남자의 자격’에 도전한 고양시남성합창단이 오는 10월 31일 오후 7시 30분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제19회 정기연주회-The Dreams’를 갖는다.

 나를 드러내기보다 타인의 소리에 더 귀 기울여야 하는 ‘합창’, 그래서 더 감동적인...
 남자의 자격 합창단은 탤런트, 가수, 개그맨, 리포터, 방송국 PD, 격투기선수까지...음악적인 자질이 기본적으로 갖춰진 사람보다 문외한이 더 많다. 처음부터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만 선발하면 보다 쉽지 않았을까? “합창에서는 소리가 튀며 노래를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의 목소리를 잘 들으면서 그들의 소리를 도와주고 조화를 이루려고 노력하며, 남을 배려하고 돕는 성격의 사람을 선발하는 것이 노래 잘하는 사람을 선발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지휘자 박칼린의 말처럼 합창의 매력은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양보와 배려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조화다.
 고양시남성합창단도 치과원장이면서 남다른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황선범 단장을 비롯해 샐러리맨, 사업가, 교육자, 항공사 기장, 은행원, 시민단체 등 나이도 직업도 다양하기는 마찬가지. 일하는 분야는 각기 다르지만 매주 화요일 저녁 ‘합창’이란 공통의 관심사로 뭉치는 순간 그들은 하나가 된다. 비슷한 감수성과 정서적 성향을 갖고 있는 사람들 특유의 끈끈한 결속력으로 20년 가까이 고양시의 문화를 풍요롭게 하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담당해온 고양시남성합창단.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지난 1992년 제 24회 난파음악제대상수상을 시작으로 97년 전국합창경연대회 동상 수상, 2001년 제 1회 경기도아버지합창제 공연, 2002년 부산 ‘세계합창올림픽’ 참가, 2003년 8월 제 1회 동강물소리 전국합창경연대회 동상 수상, 제1회 행주합창 페스티발에 최우수상을 수상 등알찬 성과를 거두었다. 이뿐 아니라 전국 또는 지역사회의 의미 있는 많은 활동이나 행사에 지원이나 초청공연, 찬조 및 위문공연 등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 특히 합창단의 하인근지휘자와 박수연반주자는 전 고양시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와 반주자로 활동했던 실력파로 이들 합창단의 기량을 프로 못지않은 수준까지 끌어올려 놓은 일등공신이다. 
 합창단의 홍보를 맡고 있는 유정길 씨는 “그동안 이사를 간다거나 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떠나고 새로 들어오는 단원들이 있긴 했지만 자생적으로 결성된 순수 아마추어 동호회로 긴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었던 힘은 가족 같은 친화력”이라고 말한다. 이제 이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고양시를 대표하는 자랑스런 문화리더로 시의 크고 작은 행사에서 그들의 아름다운 화음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번 가을 그들이 만들어 낼 또 한 번의 아름다운 화음, 그래서 더 기대가 된다.

10월 31일 정기연주회는 매해 진행된 연주회에서 가장 좋았던 하이라이트 곡 선보일 계획
 오는 10월 31일 아람누리에서의 19번째 정기연주회를 준비하고 있는 고양시남성합창단은 요즘 백석동 연습실에서 맹연습 중이다. 이들이 연습실로 사용하고 있는 백석동 청구코아 내 두레아트홀은 황선범 단장이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문화센터이자 소공연을 위한 아트홀. 단원들이 회비를 모아 연습실을 대여해 사용하다보니 아무래도 이곳저곳 옮겨 다닐 수밖에 없었다는 홍보담당 유정길 씨는 “단원들이 안정적으로 연습할 수 있도록 아트홀을 연습실로 기꺼이 지원해준 황선범 단장의 배려로 요즘은 안정적으로 연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연주회를 앞두고 매주 한번 씩 가졌던 정기연습 외에 더 자주 연습실에 모인다는 단원들. 일터에서의 피곤함도 잊은 채 늦은 저녁 연습실에 모인 단원들은 하인근 지휘자의 지도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내는데 여념이 없다.
 지난 19년간 남성합창의 일반적인 레퍼토리뿐 아니라 전통적인 수도원미사곡(Carmina Burana)의 전곡을 암보로 완창 하는가하면, 베토벤 심포니 9번 코랄판타지를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하는 등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던 이들. 또 대형 연주만이 아니라 가족음악회, 농아들을 위한 음악회와 같은 작은 연주회도 여러 차례 개최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공연을 펼쳐왔다. 무엇보다 2006년 제15회 정기연주회부터 기존의 공연양식을 과감히 탈피해 ‘연극이 있는 음악회’, 제16회 정기연주회는 ‘아빠의 시간여행’, 제 17회 정기연주는 ‘희망의 노래’ 등 테마와 이야기, 영상과 연극 등의 퍼포먼스를 결합한 독특한 방식의 연주를 시도하면서 합창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고양시남성합창단. 황선범 단장은 “창단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19번째 정기연주회는 또 다른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고 전하면서 “이번 연주회에는 그동안 연주회에서 가장 호응도가 좋았던 곡들을 한 곡씩 선정해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해온 고양시남성합창단의 지난 20년을 ‘회상’하는 의미를 담은 이번 연주회는 전석 초대로 이뤄지며, 수익금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유니세프에 후원금으로 전달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이들은 고양시를 대표하는 순수 아마추어 남성합창단으로 초청공연, 찬조공연, 위문공연 등 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여유롭고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가 연주를 할 예정이다. 이들의 아름다운 하모니와 선행에 함께 하고 싶다면 고양시남성합창단의 문을 두드려보시길. 단, 자격은 35~50세 남성이어야 하고, 기본적인 오디션에 통과할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이면 된다. 문의
www.kymc.or.kr/ 031-903-9293
이난숙 리포터
success6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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