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이 밝히는 국어교과의 선언적 목표를 평가원에서 발표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 보자. “효과적인 국어 활동, 국어의 발전, 그리고 국어 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요구되는 능력과 자질을 기르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능을 유기적으로 통합하고 학습자가 국어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여 국어의 가치를 체험해 보자”는 것이다. “또한 문학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문학 작품을 수용하거나 생산하면서 인간의 다양한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고 심미적 정서를 함양하고, 이를 통해 국어 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 성숙한 문화 시민의 소양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무슨 말을 하는 지 나조차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러한 목표를 이루는데 적합하다고 판정받은 16종 검정 국어교과서의 내용이 확정되었다. 2011년에 고등학교에 진학할 중3 학생들이 배울 국어교과서다. 어쨌거나 집필진이 다른 16종 교과서의 맥락을 문학작품 중심으로 더듬어 보자. 고등학교 진학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를 선정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필독서 읽기는 학생의 내신과 수능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문학작품 감상에 작가의 언어와 문체에 친숙해지는 게 제일 중요하다. 많은 작품을 모두 읽을 수는 없으니 주요 작가의 작품을 자주 접해서 사랑하고 외울 정도가 된다면 그보다 좋은 문학 수업은 없을 것이다.
우선 현대소설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이청준의 “눈길”이다. 최소 네 개 이상의 교과서에 수록되었다. “눈길” 외에도 이청준의 작품이 두 편 더 실렸다. 이청준은 영화감독이 가장 사랑한 작가이다.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와 “천년학”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이청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그 외에도 드라마와 영화화 된 것이 얼추 스무 편은 될 터이다. 그만큼 이청준의 작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삶)을 영상으로 표현하고 싶고, 표현하기 알맞은 글이리라. 또한 이청준의 작품은 수능과 논술의 단골손님이기도 하다.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역시 고등학생이 되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두 번째로 주목할 만한 작가는 시인 백석이다. 가족과 사랑과 침탈당한 나라의 고향을 정감있는 토속어로 따듯하게 읊은 이미지즘의 낭만주의자였다. 7개의 교과서에 각기 다른 시가 실렸지만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한 권에 모두 들어 있다. 해방 후 북한에 머물러 남쪽에서는 한 동안 잊혀 진 시인이 되었다. 해서 지금의 중학생에겐 낯선 이름이겠지만 교과서에 실린 시들을 보면 백석이 소월의 자리를 대신 차지해 가는 것만은 분명하다. 또 다른 월북 작가인 이태준도 상당한 무게로 등장했다. 동화 같은 소설을 쓰는 작가, 해방 전에 최고의 문장가로 꼽히던 이다. “달밤”이 수록된 소설집 “돌다리”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꾸준히 교과서의 한 쪽을 차지하고 있는 작가들. 근대에 채만식과 김유정, 윤동주, 이육사, 이상, 김소월 등이 있고 현대에 박완서, 김수영, 정호승, 황지우 등이 있다. 특히 채만식의 “태평천하”는 많은 교과서에 나타난다. 염상섭의 “삼대”를 대신하는 작품이다. 그 외에 위에 언급한 작가, 시인들의 작품집 한 권쯤은 서가에 간직함이 길게 보고 공부하는 현명한 학생의 본분이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고전작품을 살펴보자. 고전문학은 기존의 국정교과서와 크게 달라진 점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 작품이 한정되어 있기에 그럴 게다. 우선 “춘향전”과 정철의 “관동별곡”이 고전과 현대를 두루 압도하고 있다. 거의 모든 교과서에 인용된다. 정철과는 달리 연암 박지원은 여러 작품을 올려놓았다. “열하일기”를 읽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김만중의 “구운몽”도 여전히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고전문학 때문에 고전하는 많은 학생들이 있음을 안다. 고전에 처음 도전하는 데 고전을 할 수는 있다. 내용파악 조차 힘든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일단 친해지기만 하면 더 이상 고전에 고전하는 게 우스울 지경이 된다. 어려운 문장에 매달리지 말고 어휘와 문법을 먼저 깨치는 게 고전과 친해지는 지름길이다.
이상으로 2011년 개정되는 16종 검정 국어교과서를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 분석해 봤다. 자칫 수박 겉핥기가 될 수도 있겠으나 처음부터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는 없다.
수능 언어영역과 국어학습은 주제나 구성, 문체, 작가의 정서, 인물의 심리 등을 고려하면서 많은 작품을 읽어 감각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수능에 나오는 문학의 문제 유형은 거의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감각에 문제 풀이를 통한 유형파악 능력을 더한다면 국어내신과 언어 일등급에 한걸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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