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중 마건웅 군 IMC 싱가포르 국제청소년수학대회 동상

지역내일 2010-09-16

"수학분야 노벨상 ''필즈상''에 도전하고 싶어요"

 한수중학교 마건웅(15) 군이 ‘2010 IMC 싱가포르 국제청소년수학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달 8월 7일부터 11일까지 싱가포르에서 한국, 싱가포르, 중국, 인도, 대만 등 IMC 회원으로 가입한 9개 나라 대표 1천2백37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이들은 3박 5일간 문화 및 학술교류와 친선의 밤을 가졌으며 우리나라에서는 금상 8명, 은상 15명, 동상 21명, 장려상 19명이 수상했다.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한 남다른 아이
  올해로 6번째 열린 이번 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한 마건웅 군은 어릴 때부터 수학을 좋아해 여덟 살 때부터 국내의 각종 수학 경시대회의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초등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재능을 알아본 담임선생님이 영재 교육을 받아 볼 것을 권해 영재교육원과 인연을 맺었다. 
 어머니 한승희 씨는 “전혀 선행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였고 영재 교육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선생님이 추천서를 써주시며 격려해 주셔서 영재교육원에 다니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기초와 심화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대진대학교 영재교육원에서 사사과정을 다니고 있다. 사사 과정이란 교수들과 함께 수학을 공부하는 것으로 1박 2일 동안 자기주도 학습이나 프로젝트 수업 등을 진행한다.
 어머니 한 씨가 아들이 남다르다고 느낀 것은 다섯 살 무렵. “달력을 보고서 다음 해의 몇 월 몇 일과 요일을 알아맞히는 걸 보면서 얘가 좀 심상치 않다고 느꼈어요. 웩슬러 검사를 받아보니 상위 1%권에 들더라고요. 영재교육을 한번 받아보라는 권유를 그때도 받았지만 38개월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라 주저되었죠. 아이가 힘들 것 같아서요.” 먼 거리를 다니며 영재교육을 받지 않은 대신 집에서 퍼즐, 스도쿠를 자주 풀면서 자랐다. 초등학생 시절에는 일 년에 책을 2백 권씩 읽었다. 
 건웅 군이 다니던 강선초등학교가 마침 수학 학교로 지정을 받았던 것도 도움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씩 수학 일기를 써오라는 숙제를 내주셨죠. ‘만약 이 세상에 숫자가 없다면?’, ‘숫자로 이야기를 만든다면?’ 이런 주제를 주고 일기를 쓰게 하는 거예요. 수학신문 만들기 대회에도 참여하면서 수학을 가까이 접했어요.” 

수학을 잘하게 된 비결은 인정과 격려
 중학교에 진학한 후 건웅 군은 아쉬움이 크다. 수업 분량이 초등학교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져 책읽기나 친구들, 선생님과 유대 관계를 쌓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이킹 동호회에 가입하고 음악도 자주 듣지만 그래도 가장 큰 기쁨은 수학을 배운다는 것이다. “한번은 수학 문제를 풀 때 제가 책을 뺏은 적도 있어요. 수학이 왜 좋으냐고 물으니 문제를 풀면 기분이 좋아진대요.” 어머니 한 씨의 말이다. 
 건웅 군은 요즘 공들이는 노트가 있다. ‘뷰티풀 매쓰(아름다운 수학)’이라 이름 붙인 자기만의 교재다. 노트 필기보다 더 공들이는 건웅 군을 보면서 어머니가 핀잔이라도 줄라 치면 “수학은 아름다운 거잖아요. 그러니까 예쁘게 꾸며야죠”라고 말해 말문을 막는다. 
 건웅 군의 가족이 일산에 산 것은 14년 째. 어머니 한 씨는 주부닷컴이라는 동호회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하며 친분을 쌓고 정보를 교류하며 ‘걸어다니는 정보망’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마당발이었다. 요즘에는 대학원에 진학해 자녀들 뒷바라지를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그래도 아들 둘이 잘 자라주어 고맙다고 한 씨는 말했다.
 수학을 잘하게 된 비결이 무어냐 물으니 “칭찬 덕분”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선생님들이 칭찬 해주고 인정해 주었을 때 기쁜 마음에 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는 것. 한 씨는 “어느 아이나 잘하는 면이 있잖아요. 부모의 뜻대로 아이를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인정해주고 지원해 주는 거죠”라고 자신의 교육 철학을 밝혔다. 
 남들이 “수학 잘하는 아들 두어 부럽다”고 말할 때면 “그 집 아이도 훌륭하다”고 대답한다. 아침에 일어나 공부 계획을 적고 저녁에 자기 전에 다 했는지 체크하는 아들이 대견하기도 하지만, 일하는 엄마라 아이들 데리고 여행 한번 마음껏 다니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멘사 코리아 아이큐 검사에서 160을 받은 건웅 군은 꿈도 남다르다. 바로 필즈상을 받는 것이다. “12살 때 영재교육원 교수님들이랑 미국에 있는 대학을 보고 왔어요. 아이비리그 대학의 전설도 듣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리고 꿈이 생겼어요. 우리나라에는 수학분야의 노벨상 이라는 필즈상을 받은 사람이 없잖아요. 열심히 해서 제가 도전해 보고 싶어요.”
 자신을 가르쳐 주는 교수님들처럼 수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건웅 군. 꿈을 향해 차근차근 노력하는 모습이 믿음직해 보였다.
이향지 리포터
greengreen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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